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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체제, 과격투쟁 비판만 받고 쟁취한 건 없었다”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체제, 과격투쟁 비판만 받고 쟁취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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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개별 사업장, 산별노조 범위 뛰어넘는 문제에 나설 터
  • ● ‘의식화 교사’들의 행동은 ‘전문직’의 소신에서 비롯된 것
  • ● 교섭 중시해 노사정위 적극 활용할 생각
  • ● 4·15 총선, 울산·창원·수도권에서 민주노동당 집중지원
  • ● 노동귀족, 민주노총 산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 ● 북한 인민들의 자존심과 자주성 지키기 역사적 의미 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체제, 과격투쟁 비판만 받고 쟁취한 건 없었다”
이수호(55)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과 인터뷰 교섭을 하면서 그의 집에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다. 평생을 해직과 투옥, 돈 안 생기는 노동운동으로 일관한 삶을 산 사람이 꾸려놓은 가정의 모습을 직접 살펴보고 싶었다. 기왕 폐를 끼치는 김에 한술 더 떠 인터뷰가 끝난 뒤엔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저녁을 얻어먹고 싶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수락했다.

그는 “우리 입장을 알리기 위해 언론매체가 요청하는 인터뷰를 되도록 사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병호씨가 이끌던 민주노총과 달리 국민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일까.

‘우리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이 위원장이 내걸었던 선거 구호다. 그는 운동기간 내내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단병호 전 위원장 체제에서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유덕상 후보는 이 후보의 온건노선이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그는 “조합원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도 고립되고 있는 위기의 민주노총을 바꿔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노총 하면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강력한 거리 투쟁을 주도하던 단병호 위원장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과연 단 위원장이 떠난 민주노총은 이 위원장의 의도대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단 위원장은 퇴임을 앞두고 “변화와 혁신은 필요하지만 민주노총은 어디까지나 민주노총”이라며 “이 점을 새 집행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이 위원장의 노선에 대해 강경한 흐름을 주도하는 쪽의 우려를 대변한 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노동계는 물론 정부와 경제계가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평생 ‘온건한’ 삶을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 전교조의 산파로 10년 동안 해직의 고통을 겪었고 오랜 수배생활과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이 위원장은 서울 노원구 하계동 26평형 아파트에 산다. 1억3000만원짜리 전세다. 작은 방 3개를 5인 가족이 나눠 쓰는 전형적인 소시민 가정이다.

그의 집에 들어서니 응접실 벽에 ‘霜松常靑’이란 글씨가 걸려 있다. 서리를 맞아도 늘 푸른 소나무처럼 시련과 어려움이 닥쳐도 절개를 굽히지 말라는 뜻이다. 악필(握筆)을 하는 서예가가 그의 사주를 보고 써준 글씨라고 했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당시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대결구도’라고 쓴 신문기사가 있더군요. 민주노총 안에서도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구분이 존재합니까.

“유덕상씨도 한국통신 소속이니까 블루칼라는 아닙니다. 뭐든 대비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언론이 공연히 만들어낸 말이죠.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계급성이라는 바탕 위에 서 있습니다. 노동자는 모두 평등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할 주체이기 때문에 차별이 있을 수 없죠.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만 해도 언론인 출신인 권영길 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맡아 무난하게 수행했습니다. 민주노총 안에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구분은 없어요.”

-언론이 ‘민주노총’ 혹은 ‘민노총’을 혼용해 쓰는데 어느 쪽이 듣기 좋습니까.

“공식적으론 ‘민주노총’입니다. 우리 이름이니까 우리가 원하는 대로 불러주는 게 좋죠.”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가 주최한 정책토론에서 유덕상 후보가 “저항의 시대가 끝났다느니 조합원이 지쳐 있다는 말 등은 노동운동을 혼란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공격했던데요.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누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고 따졌더니 유 후보가 얼버무리고 넘어가더군요. 표현에 차이가 있습니다. 무리한 파업과 거리 투쟁으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힘들어한다는 말은 했죠. 근로자들이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는 투쟁에 자주 동원돼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 적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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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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