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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SK텔레콤 최연소 상무 윤송이 박사

“과학 밝히는 작은 호롱불 되고 싶다”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SK텔레콤 최연소 상무 윤송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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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여자는 예쁘면 된다’는 관념은 커리어 패스의 문제
  • ● 영재교육 안 받아…어릴 때 과학전람회 참여한 게 밑받침
  • ● 통신지능은 고객 맞춤서비스 위한 인프라
  • ● 정치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 아니다
  • ● 고시망국론, 사회시스템이 이공계 출신 가치창출 밀어주지 못한 결과
  • ● 편하게 살기보다 보람 느끼는 삶 살고파 한국행
SK텔레콤 최연소 상무 윤송이 박사
SK텔레콤 통신지능(CI) 태스크포스팀장 윤송이 박사는 언론매체가 좋아할 만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29세의 대기업 여성 상무, 한국인으로선 최연소 MIT 박사, 천재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화려한 경력, 겸손, 재치 있는 말솜씨, 귀염성 있는 용모…. 다음넷에는 팬카페(cafe.daum.net/ysilove)가 생겼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에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얼마 전 한나라당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이 윤 박사에게 전국구 1번을 제의했다. 젊은 여성 공학자가 한나라당의 낡은 이미지를 분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금배지 제의를 사절했다. 정치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신문 방송에 윤 박사 인터뷰가 꽤 많이 나왔다. 포털사이트나 언론재단 카인즈(KINDS)에서 ‘윤송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인터뷰 기사가 줄줄 쏟아져 나온다. 윤 박사를 ‘신동아’ 인터뷰 후보로 정해놓고 이런 자료들을 섭렵하던 중 한 신문에 실린 그녀의 와이드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그런데 언론 인터뷰를 자제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게 아닌가. ‘자꾸 신문에 실리니까 부모님이 걱정하세요. 일은 안하고 신문에만 도배를 하고 있다는 핀잔을 들었어요.’

인터뷰 교섭이 어려울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윤 박사와 5회에 걸쳐 대담을 한 동아일보 학술전문기자 김형찬 박사를 통해 교섭했더니 아니나다를까 인터뷰를 사절했다. 낭패였다. 마침 주말에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과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윤송이씨를 상무로 발탁한 SK텔레콤 임원인사가 화제로 올랐다.

이야기 끝에 최근 인터뷰 자제 선언을 한 윤 박사를 ‘신동아’ 인터뷰에 불러내달라고 부탁했다. 조 부회장의 도움으로 인터뷰가 이뤄졌다.

“얼짱도 엄연한 한 가지 ‘성공의 길’”

4월5일 식목일, 서울 무교동 SK빌딩 11층 SK텔레콤 CI(Communication Intelligence) TF팀장 방에서 윤 박사를 만났다. 휴일이라 넓은 사무실에 달랑 두세 명 직원만 나와 있었다.

-평소 휴일에도 근무합니까.

“아녜요. 인터뷰 때문에 나왔어요.”

-아이쿠, 미안하게 됐습니다. 매스컴에 자주 나온다고 집에서 혼났습니까.

“부모님과 함께 살거든요. 똑같은 얘기가 자꾸 나오니까 읽는 사람도 식상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어요. 또 팀원들은 일하는데 나는 몇 시간씩 인터뷰나 하고 있으면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식목일에 인터뷰하자고 했어요.”

윤 박사의 언론 인터뷰는 일반 국민과 학생에게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공계 이미지를 고양하는 효과가 크다. 고시 합격과 의대 진학을 최고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에서 윤 박사는 이공계의 희망이요 샛별이다. 그녀의 인터뷰가 심각한 이공계 기피 현상을 바꿔놓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 역할을 피해선 안 된다고 믿는다. 기업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인터뷰 자제를 당부한 부모님이 이 글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용모가 학부생 정도로 보여요.

“감사합니다.”

-일부 여성단체들은 미스코리아 대회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그러나 미모가 여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여자는 예쁘면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이 남성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여성 쪽에도 있어요. 여권이 신장되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면서 이런 인식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생겼지만. 실력과 노력으로 사회적 성취를 이룬 여성으로서 ‘여자는 예쁘면 된다’는 사회 일각의 고정관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재미있는 질문인데요. 커리어 패스(Career path)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커리어 패스’는 우리말로 ‘출세의 길’ ‘성공의 길’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남성은 요리도 못하고 빨래도 못하고 애를 못봐도 싸움만 잘하면 장땡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여성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것을 잘하지 못해도 예쁘기만 하면 시집 잘 가서 행복하게 사는 커리어 패스가 역사적으로 검증됐습니다. 여성은 호모지너스(homogenous·동질의) 집단이 아닙니다. 여자의 미모는 한 가지 성공의 길일 뿐입니다. 얼굴 못생기고 아무것도 못해도 바이올린 연주만 잘하면 되더라는 여성도 있는 거죠. 골프만 잘 쳐도 성공하는 여성도 있구요. 여성을 단순하게 규정하려는 시도는 잘못이에요. 여자 안에서도 다양하니까. 남자 안에서 다양한 것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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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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