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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회장 재산은 조(兆) 단위, 수백억 아껴서 화 자초했겠나?

“올해 이익 20조원, 사상 최대 실적 예상”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회장 재산은 조(兆) 단위, 수백억 아껴서 화 자초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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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구조본 체제 유지돼야
  • ● 삼성전자 해외 이전 검토한 적 없어
  • ● 삼성생명 상장, 법대로 하자
  • ● 정치자금은 100% 이건희 회장 돈, 그러나 회장은 몰랐다
  • ● 채권 행방 밝힐 이유 없다
  • ● 대학에 돈 주는 것보다 정당에 돈 주는 게 휠씬 이득이었다
  • ● 불법 정치자금 제공, 지금까진 죄의식 없었다
  • ● 회장에 누 끼칠까봐 웬만한 건 내가 알아서 처리
  • ● 부산상고·고려대 동문회 한 번도 안 나갔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회장 재산은 조(兆) 단위, 수백억 아껴서 화 자초했겠나?

●1946년 경남 밀양 출생 ●부산상고·고려대 상대 졸업 ●1971년 삼성그룹 입사 ●제일모직 관리부장, 제일제당 이사 ●삼성 회장비서실 재무팀장·재무담당 전무 ●삼성화재 사장 ●삼성 회장비서실장 ●삼성 구조조정본부장(1998년∼)

대뜸 숫자부터 늘어놓으면 골치 아파할 독자들도 있겠지만, 삼성이라는 기업의 현주소를 한눈에 파악하려면 숫자만큼 요긴한 수단도 없다. 그저 ‘한국 최대 기업’이라고만 해서는 이 거대한 회사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기여도를 어림잡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니 잠시만 인내력을 발휘해보자.

삼성은 지난해 12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해 우리나라 예산(111조원)보다 10조원이 더 많은 규모다. 세전이익은 10조3000억원을 기록, 지속된 불황에도 2년 연속 10조원대 이익을 실현했다. 삼성은 올해 1·4분기에도 이미 세전이익 5조원을 달성, 이대로 가면 연말에는 이익 20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이 1년간 낸 세금 6조5000억원은 국가 조세예산의 6.3%에 이른다. 삼성전자 같은 초우량 기업을 거느리고 있기에 삼성 계열사들의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4월 현재 126조원으로 재계 2∼15위 대기업의 시가총액을 더한 것보다 많으며, 국내 전체 상장회사 시가총액의 31.2%에 해당한다.

삼성의 지난해 수출액은 2002년보다 21% 신장한 377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했다. 무역수지에서는 20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우리나라 총 무역수지 흑자가 150억달러쯤 되니 삼성이 없으면 한국은 곧장 무역수지 적자국으로 전락할 판이다. ‘삼성이 한국을 먹여살린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건희의 분신

삼성의 이같은 성장동력은 이학수(李鶴洙·58)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고 있는 구조조정본부(이하 구조본)에서 나온다는 게 삼성 스스로의 분석이다. 삼성 구조본은 이건희(李健熙·62) 회장을 그림자처럼 밀착 보좌하며 그룹의 관제탑(Control Tower) 노릇을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와 재벌 사이에 구조본 해체 논쟁이 빚어진 이래 상당수 대기업이 구조본을 폐지하거나 간판을 바꿔달았지만, 삼성 구조본은 변함없이 건재하다. 각 계열사에서 엄선된 100여명의 ‘엘리트’들이 재무·인사·경영진단·홍보·비서·법무·기획 등 7개 팀에 소속돼 활발하게 뛰고 있다.

삼성 구조본은 한계사업 정리와 계열사간 중복사업 조정을 주도한다. 각 계열사의 국내외 지사 등으로부터 최신 정보를 수집하고, 계열사의 재무·인력구조 분석을 통해 경영상태를 진단하는 컨설팅 기능도 수행한다. 사장단 및 임원들에 대한 인사와 업적평가 또한 구조본의 주요 업무. ‘돈줄’과 인사, 정보를 모두 장악한 구조본은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해체된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못지않게 막강한 조직이다.

그런 구조본을 7년째 이끌고 있는 이학수 본부장은 이건희 회장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이다. 1982년부터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한 이 본부장은 1987년 이 회장이 취임한 이래 그를 가장 오래 보좌한 현역 임원이다. 이 본부장은 주로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업무를 챙기는 이 회장을 수시로 독대하고 직언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이 회장 가족과도 가끔씩 식사를 하고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는 등 가까운 친지처럼 지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 회장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으로 꼽힌다.

이학수 본부장의 집무실은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맨 꼭대기층의 이 회장 방과 붙어 있다. 그의 그룹내 위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본부장은 1997년 말 이래 외환위기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떤 대기업과도 극단적으로 대조가 될 만큼 탁월한 성과를 거둬 이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위기 때마다 삼성의 안전경영을 뒷받침했다 해서 ‘삼성 지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외환위기 이후 그는 계열사들의 현금 흐름을 하루 단위로 주도면밀하게 관리해 고금리와 자금난의 파고를 비껴나갔고, 부실사업을 과감하게 걷어들이는 등 이른바 ‘선택과 집중’에 주력함으로써 고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최근 5년 동안의 수익이 1938년 삼성그룹 창업 이후 1998년까지 60년간의 수익보다 6배 정도 많다”고 설명했다. 1997년 366%에 이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56%로 현저하게 줄었다.

더욱이 이 본부장은 1980년대 후반 비서실 재무팀장 시절부터 그룹 전체의 재무관리와 경영전략 및 사업구상은 물론, 이병철(李秉喆)-이건희-이재용(李在鎔·36·삼성전자 상무)으로 이어지는 그룹 승계과정의 지분관리, 그리고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재산관리에도 깊이 관여해왔다. 이 회장의 신임이 웬만큼 두텁지 않고서는 맡을 수 없는 일이다. 최근 검찰에서 불법 정치자금 제공혐의로 수사를 받은 그는 “삼성이 정치권에 준 자금은 이 회장의 개인 돈”이라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이 회장은 정치자금 제공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대기업 오너의 ‘실세 대리인’들이 대개 그러하듯, 이건희 회장의 ‘그림자’를 자임해온 이 본부장도 그간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기피해왔다. 그룹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 같은 자리가 아닌, 본격적인 인터뷰에 응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이 본부장측과 접촉한 끝에 어렵사리 그와 마주할 수 있었다. 워낙 치밀하고 신중하기로 소문난 인물이라 고도로 우회적인 화법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는 대부분의 질문에 소탈하게 느껴질 만큼 직설적으로 답변했다. 다만 검찰 수사와 관련된 대목에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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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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