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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혜경 민주노동당 새 대표 “대통령님′ 참으로 답답하십니다”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김혜경 민주노동당 새 대표 “대통령님′ 참으로 답답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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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의원 10명의 노력만으론 부족, 원외 지도부가 뒷받침할 것
  • ■ 나는 특정 정파 소속 아닌 ‘당파(黨派)’ 소속
  • ■ 한나라당은 재보선 승리 도취, 열린우리당은 우왕좌왕
  • ■ 재창당 및 당명 개정 요구는 시기상조
  • ■ ‘여성 정치인 박근혜’에 대해 할말 없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새 대표 “대통령님′ 참으로 답답하십니다”

●1945년 황해도 해주 출생 ●1968년 연세대 도시문제연구소 주민조직가 훈련 ●1988∼92년 천주교도시빈민회 회장 ●1991∼99년 서울 관악구의회 1, 2대 의원(무소속) ●1997년 ‘국민승리21’ 여성위원장 ●2000∼04년 민주노동당 부대표

민주노동당 김혜경(金惠敬·59) 부대표가 6월6일 열린 당 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이어 또 한 명의 여성 당 대표가 탄생한 것. 민주노동당이 6월2∼5일 실시한 3기 당 지도부 선거에서 전체 당원 투표자 1만6629명의 64.4%인 1만702표를 얻어 당선된 김 신임대표는 2006년 3월까지 민주노동당을 이끌게 된다. 이로써 2000년 1월 창당 때부터 당을 견인해온 권영길 대표 체제는 4년5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4·15 국회의원총선거에 이어 새삼 민주노동당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한국 정당사 초유의 ‘원내 정당-원외 지도부’라는 묘한 구조가 가져올 정치실험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민주노동당을 이끌어갈 김 대표의 의중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빈민운동가 출신으로 1997년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21’의 여성위원장을 맡았던 김 대표는 민주노동당 창당 후 당 부대표와 서울시지부장으로 활동해왔다.

6월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노동당사 대표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그의 사무실은 소박하다. 책상, 컴퓨터 등 몇몇 집기를 제외하곤 그 흔한 책들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날마다 일정을 소화하기 바빠 권영길 전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으로 옮기고 난 뒤에도 아직 자신의 짐 정리를 전혀 못했다고 한다.

사무실 창가엔 얼추 30개쯤의 난(蘭) 화분과 화환들이 줄지어 있었다. ‘빈민운동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30여년의 도시빈민운동 이력이 말해주듯 ‘한국빈민문제연구소’에서 보낸 축하 화환, 대학생 시절 청계천 ‘뚝방’에서 김 대표와 함께 빈민운동을 벌였던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보낸 난 등도 눈에 띄었다. 책상 위에도 난 화분 하나가 한쪽 귀퉁이에 오롯이 놓여 있었다. 화분에 달린 리본에는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 대표는 단신(短身)이지만 온화하고 푸근한 인상이다. 그는 “그래도 싸울 일 있을 땐 무섭게 싸운다”며 웃음을 건넸다. 기자에게 손수 녹차를 대접하는 김 대표에게 기습질문부터 던졌다.

“만두 좋아하세요?”

“좋아하는데 이번 ‘불량 만두소’ 사건을 접하면서 야, 이래선 정말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것은 법으로만 다스려선 안 되고 국민들이 단호히 응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게 바로 민생침해죠. 만두는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먹잖아요. 어린이에게 좋은 음식을 줘야 하는데 어른들의 상혼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해 가슴이 아픕니다. 이런 일 하나부터 바로잡는 게 민생정치지요.”

민생정치를 유독 강조하는 민주노동당의 수장(首長)답게 김 대표는 질문을 매끄럽게 받아넘겼다.

투표시스템 문제, 곧 원인 공개

-이번 당 지도부 선거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총선이 끝나자마자 치러진 선거였고, 충북과 제주지역은 유세조차 못했을 정도로 기간이 짧아 더 많은 당원을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온라인 투표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투표가 연기됐는데, 정확히 어떤 문제점이 있었고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원인을 공개하라는 당원들의 요구가 빗발치던데요.

“선거방식이 너무 늦게 결정 나면서 외주업체에 발주했던 프로그램 개발시간이 촉박해서 생긴 문제였던 것으로 압니다. 선관위에서 보고서 작성을 끝냈으니 곧 당원들에게 공개할 겁니다.”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에서 당 대표 경선 후보자를 내지 않은 건 이상한데요?

“지난 4년간의 당 활동을 계승하면서도 변화된 정치상황에 맞춰 당을 혁신하는 대표, 그리고 당내 다양한 견해와 그룹을 통합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일 겁니다. 민주노총을 주축으로 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굳이 대표가 아니더라도 대의기관에 대한 할당제를 통해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5만여 진성당원을 자랑하면서 왜 유권자는 2만6000여명뿐인가요?

“당권규정이 매우 엄격합니다. 입당 후 3개월이 지나야 당권이 생기고, 입당한 지 오래된 당원들의 경우도 당권 확정 이전 12개월간 3개월 이상 당비를 내지 않으면 당권이 정지됩니다. 이런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다 보니 당권자 수가 좀 적었던 거죠.”

-이번 선거에 유권자의 63.3%만 투표에 참여했는데, 당원 충성도가 높은 민주노동당치곤 의외로 투표율이 저조합니다.

“총선 직후라 당 조직의 피로도가 높았습니다. 게다가 온라인 투표가 한때 중단됐던 점도 투표율에 영향을 줬던 것 같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선거기간은 짧고 후보는 많다 보니 당원들이 투표기준을 제대로 설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전의 ‘권영길 대표 체제’와 어떤 차별성을 가질 것인지 자못 궁금한데요.

“정치적 조건이 많이 변했습니다. 따라서 그에 걸맞은 계승과 혁신이 필요하죠. 진성당원제와 평당원 민주주의, 정책 위주의 당 운영, 민중운동 진영과의 연대는 계승돼야 할 것이지만, 원내와 원외를 아우르는 새로운 대중정치활동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것은 새로운 과제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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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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