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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애드리브의 達人, MC 김제동

“내 유머의 콘텐츠는 숙성시켜 내 것으로 만든 것”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애드리브의 達人, MC 김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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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문 스크랩하며 기록한 메모, 스크랩북 10권 넘어
  • ● 안경 벗으면 웃기지만,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전혀 없다
  • ● 좋아하는 여성상, 말수 많고 쾌활하고 활달하고 장난 잘 치는 여성
  • ● 좋아하는 일 하면서 경제적 가치 창출되니 너무 좋아
  • ● 과분하게 받은 사랑, 뭔가 돌려드릴 방안 생각중
  • ● 나이 들어도 마이크 못 놓을 것
애드리브의 達人, MC 김제동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나오는 ‘얼짱 시대’에 김제동(30) 같은 연예인이 뜨는 건 흥미로운 현상이다. MC이자 코미디언인 김제동은 거울을 볼 때마다 좀더 키가 크고 잘생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고 고백하는 사람이다.

사방에서 그를 찾는 러브콜이 폭주한다. SBS ‘실제상황 토요일’ ‘야심만만’, KBS 2TV의 ‘해피투게더’ ‘윤도현의 러브레터’, MBC ‘행복주식회사’ ‘까치가 울면’ 등에 출연하고 있다. 인기가 오르면서 CF도 3편이나 찍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대구 부근 대학 축제에서 사회를 보던 무명의 MC가 이처럼 단기간에 무서운 속도로 뜬 것이 신기할 정도다.

숙명여대 강미은 교수는 ‘통(通)하고 싶은가’란 책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으로 강금실 법무부 장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등과 나란히 김제동을 꼽았다. 강 교수는 김제동을 단순한 개그맨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 줄 아는 커뮤니케이터라고 평했다.

《‘김제동의 말에는 메시지가 있다. 그냥 말장난으로 사람을 웃기는 것이 아니라 힘 있는 메시지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김제동의 커뮤니케이션은 텍스트와 컨텍스트의 조화가 완벽하다. 신문에 밑줄 쳐가며 공부해서 얻은 아이디어건, 개그학원에서 배운 내용이건, 그 내용이 순간순간의 컨텍스트와 완벽하게 맞춰서 나오기 때문에 상품이 된다.’》

“내 대본은 책과 신문에서 나온다”

에이스미디어는 김제동의 매니지먼트 회사다. 김제동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만 4명이다. 에이스미디어 사장실에서 3시간 동안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저녁 7시30분이었다. 신촌 이화여대 앞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제의했다. 그가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인기 있는지 현장에서 확인해보고 싶었다.

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역 옆에서 김제동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지나가던 7, 8명의 여고생이 그를 발견했다.

“제동이 오빠다. 오빠! 오빠!”

이대 정문까지 가는 동안 김제동을 발견한 여고생, 여대생들이 너도나도 디카폰(디지털 카메라폰)을 펴들고 사진을 찍었다. 보통 70만원쯤 하는 디카폰을 안 가진 젊은이가 없었다. 김제동은 짜증내지 않고 낙지집을 찾아들어갈 때까지 사인 및 디카폰 촬영 요구에 친절히 응했다. 연세대에서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비결’에 관한 김제동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고 한 여학생이 말했다.

“어머니가 아무리 힘들어도 사인 요구를 거절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나를 먹고 살게 해주는 사람들인데 빚을 갚아야 한다는 거죠.”

-김제동 어록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인기를 끌더군요. 어록을 카툰으로 그린 책도 나왔고…. 김제동 어록이 뜨면서 아류도 나온다지요. 김형은 스스로 콘텐츠를 만든다지요.

“대본은 내가 읽은 책, 신문에서 나오는 겁니다. 작가들이 직접 써주지는 않지만 내게는 보이지 않는 작가가 수없이 많습니다. 우리 어머니와 누나들이 작가가 되는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100세를 일기로 작고한 미국의 코미디언 보브 호프는 작가 100명을 고용해 재담 제작소를 운용했다. 보브 호프의 재담은 재치가 번득이는 어록을 많이 만들어냈다. 김제동 어록도 보브 호프 어록에 못지않다.

《“네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죠. 우리는 네잎 클로버를 따기 위해 수많은 세잎 클로버를 짓밟고 있어요. 세잎 클로버의 꽃말은 무엇인지 아십니까. 행복이랍니다. 우리는 수많은 행복 속에서 행운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랑은 ‘그렇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고 하는 남자에게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인생은 우표처럼 살아야 됩니다. 딱 붙어서 목적지까지 가야 되니까.”

“방위는 죽지 않는다. 다만 총소리에 기절할 뿐이다.”

“죽고 싶을 때는 병원에 한번 가보십시오. 죽으려고 했던 자신이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내가 버리려고 했던 목숨을 그들은 처절하게 지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흔히 파리 목숨이라고 하지만 쇠심줄보다 질긴 게 사람 목숨입니다.”

“남자는 술을 먹되 취하지 않고, 취해도 비틀거리지 않고, 비틀거리되 쓰러지지 아니하고, 쓰러지되 무릎 꿇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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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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