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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성매매 특별법’ 제정 산파 지은희 여성부 장관

“프리섹스는 OK, 성매매는 NO!”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성매매 특별법’ 제정 산파 지은희 여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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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내국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 산업이 번창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미군부대나 군 주둔지 주변에 집창촌이 생겨나기 시작해 1960∼80년대에 확산됐어요. 당시 한국은 전형적인 3S 우중화(愚衆化) 정책을 폈어요.”

지 장관은 이화여대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여러 대학 강단에서 여성학을 가르쳤다. 3S는 섹스, 스포츠, 스크린을 말한다.

“억압체제하에서 국민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기제로 3S를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산업 증대가 수요를 창출했습니다. 상품화된 성문화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게 된 거죠.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를 당연시하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도 여성의 상품화를 가속화했습니다.”

-시대마다 나라마다 성매매를 단속하는 법률이 다르잖아요. 이슬람 국가에서 성매매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죠. 네덜란드는 2001년에 합법화해 성매매 여성이 소득세를 내는 근로자가 됐습니다. 벨기에도 올해부터 합법화했습니다.



“스웨덴은 성매수자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법률을 시행해 성공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매매 여성이 많습니다. 풀타임으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이 33만명입니다.

톨러런스 존(Tolerance zone)을 만들어 합법화하자는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어요. 소위 공창이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한국사회에는 공창이 있었던 거나 마찬가지예요. 보건증을 주고 단속 안 하는 이른바 집창촌이 전국에 60군데 있었고 적어도 1만명 가량의 여성이 거기서 성매매를 했거든요.

그런데 집장촌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방’이란 ‘방’이 모두 성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태죠. 이걸 그냥 일정 지역에 묶어놓기도 불가능하고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도 없게 됐어요. 열두세 살짜리 애들이 성매매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물론 성매매가 1, 2년 사이에 근절되지 않으리란 것은 잘 압니다. 10년 정도 계획을 세워 법을 엄중히 집행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자기 의사에 반해 성매매를 하는 수많은 여성, 예를 들어 감금상태에 있거나 선불금에 묶여 감시와 폭력을 당하며, 여기저기로 팔려다니는 여성들을 우선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의료 및 법률 지원을 해야 돼요.

선불금 문제가 간단하지 않아요. 여성들이 용기를 못 내는 이유가 선불금이 업주 혹은 폭력조직과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과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던 지역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거기서 나가면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여성부의 역할은 그런 여성들에게 뛰쳐나와도 괜찮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거죠.”

새 법의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질문하다 보니 자칫 성매매 옹호론자라는 비난을 받을 것 같은 걱정이 들었다.

-동남아나 중국처럼 에이즈가 급속히 창궐하지 않은 데는 보건증 제도가 상당히 기여했다고 보는 관점이 있어요. 단속을 강화하면 지하로 숨어들어 에이즈가 창궐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요.

“성매매 여성 가운데 보건증을 받는 여성은 다수가 아닙니다. 윤락행위 방지법상으로도 성매매는 불법이었어요. 그것이 합법이었던 적은 없었어요.

성을 매수하는 게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여성의 인권은 어떻게 침해되는가, 성을 사는 사람의 인권은 또 어떻게 피폐화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성을 사려는 남성의 수를 줄이려면 사회적으로 망신을 주면서 계속 교육해야죠. 이 법에 초중고교 때부터 성교육을 하도록 돼 있어요.

보건증 이야기를 했는데, 콘돔을 써야죠. 에이즈 때문에라도 콘돔을 안 쓰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조성은 공보관이 “노출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 에이즈 환자가 5000명이 넘는다”고 보충설명을 했다. 정부가 보증하는 보건증이 없어질 테니 콘돔으로 알아서 무장하라는 뜻으로 들렸다.

콘돔 안 쓰는 건 자살행위

-집창촌 시위 여성들이 유예기간을 안 주고 갑자기 성매매를 금지시키는 것은 생존권 박탈이라고 호소하더군요. 성매매 여성들이 병든 부모의 치료비와 동생 학비를 대야 한다는 말을 하던데, 거짓말일 수 있지만 실제 그런 사람도 더러 있으리라 보는데요.

“국회 앞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중엔 동원된 사람들이 많아요. 유예해달라는 말 자체가 업주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죠. 사회안전망이 미비했을 때하고는 달라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마련돼 있잖아요. 그들이 거기서 나오면 우리가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여성부가 예산을 확보해 치료 직업교육 창업지원을 하거든요.

과거 1960년대 여성들이 공장에서 일하면서 오빠의 학비를 대는 경우도 있었죠. 가족을 위한 희생이란 점에서 아름답고 공장 일을 한다는 자체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불법적이고 인간성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삶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금융감독위 국정감사에서 “성매매특별법 시행이 호텔 모텔 여관 등 숙박업소의 불황을 불러 은행의 부실채권 급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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