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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의 향기 이나영 vs ‘25세 소녀’의 연륜 임수정

  • 글: 조성아 일요신문 기자 ilyozzanga@hanmail.net

보헤미안의 향기 이나영 vs ‘25세 소녀’의 연륜 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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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의 향기 이나영 vs ‘25세 소녀’의 연륜 임수정

이나영의 CF 속 천사 같은 이미지에 자연스러움을 불어넣은 것은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의 ‘전경’이라는 캐릭터였다. 이후 이나영은 그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비록 일부에서는 지나친 ‘자기복제’라는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상대역 ‘고복수’로 등장한 양동근과의 호흡도 여느 드라마와는 달랐다. 이나영뿐 아니라 소매치기에 전과자 역을 맡은 양동근도 주인공으로는 흔히 등장하기 힘든 캐릭터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의 캐릭터는 독특한 형식의 드라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양동근은 드라마가 끝난 뒤 “당분간 고복수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나영과 인정옥 작가의 남다른 궁합은 드라마 ‘아일랜드’에도 이어졌다. 여기에서도 이나영은 또다시 비전형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입양아인 ‘중아’는 악역이다. 남편인 강국(현빈 분)을 두고 재복(김민준 분)을 사랑하는, 흔한 말로 ‘불륜’ 관계에 놓여 있다. 인정옥 작가가 드라마 촬영에 앞서 이나영에게 “중아는 악역”이라고 설명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악역은 처음이라 욕심이 났다”지만 그가 ‘아일랜드’를 택한 것은 중아라는 캐릭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미 ‘네 멋대로 해라’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정옥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 그에겐 큰 의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나영이 ‘네 멋대로 해라’에서 얻기만 했다면 ‘아일랜드’에서는 얻은 것과 동시에 잃은 것도 있었다. 그는 전경과 중아라는 엇비슷한 캐릭터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이나영은 ‘아일랜드’에서 처음으로 안티팬들의 혹평을 경험했다.

‘아일랜드’는 확실한 문제작이었다. 인정옥 작가의 스타일을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그는 ‘네 멋대로 해라’에서 보여줬던 어느 정도의 대중성을 뒤로하고 ‘아일랜드’를 통해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드러냈다. 심지어 이나영 본인조차 이해하기 힘든 대사와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나영은 한 인터뷰에서 ‘아일랜드’에 대해 “대중 드라마가 대중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나영과 인정옥 작가는 분명 남다른 관계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자신의 분신이라고 말하는 인정옥 작가의 또 다른 작품에서 이나영이 만든 틀이 어떻게 깨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나영만 만들 수 있는 아우라

보헤미안의 향기 이나영 vs ‘25세 소녀’의 연륜 임수정
앞의 두 드라마 못지않게 이나영의 가치가 돋보인 작품은 영화 ‘아는 여자’다. 이 작품으로 이나영은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가 ‘얼굴 없는 미녀’의 김혜수, ‘주홍글씨’의 이은주, ‘인어공주’의 전도연,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김하늘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주연상을 거머쥐자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나영은 분명 그들에게 처지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영화 ‘아는 여자’의 ‘한이연’은 그야말로 이나영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캐릭터다. 뭔가 어설퍼 보이지만 그 역시 이나영이 가진 ‘색깔’이다. 이 영화가 수작이 된 데는 물론 장진 감독의 연출력과 상대역 정재영의 연기력 덕분이 크지만 이나영 역시 상당한 아우라를 내보였다.

돌이켜보면 이나영만큼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한 배우도 흔치 않다. ‘얼굴 없는 미녀’에서 과감한 베드신에 도전한 김혜수보다 ‘영어완전정복’에서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나영의 모습이 더 놀라웠다. 이나영의 이 같은 연기세계는 분명 대중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면이 있으나 열광적인 마니아층을 만들어낸다.

배우 이나영이 가진 독특함은 그의 필모그래피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크게 히트한 작품은 한 편도 없지만, 그는 계속 성장해왔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영화 ‘에이지’에 이어 2000년 ‘천사몽’, 2002년 ‘후아유’, 2003년 ‘영어완전정복’까지 그는 단 한번도 비슷한 배역에 얽매이거나 머물러 있지 않았다.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1998년 MBC 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서 배용준의 동생으로 브라운관에 처음 얼굴을 비춘 적도 있다.

그러나 ‘에이지’나 ‘천사몽’ 같은 데뷔 초기의 작품에서는 이나영 본연의 색깔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 무렵엔 그저 표면적 연기에만 만족해야 했다. 훗날 그 자신도 “그땐 엉겁결에 광고도 찍고 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영화 ‘후아유’부터 그는 달라졌다. 조승우와 함께 출연한 이 작품에서 그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후아유’는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도 꿋꿋하게 만들어진 영화다. 지금에야 흥행배우가 됐지만 당시 조승우는 영화 ‘춘향전’의 ‘이도령’ 이미지가 강했고, 이나영도 ‘천사몽’의 ‘쇼쇼’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바이준’의 연출을 맡았던 최호 감독 또한 이들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그림 같았다. 하지만 ‘후아유’는 영화 마니아들에게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자 이나영의 독특한 연기 세계를 대중에게 알린 첫 작품이 됐다.

이제 이나영은 새로운 작품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영화 ‘아는 여자’ 이후 1년여의 공백기, 드라마 ‘아일랜드’를 통해 겪은 캐릭터의 굴레. 그는 이 두 개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현재 30여 편의 시나리오를 들고 차기작을 고심하고 있다는 그는 변신과 현재 모습의 고수, 양단에 서서 차분히 생각을 고르고 있다. 어떤 결론을 내리든 이나영만의 독특한 연기세계는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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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아 일요신문 기자 ilyozza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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