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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내 인생과 꼭 닮은 드라마, 나를 세 번 울려요”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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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의 주연을 맡은 경위가 궁금하군요.

“미국의 친구 집에 가 있었는데 ‘장밋빛 인생’ 제작사인 팬 엔터테인먼트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애 둘, 어머니를 합해 8명이 함께 가 있었죠. 그래서 저로 확정된 거냐, 후보 중 한 명이냐고 물어봤죠. ‘거의 압축돼 가는데 들어와서 작가와 감독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해요. 전화 받고 사흘 만에 귀국했어요.

문영남 작가님과 첫 미팅을 가졌는데 그렇게 떨리더라고요. 그분을 아는 사람들한테 ‘어떤 분이냐’고 여쭤봤더니 ‘김수현 선생님만큼은 아니지만 연기자들이 무서워한다’고 해요. 첫 미팅에서 결정을 다 했어요. 작가 선생님과 감독님께서 저한테 힘을 주셨죠. 작가 선생님이 ‘이 작품을 할 때는 철저하게 망가졌으면 좋겠다. 그것만 약속해다오’라고 말했죠.

‘정말 두 아이의 엄마로 보여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촬영현장에 나왔을 때 다 몰라봤으면 좋겠다. 예전에 최진실이 갖고 있던 걸 다 버려라. 그것만 약속해다오.’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과 10여 차례 만나 소품을 하나하나 결정했어요. 대개 드라마를 촬영할 때 의상은 전적으로 연기자 쪽에 맡겨두거든요. 그런데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영화작업처럼 했어요.”



-촬영하는 도중에 줄거리가 바뀌기도 합니까.

“바뀔 수도 있죠. 오늘도 맹순이를 ‘살려야 한다’ ‘죽여야 된다’ 하는 찬반논쟁이 뜨겁다고 들었어요. 시청자들이 원하면 원래 시놉시스(줄거리)의 방향과 다르더라도 원하는 쪽으로 갈 수도 있죠.”

-‘장밋빛 인생’의 시놉시스가 진실씨의 라이프 스토리하고 비슷해요. 작가가 진실씨를 여자 주인공으로 미리 설정하고 쓴 건가요.

“그건 절대 아니고요. 작가 선생님께서 어느 정도 완성해서 몇 년 전부터 가슴에 안고 있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저 말고도 몇몇 주연 후보가 있었어요. 저 자신의 이야기와 비슷해서 저 또한 기분이 나빠 오해도 했죠.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 17, 18회 분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외도를 하고 이혼을 요구하는 대목이 비슷하지만, 맹순이가 암 선고를 받고 투병생활을 해나가는 부분은 다르죠. 그래서 시청자들은 ‘닮은꼴이 다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겠죠.”

‘연기에 생활의 때가 묻어 있다’

박중훈은 영화 ‘마누라 죽이기’와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최진실과 함께 출연했다. 박중훈은 “‘장밋빛 인생’에 나오는 최진실의 연기에 생활의 때가 묻어 있었다. 깊어진 내면에서 우러나는 연기를 했다”고 코멘트했다.

“아무래도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상상력만으로 연기할 때와 내가 다 겪어본 일을 연기할 때는 다르겠죠. ‘마누라 죽이기’과 ‘장밋빛 인생’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마누라가 싫은 건 똑같아요. 살다가 마누라가 싫어져서 ‘마누라 죽이기’는 마누라 죽이고 싶은 거고, ‘장밋빛 인생’은 외도를 하며 이혼을 요구하는 거죠.

엄정화에게 보내려 했던 문자 메시지 그대로예요. 대본 보면서 울고, 촬영하면서 울고, 방송 보고 울죠. 작가님이 어떻게 이 대사를 쓰셨을까, 어떻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셨을까. 우리 사회에 이혼의 아픔을 겪는 가정이 많죠. 과정이야 어떻든 마음은 비슷하다고 봐요.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경험한 부분이 많아 감정이입이 잘 됐지만 이제부터 찍을 장면이 문제예요. 암 선고를 받고 죽음과 맞서 싸워 나가는 대목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 걱정이 됩니다. 고민하고 있어요.”

결말은 맹순이의 죽음

-맹순이가 죽으면서 끝나나요?

“네. 어이쿠, 말하면 안 되는데….”

-시청자들이 죽이면 안 된다고 아우성치면 살릴 수도 있잖아요.

“어제 방송에서 수술을 했어요. 수술하려고 열어보니까 암이 장기 전체로 전이돼 다시 닫죠. 사형선고죠. 시한부 인생을 사는데 본인은 모르고 가족들이 숨깁니다. 맹순이는 희망을 갖고 살다 어느 날 그 사실을 알고 좌절하죠.”

-남편 반성문이 외도한 것을 알고 침대에서 뛰어내리면서 이단옆차기 들어가는 것도 실제상황에서 써먹어본 건가요?

“아뇨. 언제 해봤겠어요. 초등학교 2, 3학년 때 태권도를 배운 적은 있죠. 지문에 ‘맹순이 이단옆차기’라고 써 있더라고요. 눈 딱 감고 하니까 되더라고요. NG 없이 한 커트에 찍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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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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