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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실

다 담고 나면, 나는 그 곳에 없다

  • 글·박승홍 건축가 / 사진·김성남 차장

다 담고 나면, 나는 그 곳에 없다

다 담고 나면, 나는 그 곳에 없다

박승홍 정림건축 디자인 총괄 사장은 10월28일 개관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설계했다. 17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1995년 귀국하자마자 작업에 돌입해 완공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그는 ‘나다운’ 설계를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 선조들이라면 어떻게 설계했을까’를 고민했다. 한옥 대청마루 같이 너른 열린마당과 웅장한 박물관을 투영하는 거울못이 탄생한 배경이다. 박물관 어느 한 구석, 그의 연필로 그려지지 않은 곳이 없지만 정작 정·관계 인사들로 북적인 개관식에는 초대받지 못했다.

건축은 집을 짓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벽과 바닥과 지붕을 수단으로 사람이 살 곳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 곳이 진실한 삶을 담은 어떤 ‘장소’이자 ‘그릇’이 되는 것이다. 자연, 빛, 바람, 땅, 소리, 비, 낙엽, 사람, 한국인의 정서, 통일의 염원,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원하는 모든 것이 담기기를 바라고, 다만 나를 담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 다 담고 난 다음에 나는 그 곳에 없기를 바란다.

신동아 2005년 12월 호

글·박승홍 건축가 / 사진·김성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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