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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인터뷰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입’, 손석희

“내가 ‘과대포장’ 됐다면 실체 벌써 드러났겠죠”

  • 이나리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byeme@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입’,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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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이 준 불안과 우울…“조울증 기 있었다”
  • “이 학생 고집은 똥고집”…터프하고 강단 있던 소년
  • MBC 전체 수석 입사, 4년 만에 ‘공정방송투쟁’ 얼굴로
  • “차분하고 냉정하다는 평, 동의할 수 없다”
  • “큰 영향력, 시사프로 진행에 오히려 해 될까 걱정”
  • “나는 강퍅한 인간…방송 위해 스스로 담쌓고 산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입’, 손석희
“선배, 손석희씨 독감이라던데? 너무 심해서 ‘100분 토론’이랑 ‘시선집중’도 못했대요.”

‘주간동아’ 마감으로 한창 바쁜 금요일, 한 후배가 ‘아직 몰랐냐’는 투로 말했다. “내일 MBC 손석희(孫石熙·50) 아나운서국장과 2차 인터뷰를 할 예정”이란 말을 막 꺼낸 참이었다.

이런. 어깨 힘이 탁 풀렸다. 이틀 전 첫 인터뷰 말미에 그가 한 말이 있었다.

“이거 걱정되네. (인터뷰) 시작할 때보다 많이 안 좋아졌어요. 방송 못하게 되면 이 기자가 책임져야 돼요.”

안 그래도 인터뷰 내내 목캔디를 입에 달고 있던 그였다. 얘기가 길어지다 보니 그만 성대에 무리가 간 듯했다. 책임지라는 말이야 농담이겠지만 진짜 방송 펑크라니, 미안하기도 하고 낭패스럽기도 하고…. 어쨌거나 2차 인터뷰는 물 건너갔다 싶었다.

인터넷 검색부터 해봤다. 찾은 기사 제목은 이랬다. ‘손석희 연이어 결방한 까닭은?’ 내용인즉, ‘감기 탓이라지만 혹 ‘PD수첩’ 관련 보도 태도에 대한 네티즌의 공세 때문 아니냐’는 것이었다. 아닌게아니라 최근 손석희는 네티즌들로부터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는 터였다. MBC ‘PD수첩’의 황우석 서울대 교수 관련 보도 때문이었다.

물론 손석희 자신이야 그 보도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럼에도 일부 네티즌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사이트로 몰려가 “‘PD수첩’이 잘못한 게 뻔한데 손석희는 왜 입 다물고 있느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손석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확고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일 수 있다. ‘제 식구’이건 아니건, 손석희는 바른 말, 해야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사람이란 믿음이 그것이다.

영향력·신뢰도 1위 언론인

손석희는 청취자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 지난 12월6일, 그는 ‘시선집중’ 프로그램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해 균형 보도를 하고 싶었지만 황우석 교수 쪽에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아 어려웠다”며 “PD수첩의 잘못된 취재방식은 변명의 여지가 없으나, 연구 자체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선 황 교수가 직접 답해야 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비난 여론이 또 한 번 비등했다. 일부 언론이 그의 ‘부재(不在)’를 보도하며 ‘PD수첩’ 건을 은근슬쩍 끼워넣은 것은 이 같은 저간의 사정 때문일 것이었다.

인터뷰는 물론 기사 작성이 끝난 12월15일, “줄기세포는 없다”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장의 폭탄선언이 터져나왔다.

어쨌거나 대단하지 않은가. 아나운서 한 명이 감기에 걸렸다, 부득이 방송 진행을 못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저런 정치적 해석이 난무한다. 사람들은 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래서 한마디 하면 또 인터넷 세상이 들썩인다. 모모한 원로 정객 저리 가라요, 웬만한 신문 논설위원은 명함도 못 내밀게 생겼다. 하긴 그가 한 시사주간지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와 ‘가장 신뢰성 있는 언론인’ 1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요 얼마 전이다.

어쨌거나 지레 포기할 수는 없어 그에게 전화를 했다. 역시, 목소리가 정상이 아니다. 안 그래도 인터뷰 안 하기로 유명한 그가 어렵게 응한 자리였다. 더 못하겠다면 우길 재간이 없었다. 그런데 뜻밖, “마저 해보자”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 제가 인터뷰하고 그럴 때가 아닌데. 목도 목이지만 요즘 (MBC가) 이렇게 힘들어서….” 하지만 두 번 말하지는 않았다. ‘PD수첩’ 건이 터지기 전에 한 약속인 만큼 곤란해도 지켜야 한다고 판단한 듯했다. 말에 군더더기가 없는 것, ‘내 방송’만큼 ‘남의 기사’도 고려하는 것, 상황이 바뀌어도 약속대로 움직이는 것. 그는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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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byeme@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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