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무언의 승부사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자신감의 리더십, “너는 이것만 고치면 무조건 된다!”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무언의 승부사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1/10
  • 2% 부족하면 칭찬, 잘해도 거들먹거리면 핀잔
  • 한번 더 보고 한번 더 참는 ‘한번 더 철학’
  • 대학감독 시절 1대 1로 150잔 대작한 전설의 술꾼
  • WBC 야구 붐 이어가려면 미국 횡포 용서해야
  • 야구나 인생이나 숫자에 빨라야 성공한다
  • 이승엽, 평년작만 해도 미국에서 스카우트 제의 올 것
  • ‘김인식 리더십’의 절반은 과장과 거짓말
무언의 승부사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그는 햇볕과 비바람에 거칠어진 석상(石像) 같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다. 미국을 7대 3으로 꺾을 때나 일본에 0대 6으로 패배할 때나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야구장 덕아웃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경기에 몰입해 ‘돌부처’가 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인식(金寅植·59)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이후 ‘국민감독’으로 떠올랐다. 45년 야구인생의 절정을 맞았다. 미국에서도 유명인사가 됐다. 귀국 길에 샌디에이고 공항에서 그를 알아본 미국 팬들이 다가와 사인을 해달라고 매달렸을 정도.

김 감독의 숙소는 호남선 서대전역 바로 앞 삼성아파트에 있다.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서대전역에 내려 저녁 8시경 초인종을 누르자 김 감독이 반바지 차림으로 나와 문을 열어주었다. 상의는 나이키 스우쉬 마크가 그려진 WBC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는 약간 절룩거리며 걸었다. 2004년 말 그를 덮친 뇌경색의 후유증이다.

한화의 홈구장인 한밭야구장은 감독 숙소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유지훤 수석코치와 32평 아파트를 함께 쓴다. 남자 둘만 사는 집이라 실내가 썰렁했다. 나무 받침대 위에 올려진 야구 공 두 개가 이 집을 꾸미는 유일한 장식품. 두 남자는 세 끼 모두 외식을 한다. 주방에 취사도구나 식품은 보이지 않고 식탁 옆에 생수통 하나가 달랑 놓여 있다.

책장에는 야구에 관한 책 몇 권과 고(故) 최명희씨의 ‘혼불’ 10권이 꽃혀 있다. 유승안 전 감독 때부터 있던 책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말이 느린 편이다. 틀니를 하면서 더 느려졌다. 장황한 수식이나 군더더기 표현 없이 천천히 생각해가며 요점만 간추려 말하는 스타일이다. 건강에 관한 이야기로 말문을 텄다.

“뇌졸중은 어느 정도 회복됐습니까”라고 묻자 “뇌졸중이 아니라 뇌경색”이라고 고쳐주었다. 뇌졸중에는 뇌출혈과 뇌경색이 있다. 뇌출혈과 구분해달라는 뜻 같다.

술, 담배, 스트레스 그리고 뇌경색

“뇌의 기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신체의 오른쪽이 자유롭지 않아요. 재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3년쯤 걸리는 모양이에요. 완전히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고. 미국에서 WBC 경기 치르며 고생했어요. 국내 경기장의 덕아웃은 벤치에 앉아서도 선수의 움직임을 다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미국은 덕아웃이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습니다. 앉아 있으면 선수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아요. 3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합니다. 피로도가 높아요. 성한 사람도 그렇게 서 있으면 다리가 아픕니다. 덕아웃에서 다리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어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더 절룩거리고 더 아프다고 했더니 미국에서 피로가 누적됐다고 하더군요.”

-뇌경색은 왜 왔습니까.

“술 담배에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이겠죠. 당뇨는 없었는데 뇌경색이 생겨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뒤부터 당 수치가 높아졌습니다.

-술 담배를 어느 정도나….

“저는 그렇게 많이 마시는 거 같지 않은데 옆에서 많이 마신다고 했어요. 어떤 날은 폭탄주를 열댓 잔 이상 마시고, 소주도 세 병 마시고…. 몇십년을 쉬지 않고 마셨습니다. 뇌경색이 온 뒤로 담배와 술을 아예 끊었죠. 의사가 술을 끊되, 정히 마셔야 할 때는 레드 와인을 한두 잔 마시라고 하더군요. 담배 생각은 없는데 술 생각은 가끔 납니다. 그전에는 하루 두 갑 반에서 세 갑 정도 피웠어요. 술 마실 때 특히 더 피게 되고.”
1/10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목록 닫기

무언의 승부사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