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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

자죽염 만들어낸 한의사 주경섭

“진시황제가 찾던 불로장생의 묘약, 유황정 기운이 배어 있죠”

  • 김서령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 사진·정경택 기자

자죽염 만들어낸 한의사 주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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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모든 자연에는 저만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 어떤 기운을 받느냐에 따라 철이 금이 되기도, 금이 철이 되기도 한다. “후아-” 크게 심호흡을 해보자. 대기 중에 흩어져 있던 기운을 한껏 받아들이자. 몸 안에서 나의 기운과 그들의 기운이 결합하는 것을 느꼈는가. ‘신약(神藥)’ 주창자 인산 선생의 제자, 주경섭 도해한의원장을 만났다.
자죽염 만들어낸 한의사 주경섭
죽염은 대나무통 속에 천일염을 넣고 아홉 번을 구워 만든다. 먼저 우리 남해안 지방에서 3년 넘게 자란 왕대나무의 마디를 잘라 만든 대나무통 속에 서해산 천일염을 단단하게 다져 넣는다. 그리고 거름기나 농약 기운이 미치지 않은 깊은 산속에서 파온 붉은 황토를 모래나 자갈 따위를 걸러내고 물로 걸쭉하게 이겨 이걸로 대통의 입구를 막는다. 소금을 채워넣은 대통들을 쇠로 만든 가마 속에 차곡차곡 쌓은 뒤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펴 굽는다. 충분히 구워지면 대통은 재가 되고 소금은 녹으면서 굳어 하얀 기둥으로 변한다. 대나무 기름인 죽력(竹瀝)이 이때 소금 속으로 녹아들어간다. 이 소금기둥을 가루로 만들어 다시 새 대통 속에 다져 넣고 처음 했던 방법대로 다시 굽는다.

이렇게 여덟 번을 굽는데, 한 번 구울 때마다 소금이 흰빛에서 잿빛으로 짙어진다. 마지막 아홉 번째 구울 때는 1400℃ 이상의 온도로 가열한다. 그렇게 하면 대통 속의 소금은 완전히 녹아 마치 용암처럼 흘러내린다. 흘러내린 소금이 굳으면 돌덩어리나 얼음덩어리처럼 되는데 이걸 고운 분말이나 모래알 모양의 입자로 분쇄한 것이 죽염이다.

죽염을 만들 때는 반드시 서해안 천일염을 사용해야 한다. 서해안 옹진반도나 연평도 땅 밑에 신비한 광석이 있어 이 광물의 기운이 스며들면서 바닷물 속의 약성을 다량 함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기과학(氣科學)의 발달에 힘입어 강화도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땅속에 거대한 기(氣) 덩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를 뒷받침한다.

쑥뜸을 뜰 때 반드시 강화도산(産) 사자발 쑥이나 싸주아리 쑥을 써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남해안이나 지리산 부근에서 자란 대나무를 쓰는 것도 거기서 자란 대나무에 중요한 약리작용을 하는 유황 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소금을 센 불에 아홉 번을 굽는 것은 소금이 구워지면서 공간에 분포하는 백금 성분을 합성하는 까닭이다. 공기 중에는 불을 따라 들어가는 백금 성분이 존재하는데, 아홉 번을 반복해서 굽는 동안 다량의 백금 성분이 소금 속으로 들어간다. 이 백금은 서양의학에서도 항암제로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강철로 만든 가마에 굽는 것은 구울 때 철의 기운(鐵精)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마지막 아홉 번째 구울 때 화력을 극도로 높이는 것이 좋은 죽염을 만드는 관건이된다. 수천 도의 고열로 눈 깜박할 사이에 용해시켜야 소금 속 불순물이 완벽하게 제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 속에 함유된 수정(水精)의 힘과 불 속에 함유된 화기(火氣)가 백금 성분과 함께 소금 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 즉 불에 굽는 과정에서 죽염은 오행의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기운을 고루 가진 물질로 변한다.

신약(神藥)의 대가 인산 김일훈

죽염에 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최근 자죽염 얘기를 새로 들었다. 대통 속에서 아홉 번 제대로 구운 죽염은 구울 때 온도를 초고온으로 높이면 보라색 자수정 빛을 띤다는 것이다. 죽염을 처음 만든 인산 선생이 생전에 그 방법을 찾았으나 만들지 못하다가 그 제자가 자죽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였다. 수소문해서 그를 찾았다. 서울 태릉 근처 도해한의원의 주경섭(朱慶燮·38) 원장. 달려가서 그를 만났다. 그는 어린 나이에 인산의 제자가 됐다. 주경섭을 말하기 전에 먼저 그의 스승 인산 김일훈 선생이 누구인지 대강 살펴보자.

인산 김일훈 선생은 1909년생으로, 타고난 예지력으로 만물의 약리작용을 꿰뚫은 사람이라 알려졌다. 네 살 무렵 한글을 떼고 한글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창제됐음을 간파했으며 옥편을 다 외고 한문본 삼국지, 당시(唐詩), 두시(杜詩), 강희자전을 차례로 독파하는, 믿기 어려운 총명함을 보였다 한다. 일곱 살 때 비가 갠 하늘의 오색 무지개를 보고 우주의 비밀과 약리작용을 활연대오(豁然大悟)한 선생은 공간 색소 중의 약분자 합성방법을 모색했고, 이때부터 병명도 모른 채 숨져가는 이웃 환자들을 구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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