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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대우건설 박세흠 사장

“대우건설, 미래가치 따져보면 비싸게 팔린 게 아니죠”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대우건설 박세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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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한때 건설업체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건물 가격만 놓고 보면 10년 전과 다르지 않아요. 10년 전에도 평당 180만원에 지었고, 지금도 비슷합니다. 아무리 좋은 자재를 쓴다고 해도 평당 280만원이면 집 짓습니다.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건축비는 오른 게 아니에요.

그러나 땅값은 많이 올랐죠. 집값이 올라갔다면 그건 땅값이 올라간 겁니다. 주택정책은 택지정책이에요. 땅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도로 하나 개통하는 데 10년이 걸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토지수용에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서 그래요. 이런 점에서 땅 문제를 지금부터 풀어야 합니다.”

▼ 그러면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저는 다소 과격한 의견을 갖고 있어요. 땅 소유를 사용권 개념으로 바꾸면 됩니다. 국유화해서 국가가 빌려주는 거죠. 방법은 있다고 봅니다. 지금 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사용권을 주고, 이를 상속할 때는 땅으로만 세금을 내도록 합니다. 그럼 정부가 매입할 필요가 없어요. 이렇게 후대에 두세 번 상속이 이뤄지면 100년 뒤에는 자연스럽게 국유화가 됩니다.”



▼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봅니까.

“왜 안 되는지 오히려 묻고 싶어요.”

▼ 건설업계의 공통된 의견입니까.

“개인적인 아이디어지만, 지금의 소유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땅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봐야 합니다. 사실 땅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이 얼마나 큽니까. 서울 인근에 공장 짓게 해달라는 사업가들이 겉으로는 물류비용 절약하고 수도권에 사는 유능한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속은 그렇지 않아요. 나중에 공장 이전할 때 땅만 팔아도 돈이 된다는 걸 아는 거죠. 그래서 공장주가 일에는 신경 쓰지 않고, 땅값에만 정신을 파는 겁니다. 이걸 막아야죠.”

古宅의 미학

▼ 요즘은 부부와 아이 한 명이 살기엔 30평형대 아파트가 좋다며, 대형보다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던데요. 아파트 가격 전망은 어떻습니까.

“동의해요. 큰 집에 가면 왠지 휑뎅그렁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집이 지나치게 크면 기(氣)가 빠져나갑니다. 경치 좋은 집을 찾아다니면서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사는데, 그런 집을 살 때는 오히려 값을 깎아야 합니다. 과거엔 집을 지을 때 주변 경치가 좋으면 나무로 다 막았어요. 아늑한 것을 으뜸으로 쳤죠. 고택(古宅)에 가보세요. 다 그렇게 했어요. 경치를 보고 싶으면 바깥에 정자를 지었지요.”

▼ 대학(서울대)에서 공업교육학을 전공했는데, 1976년 대우건설에 입사하셨더군요.

“대학에서 건축 교사가 되기 위한 수업을 들었어요. 졸업하고 성동공고에 발령을 받았는데, 며칠 다니다가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민간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양해를 구했어요. 아버지도 교사셨고 해서 저는 다른 직업을 갖고 싶었거든요. 첫 직장이 삼환기업이었는데, 입사하자마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했어요.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게 싫어서 신생회사이던 대우건설로 옮겼죠. 거기선 국내 영업만 할 줄 알았는데, 다시 해외로 나가 꼬박 14년을 외국에서 근무했어요. 팔자인가 봐요.”

▼ 대우건설 근무만 올해로 30년째인데, 그간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해외진출에 관해선 제가 국내 1등이라고 자부합니다. 내가 처음으로 개척한 해외시장이 많아요. 리비아, 수단, 동남아가 그렇죠. 1977년 리비아에 진출할 때가 생각나는데요. 적성(敵性)국가여서 그런지 리비아 의과대학 건설 입찰공고가 떴는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제가 나섰죠. 한번 해보자고. 다들 표정이 마뜩찮아요. 그래도 놀고 있는 것보다 낫다고 하며 입찰서부터 사자고 했어요. 경험이라도 쌓자는 게 말이 되잖아요. 미동도 하지 않던 사람들의 마음이 슬슬 내 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막상 입찰서를 사오니까 다들 신기해하더군요. 한발 더 나아갔죠. 제시한 프로젝트에 구미가 당기지 않냐고 했더니 엔지니어들이 눈을 반짝여요. 그렇다면 견적을 내보자고 했어요. 또 내 쪽으로 조금 끌어당겼죠. 견적을 내자면 해외 출장을 가야 하고, 시장조사도 해야 한다고 우겼어요. 여기까지는 잘 왔는데, 막판에 경영진에서 막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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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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