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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불도저’ 허남식부산시장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수도권을 불편케 하라!”

  • 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소리 없는 불도저’ 허남식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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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불도저’ 허남식부산시장

허남식 시장이 2005년 APEC정상회담 당시 세계정상들을 영접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허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허 시장은 최근 부산경영자총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부산이 유라시아 대륙 횡단철도의 시발점으로 발전하려면 재개발지역의 미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성장 기능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항 재개발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추진하되, 무엇보다 시민의견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북항 일대가 바로 부산역과 인접해 있습니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그곳이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부산의 미래 성장동력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살려야 합니다. 물론 현재 계획에도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해양공원 조성안이 들어 있어요. 그러나 부산은 다른 도시와 달리 시민이 바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광안리, 해운대, 송정, 송도 같은 해변이 많습니다. 유라시아 대륙횡단 철도의 시발점인 부산 북항에 국제여객 터미널과 각종 업무시설 상업무역시설이 필요합니다. 올해 계획대로 설계를 마치고 내년에는 공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안상영 전 시장과의 인연

오늘의 허 시장이 있기까지는 안상영 전 시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안 시장 밑에서 정무부시장을 했다.

▼ 정무부시장 시절에 안 전 시장 구명운동을 한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었는데요. 안 전 시장의 자살동기에 대해 여러 추측성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분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돼 조사를 받다가 왜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자존심이 유난히 강하다보니 불행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수치심을 못 견뎠다고 할까요. 정신적으로 그 상태를 감당하지 못한 거지요.”

▼ 안 전 시장은 호남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부친이 전남 광양 출신입니다. 안 시장은 초중고를 다 부산에서 나왔습니다. 선거 때도 한나라당 후보였으니까 출신지역은 크게 문제될 게 없었어요.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호남 출신 인구가 많은 도시입니다. 부산은 지역색이나 폐쇄성이 옅은 도시입니다. 부산시청에도 호남 출신 공무원이 많습니다. 부산은 대구보다 더 개방적입니다.”

안 전 시장 밑에서 오거돈(전 해양수산부 장관)씨가 행정부시장을 했다. 2004년 6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씨는 여당을 선택했다.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서는 허 시장과 최재범 전 서울시 부시장이 맞붙었다. 경선 결과는 박근혜 대표 쪽 지지를 받은 허 시장의 압도적인 승리. 지난해 한나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3선 의원 권철현씨를 거의 더블 스코어 차이로 누르고 후보가 됐다.

고스톱 화투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지만 인생도 운삼기칠(運三技七) 정도는 된다. 안상영 시장에게 아무런 일이 없었더라면 허 시장은 평범한 공무원으로 정년을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사주를 보는 것도 바로 인생의 불가측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技)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운이 찾아와도 붙잡을 수 없다.

허 시장은 행정고시 19회에 합격한 뒤 28년 동안 중앙 부처에서 한 번도 근무하지 않고 부산에서만 공무원 생활을 했다. 부산에서 터를 닦아 부산시장까지 됐으니까 결과적으로는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안 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했고 재판을 안 받고 사건이 종결됐기 때문에 진상은 영원히 미궁 속에 남을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요. 선출직 공직자 생활을 하다보면 돈 쓸 데가 끝이 없으니 돈의 유혹에 끌리기 쉽겠어요.

“그게 공직 생활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일 겁니다. 선거법이 엄격해지면서 돈 걱정은 좀 덜하게 됐지요. 저는 홈페이지에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업무추진 예산이 편성되고 현금을 쓸 수 있는 곳,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 다 정해져 있지요. 결국 업무추진비는 다 근거가 남게 돼 있습니다. 거의 다 카드로 써야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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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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