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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이 만난 사람

한국 가톨릭 태두 정진석 추기경

“유일신 믿으면 근본주의 불가피…그러나 미신과 예절은 구분해야”

  • 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한국 가톨릭 태두 정진석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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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석, 배아줄기세포 연구 문제점 인정”
  • “여성 사제는 예수님이 금한 것…우리가 논할 수 없는 대상”
  • “동성애는 본성에 어긋난 죄악…인간의 길 벗어나면 파멸뿐”
  • “2020년 신도 20% 목표…종교별 신도수 균형잡혀야 나라 평안”
  • “제사, 절은 우상·미신 숭배 아니다”
  • “기념궁전, 태양절…주체사상은 종교냄새 물씬 나는 그 무엇”
  • “이미 통제하면서 왜 사립학교까지 공립화하려는 건지”
한국 가톨릭 태두 정진석 추기경
명동성당은 풍화된 벽돌을 갈아 끼우는 외벽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공사 현장을 덮은 가림막에는 성당의 전면과 측면이 실물대(實物大)로 그려져 있다. 공사는 내년 말에 끝난다. 명동성당 언덕바지 초입에서 오른쪽 옆으로 길을 잡으면 붉은 벽돌로 지은 서울대교구청 건물이 나온다. 정진석(鄭鎭奭·76) 추기경 집무실은 교구청 3층에 있다.

추기경 집무실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초상이 걸려 있다. 저술이 많고 책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책장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웠다. 눈에 띄는 장식이 별로 없고 소박한 인상을 주었다.

정 추기경은 태어나면서부터 명동성당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 중구 수표동에서 출생한 직후 명동성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았다. 계성초등학교 4학년 때는 명동성당에서 견진성사를 받았다. 세례·견진·성체·고해·신품·혼인(婚姻)·병자(病者) 7개 성사(聖事) 중 5개를 명동성당에서 했다.

그는 명동성당 보좌신부이던 노기남 신부의 새벽미사 복사(服事·신부의 미사 집전을 보좌하는 소년)를 하루도 빠지지 않아 십자가를 상으로 받았다. 노 신부가 1942년 한국인 최초의 주교로 서품 받을 때 복사를 맡았던 소년은 명동성당이 주교좌인 서울대교구의 추기경 교구장이 됐다.

행사에 참석 중인 추기경을 기다리는 동안 마영주씨가 막간을 이용해 정 추기경에 관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들려주었다. 서울대교구의 홍보를 담당하는 마씨는 인터뷰 일정이 잡힌 뒤 필자의 자료 수집을 도와주었다. 추기경을 대중에게 바로 알리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는 느낌이었다. 추기경 인터뷰에는 서울대교구 홍보실장인 허영엽 신부와 마씨가 배석했다.

인권은 생명의 시작이자 끝

▼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추기경이 되셨는데요. 추기경은 하느님으로부터 어떤 직분을 부여받은 사람입니까. 비(非)신자도 알아들을 수 있게 쉬운 말로 설명해주시죠.

“예수님께서 가톨릭교회를 세우시면서 로마의 주교가 당신의 대리자가 되도록 정하셨습니다. 로마의 주교가 바로 교황님이세요. 교황님이 전세계의 가톨릭교회를 이끌어 나가는데 가장 측근에서 협조하는 고문 노릇을 하는 사람이 추기경입니다. 교황님이 세상을 떠나는 경우 추기경들 중에서 후임자를 선출하지요.

대주교가 전세계에 한 600명 됩니다. 추기경은 그보다 수가 훨씬 적지요. 교황 선거권을 가진 사람은 만 80세가 되지 않은 추기경들이에요. 우리 교회 규정으로는 교황 선거권을 갖는 추기경 수는 상한선이 120명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연세가 높아 제가 추기경이 됐죠. 아시아에서 필리핀말고 추기경이 두 명 이상인 나라는 없어요. 교황님이 한국 교회에 대해 알 수 있는 길은 두 갈래가 있습니다. 교황청 대사와 추기경을 통해서, 세속적인 표현으로 한국 천주교의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거죠.”

▼ 본가와 외가 양쪽이 4대(代) 신자라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들어와 엄혹한 탄압을 받지 않았습니까. 순교자도 많이 나왔죠. 증조할아버지가 천주교에 귀의했을 때는 대원군 치하였습니까.

“조선왕조에서 일어난 마지막 천주교 박해 사건이 1866년 병인박해입니다. 1866년부터 76년까지 10년 동안 진행됐어요. 증조부는 병인박해가 끝난 직후에 입교했지요.”

병인박해는 1866년 대원군 치하에서 프랑스 선교사 12명 중 9명이 학살당한 것을 시작으로 몇 달 사이에 국내 신도 8000여 명이 순교한 사건을 말한다. 탈출에 성공한 리델 신부가 중국 톈진(天津)에 있는 프랑스 해군사령관 로즈 제독에게 이 사실을 알려 병인양요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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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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