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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 단독 인터뷰

“‘실세 총리’는 없어요, ‘실세’는 대통령뿐”

  •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장 hans@donga.com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한승수 국무총리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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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는 정부 신뢰의 위기 탓”

“쇠고기 협상, 한미 FTA와 연계되면서 어려워져”

“뒤(비공개)로는 美 정부와 협의하며 정책변화 유도 중”

“규제개혁, 감세, 공공부문 민영화는 2~5년 걸리는 일”

“고유가 민생종합대책은 포퓰리즘 아닌 정책우선순위 재조정”

환율갈등 관련, 재정부 장관에게 “국민 불안케 하지 말라”

“자원외교 성과, 촛불시위에 가려 아쉽다”

“국가 백년대계 맡은 총리실은 미래部, 세계국가部”

‘신동아’는 한승수 총리와 6월4일 대면 인터뷰를 가진 데 이어 10일 사의표명 뒤 추가로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한 총리는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드라마틱했던 110일간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줬고,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정책 비전도 제시했다. ‘쇠고기 갈등’에 가려 빛을 잃은 그의 자원외교 성과도 눈길을 끈다. ‘신동아’는 한 총리의 발언이 이명박 정부의 국정 향방을 가늠케 할 자료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그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인터뷰를 게재하기로 했다.‘편집자’
 


한승수 국무총리 단독 인터뷰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는 표현 그대로 국무총리의 권한은 막강하다. 헌법에는 총리가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행정 각부를 통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과 촛불시위, 고유가, 물가, 환율,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눈앞의 현안에 대처하는 총리의 모습은 국민의 기대와 거리가 있었다.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부처 간 소통부재와 혼선이 드러나도 총리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그 이유? 간단하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총리실의 국무조정 기능이 대부분 청와대로 이전돼 입지가 크게 줄었고, 총리는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국민에게 그 움직임이 제대로 포착되지 않았다. 그래서 6월10일 한승수(韓昇洙·72) 총리 내각이 쇠고기 협상 파문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자 “기회도 안 주고 무슨 책임이냐”는 동정론도 일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6월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력을 행사할 일이 없었던 한 총리에겐 국민이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간 민심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한 총리는 국민 앞에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6월2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내각 통할의 책임을 진 총리로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사표를 낸 6일 오후 연세대에서 열린 대학생과의 시국토론회에서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진 데 대해 반성하고 총리로서도 책임을 느낀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공직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이 주도해서 내각 총사퇴를 표명했다.

사의 표명 이후에도 한 총리는 이전과 다름없이 국정을 챙겼다. 회의와 행사 참석 등 정해진 일정을 소화했고, 12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45주년 기념식에선 “정부는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쇠고기, 고유가 문제를 최선을 다해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987년 6·10항쟁 이래 최대 인파가 모였다는 10일 촛불시위 때는 새벽까지 정부청사를 떠나지 않고 사태를 지켜봤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전개된 것이 안타깝다. 밤새도록 집무실과 상황실을 오가며 상황을 보고 받고, 시위에 참여한 국민들과 시위를 막고 있는 전경들이 모두 다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총리는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나갈 것인가.

해결책을 찾느라 분주한 한 총리를 처음 인터뷰한 것은 6월4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인터뷰 시각이 갑자기 오후 3시로 늦춰졌다. ‘비상시국’이다 보니 총리의 일정이 뒤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런 상황에선 아예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으나 한 총리는 오후 3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집무실에서 기자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집무실에 에어컨을 틀지 않은 데다 비까지 쏟아져 후텁지근했지만, 악수를 하는 한 총리의 악력(握力)이 아주 세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재협상과 같은 효과 내도록 최선”

▼ 촛불시위의 동기를 놓고 초기에는 ‘배후’ 운운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순정(純情)’이라는 말이 회자됐습니다. 일부 과격한 시위대도 있었으나 많은 이가 축제처럼 시위를 즐겼습니다.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전적으로 정부 신뢰의 위기 탓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부가 어떤 얘기를 해도 믿지 않는 분위기가 하루 이틀 사이에 생겨난 것은 아닌 듯해요. 그동안 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좀더 헤아리고 끌어안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쇠고기 문제만 해도 그래요. 국민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컸지요. 그런데 정부는 광우병 걸린 소를 들여오지 않도록 하겠으니 걱정 말라고 했고, 그것을 대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이상의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좀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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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장 hans@donga.com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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