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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인터뷰

러 연해주 땅 17만ha(제주도 크기) 사들인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

“쌀·밀·콩 생산 급증…통일한국 1억명 먹일 농업기지 조성 중”

  • 연해주=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러 연해주 땅 17만ha(제주도 크기) 사들인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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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개 초대형 농장 매입… 계속 사들인다”
  • “철저한 현지화로 곡물·돼지 생산 혁명”
  • “국제 곡물가 폭등 힘입어 수익 급증”
  • “소비에트도 못한 ‘노동자·농민 세상’ 열어”
  • “농장에서 서울역까지 철도로 논스톱 수송”
  • “식량위기 닥치면 한국 위해 큰 역할 하겠다”
러 연해주 땅 17만ha(제주도 크기) 사들인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러시아 연해주 아그로상생 소유 한마당 농장 부근을 지나고 있다(왼쪽).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오른쪽).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16일 미국으로 향하는 특별기 안에서 “해외식량기지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큰 식량공황이 오지 않겠느냐. 최근 쌀값이나 사료 값이 너무 올라 대북 식량지원을 하는 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러시아 연해주나 동남아 지역 농지를 30~50년 장기 임차해 쌀이나 곡물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 뒤 러시아 연해주 농업기지 개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대통령도 해외식량기지로 연해주를 거론했다. 정확한 지적이라고 이병화 국제농업개발원 원장은 말한다. 연해주는 이미 식량기지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현지에서 나는 콩과 밀만으로도 한국의 부족분을 메울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동아일보 4월18일 기사) “‘애그플레이션’ 파고 속에 해외식량기지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러시아 연해주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이 대통령이 연해주를 지목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 지역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해주가 주목받는 것은 당장 이용 가능한 농지나 초지가 257만ha에 달한다는 점이다.”(한국경제 5월21일 기사)

해외식량기지의 메카

다른 한편으로 연해주 진출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최근 농지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연재해와 유통망, 중간처리시설, 물류시설 등 식량기지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섣부른 접근은 금물.”(연합뉴스 4월 24일 기사) “연해주 지역의 농지 가격이 한국 기업들의 진출 소식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서울경제 6월18일 기사)

‘에너지’와 ‘식량’의 확보는 이제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연해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현지 실상이 국내에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연해주 식량기지 개척에 대한 생생하고 정확한 정보를 듣기 위해 ‘신동아’는 최근 이유종(李有鍾·71) 대순진리회 종무원장을 4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대순진리회가 대주주인 영농회사 ‘아그로상생’은 연해주 내에서 한·러 양측을 합쳐 최대 규모의 농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17개 농장·17만ha(5억여 평·제주도 크기)의 농지를 매입해 경영하고 있는데, 이는 연해주 전체 농지의 20%, 연해주 내 한국 측 농지의 70~80%에 이르는 면적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해외식량기지의 ‘메카’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종무원장과의 인터뷰가 이뤄진 곳은 이들 농장 중 하나인 호롤 농장이었다.

영하 40℃와 400km

러 연해주 땅 17만ha(제주도 크기) 사들인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

아그로상생측이 빼르보마이스코 농장에서 대형 트랙터로 농사를 짓고 있다.

▼ 이 농장, 정말 넓군요. 농장 사무실 앞에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사방으로 시야가 미치는 모든 평원이 농장의 영역이고 농장의 동편 지평선에서 해가 떠서 농장의 서편 지평선으로 해가 지는군요.

“이 농장은 약 1만500ha(3176만평) 정도죠. 연해주에선 ‘숫자 4’를 중시해요. ‘알코올 농도 40도 이하면 술이 아니고, 섭씨 -40도 이하가 아니면 추운 날씨가 아니며, 400km를 넘지 않으면 먼 거리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죠. 연해주는 한반도의 70% 정도 면적에 인구는 200만명입니다. 한국 국민은 400여 명, 고려인 등 동포는 3만여 명이 살고 있어요. 특히 농지가 풍부한데요, 그중에서도 중남부 항카호(충청북도 크기의 호수) 유역이 수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농사짓기에 좋아요. 이 농장을 포함해 아그로상생이 매입한 농장은 항카호 주변에 집중되어 있죠.”

▼ 종교단체인 대순진리회와 영농회사인 아그로상생은 2001년 젬추쥐느 농장 인수를 시작으로 2008년 현재까지 연해주에서 농장을 꾸준히 매입·운영해왔는데요. 연해주 농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나는 수십년간 농사를 지어왔어요. 우연한 기회에 젬추쥐느 농장을 인수했는데 광활한 땅을 직접 본 뒤로 욕심이 생겼어요. 한국의 100평, 1000평짜리 전답에서 연마한 기술을 밑천으로 세계적인 농사꾼이 되어보자고 결심했죠. 연해주는 고구려·발해 등 우리 민족의 터전이었고 근대에 들어와서는 독립운동가의 활동 무대였어요. 또한 남북한에 가장 근접해 있는 지역이죠. 이런 곳을 우리 자본과 기술로 개척해 곡창지대로 탈바꿈시켜나가는 것은 미래를 위한 준비이며 한국과 러시아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곳에서 한국 농업의 희망을 본 셈이죠.”

충북 옥천 출신인 이 종무원장은 1954년 대전 한밭중학교를 졸업한 뒤 1966년 대순진리회에 입도해 1995년 이 교단의 최고 지도자인 종무원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현재 연해주 농장의 10~15% 만 경작하고 있는데 앞으로 경작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주 생산물은 쌀, 콩, 밀, 옥수수, 귀리, 소·돼지 사료용 곡물. 대규모 돼지·소·사슴 목축도 겸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연해주 농장 매입 및 경영에 1000억원(직접 투자 700억원, 현지 수익 재투자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에다 철저한 현지화 영농이 더해져 최근 17개 농장의 곡물·돼지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선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라 창고 재고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한다. 김진원 대순진리회 총무부장은 “러시아 국내외적으로 곡물·육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해가 바뀔수록 흑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밀은 2만ha, 벼는 1만5000ha, 콩은 1만ha, 사료용 곡물은 1만ha까지 재배면적을 늘리고 돼지 사육 두수는 35만 마리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이 종무원장은 “농지도 더 매입해 10억평까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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