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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짐 데이터의 현실 진단

‘작은 정부, 큰 시장’이 고유가· 온난화·금융위기 부채질

  • 짐 데이터 / 미국 하와이 주립대 미래학대학원장·정치학 교수 dator@hawaii.edu

미래학자 짐 데이터의 현실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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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온다.
  •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 가공할 지구온난화, 그리고 미국발 금융위기가 마치 하나로 힘을 합친 듯 세계의 경제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불길한 삼총사(Unholy Trinity)’로 불리는 이 쓰나미는 특히 ‘작은 정부’와 ‘큰 시장’을 지향하는 국가의 서민을 겨냥한다.
  •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한국이 참고할 만한, 세계적 미래학자의 현실 진단과 그 대안을 들어본다.
미래학자 짐 데이터의 현실 진단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울 때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미래가 현재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커다란 문제를 앞에 두고서도 막연히 어떤 해법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지나간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류 앞에 닥친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언제나 복잡했고 또 다른 여러 문제와 얽혀 있었다.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일수록 그렇다. 이를 풀기 위해선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좋은 시절엔 좋은 일만 오고, 어려운 시절엔 어려운 일만 올 것으로 ‘막연하게’ 믿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미래를 예상하는 일반적인 태도인데, 이는 인류의 오래된 습관 같은 것이다. 생물학이나 심리학은 이런 인간의 습성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지금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래는 현재의 연장’이라는 태도는 위험하다.

미래를 ‘대충’ 낙관하는 인류의 오랜 습성은 지독할 정도로 내재돼 있다. 하와이만 봐도 그렇다. 관광산업은 계속 번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하와이 경제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인 미군에 계속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와이 주민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해수면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조금’ 높아지겠지만 과거에 그랬듯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낙관한다. 식수는 변함없이 풍부할 것으로 전망하고, 석유도 싸고 넘쳐날 것으로 예측한다. 하와이 주민 대부분은 (어떤 근거도 없이)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치경제 시스템이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믿고 있다.

물론 이들의 예상이 들어맞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야 하와이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그러나 하와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다른 주민들의 우려가 묵살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신자유주의 정치경제 시스템으로 피해를 보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대책 없는 낙관주의 탓에 잦아들고 있다.

필자는 미래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경제가 계속 번창할 것이라는 믿음에 힘을 보태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필자의 시각이 틀리다면 우리 사회는 계속 번창할 것이므로 피해는 없다. 하지만 만일 내가 맞고 그들이 틀리다면 피해는 심각할 것이다.

‘쓰나미’를 피하지 말고 타라!

필자는 미래라는 물결이 얼마나 강력한지 설명하기 위해 ‘쓰나미’라는 은유적 표현을 사용했다. 쓰나미라는 표현엔 인류의 문명을 휩쓸어버릴 만한 가공할 힘이 내포돼 있지만, 반대로 그 힘을 인류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뜻도 들어 있다. 파도타기 선수들은 집채만한 파도가 몰려올 때 그걸 피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들은 파도의 힘과 방향을 주의 깊게 분석한다. 거대한 파도의 위세에 눌려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을 경계하면서 조심스럽게 파도를 향해 나아간다. 그리하여 성공적으로 파도를 탈 때 느끼는 희열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쓰나미에 맞서 파도타기 선수가 되지 못하고 희생자가 되는 이유는 쓰나미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간 미래학자들이 누차 쓰나미가 오고 있음을 경고했지만 사람들은 주목하지 않았다. 이렇듯 미래학자들이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는 동안 쓰나미는 보다 강력한 힘으로 다가왔다. 쓰나미의 파괴력이 커지는 건 단순히 우리의 무지 때문만은 아니다. 쓰나미의 힘을 오히려 키우는 우리의 잘못된 정책 탓이다.

이 글에서 거론할 세 가지 쓰나미도 길게는 수십년 전부터 경고된 것들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들 세 가지 쓰나미가 한데 뭉쳐 거대한 덩치로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 가지 쓰나미가 한몸이면서도 세 개로 분리될 수 있다는 면에서 필자는 이를 ‘불길한 삼총사(Unholy Trinity)’라고 이름 붙였다.

이 쓰나미를 성공적으로 탈 수 있도록 이 글을 읽는 독자가 경제, 정치, 문화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눈을 뜨게 하고 설득해야 한다. 어떤 형태라도 이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미래를 낙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런 역할을 맡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건 재앙이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재앙을 막기 위해 당초 계획했던 것을 하면 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제부터라도 그만두면 된다.

불길한 삼총사의 한 부분은 값싸고 풍부한 오일 시대가 끝났다는 점이다. 석유 매장량은 정점을 지났고 이젠 석유 없이 사는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전적으로 석유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하와이를 보자. 미국의 어떤 주보다 석유의존도가 높다. 하와이는 석유 값이 올라가거나 석유가 고갈되면 사회가 붕괴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하와이 주민은 석유를 음식처럼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값싼 석유가 풍부해야 관광객들이 비행기와 배를 타고 오지 않겠는가. 그뿐인가. 하와이 주민을 먹여 살리는 음식, 옷, 자동차, 그리고 쓰레기까지 모든 것이 값싼 석유를 근간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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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데이터 / 미국 하와이 주립대 미래학대학원장·정치학 교수 dator@hawaii.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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