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호

‘꽃구경’ 콘서트 여는 소리꾼 장사익

  • 글·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사진·동아일보

    입력2008-10-29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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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구경’ 콘서트 여는 소리꾼 장사익
    친근한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의 소리꾼 장사익(59)에게선 세속의 영달로부터 초연한 가객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월급쟁이, 가구점 총무, 카센터 직원 등 많은 직업을 전전하다 마흔다섯의 늦깎이로 데뷔해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단단히 구축해가는 가수다. 그런 그의 노래를 듣고 나면 머리끝 한쪽이 시려오거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는 사람이 많다.

    장사익의 노래를 무대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오랜만에 마련됐다. 11월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시작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도시에서 ‘꽃구경’이라는 주제로 순회공연을 한다. 장씨는 이번 공연에서 10월에 발매한 6집 음반 수록곡 ‘꽃구경’‘황혼길’‘양수리에서’ 등 신곡과 대표곡 ‘찔레꽃’‘돌아가는 삼각지’ 등을 들려준다.

    6집 음반에는 노년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린 ‘황혼길’, 아들의 등에 업혀 꽃구경(고려장)을 가면서도 아들이 돌아갈 길을 걱정하며 길에 솔잎을 따놓는 어머니의 마음을 그린 ‘꽃구경’ 등 죽음의 정서가 많이 녹아 있다.

    “이번 순회공연에서는 저도 모르게 많이 불러온 죽음과 삶의 노래를 다시 부르며 깊게 호흡해보고 싶습니다. 죽음은 처참하고 무섭지만 늘 우리 삶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모른 척하고 살아가지요. 캄캄한 밤,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 낮과 행복이 더욱 소중해 보이듯 삶과 죽음의 노래를 들으며 여기 이곳의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겨울 문턱에서 역설적으로 꽃구경을 노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장씨는 서예가로도 알려져 있는데 최근 할리우드 스타 린제이 로한이 입은 이상봉 디자인의 셔츠에도 그의 서예글씨가 새겨져 관심을 모았다. 노래만큼이나 글씨도 곧고 힘차다. 장씨는 내년 초 미국 등 해외에서 콘서트를 열고 곧고 힘찬 한국 소리의 맛을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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