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호

[인터뷰]곽승준 前 국정기획수석

“이상득, 정두언 화해…MB맨들 ‘사랑방 모임’ 만들어 국정 논의”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8-11-05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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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곽승준 前 국정기획수석
    한때 ‘왕의 남자’로 불리며 이명박 대통령(이하 MB)의 최측근 정책통으로 그림자 역할을 하던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을 만난 건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10월 초 MB의 한 측근에게서 들은 얘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9월 초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정두언 의원을 서울 메리어트호텔 일식집으로 불러 만남을 갖고 그동안의 불편한 감정을 모두 풀었다. 양측이 등을 지게 된 것은 6월 초 정두언 의원이 이상득 의원,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등 4명을 ‘권력사유화’의 장본인으로 몰아붙인 일이 계기였다. 이후 이상득 의원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박영준 비서관이 다시 ‘신동아’ 7월호를 통해 정두언 의원이 ‘청와대 인선 때 30명의 리스트를 보내와 관철시켰다’는 내용을 폭로하면서 양측은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예컨대 그동안 삐걱거렸던 이재오 계열과 MB직계(정두언 의원 계열) 의원들도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 등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권 세력의 소금 역할’을 자임했던 정두언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여당의 공격수를 자임하고 나섰다.

    박영준 전 비서관은 사적인 채널을 통해 “정두언 의원과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재오 계열과 정두언 계열이 합친 한나라당 소장개혁파 민본 21 소속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따끔한 충고를 서슴지 않고 있다. 청와대 1기 수석직과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이 ‘사랑방 모임’의 간사는 곽 전 수석이다.…”

    [인터뷰]곽승준 前 국정기획수석

    이명박 정부의 제1기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

    이 측근은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MB 측근들이 손을 맞잡고 대동단결 중인 것은 자칫하면 자신들도 국정 실패의 책임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수년간 밤낮 안 가리고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전념했던 개국공신들이 청와대에서 다 빠진 상황도 이들을 다시 뭉치게 한 요인이라는 것. 한편 이상득 의원 측은 정두언 의원과 회동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해줬다.



    ‘11월 말 MB 곁으로…소문 무성’

    MB 측근들이 이처럼 힘을 합친다면 정부 국회 청와대가 다시 이들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서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는 것일까? 이들의 단합으로 정책의 색깔이나 과제도 바뀔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떠오른 이가 곽 전 수석이었다. 지금은 MB 곁을 떠나 있지만 ‘따뜻한 시장경제’로 요약되는 MB노믹스의 골격을 다듬은 이다. 더욱이 ‘사랑방 모임’에서 그가 간사를 맡고 있다니 얼마나 자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도 들어보고 싶었다.

    또, 지난 8월 초 그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에 내정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언제, 어떤 자리로 기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듯했다.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11월 말이나 연말 연초 개각시에 돌아온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곽 전 수석이 돌아오더라도 공직은 아닐 수 있다”라고 말해 청와대 내의 미묘한 권력 기류가 읽혀졌다.

    곽 전 수석은 지난 6월 청와대를 떠난 뒤 고려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한 번 만나고 싶다”며 청하자 그는 “인터뷰는 절대 안 된다”면서도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기회가 되면 인터뷰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차나 한잔하자”고 했다. 만남은 10월14일 오후 고려대 연구실에서 이뤄졌다. 인터뷰를 전제하지 않고 들은 얘기이지만 정권 내부의 미묘한 변화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정책 전망을 독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 듯해 정리했다.

    ▼ 대학 강단에 복귀한 뒤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지난 2년 동안 대통령 곁에서 밤낮 없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학교로 돌아오니 책도 보고 그동안의 경험과 자료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좋아요. 강의 열심히 하고, 사람들 만나는 단순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떠난 뒤의 ‘관전평’

    ▼ 미래기획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요. 언제쯤 이동하게 되나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 강의를 시작했으니 강의는 제대로 마치고 싶습니다. 제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곧 가을학기도 끝나고, 내년엔 안식년도 갖습니다.”

    ▼ 밖에서 보면 더 잘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청와대를 떠난 뒤 청와대를 바라보면서 어떤 점들을 볼 수 있었나요?

    “정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난 1년 정도 제가 했던 일,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바라봤더니 그 안에 있을 때는 보지 못했던 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객관적인 관전평을 할 수 있겠더군요.”

    결국 이날 곽 전 수석에게서 들은 얘기는 현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그의 관전평이랄 수 있겠다. 현재의 경제위기와 개혁 문제, 앞으로 한국이 나아갈 방향, ‘사랑방 모임’과 근황 등….

    그의 연구실 한켠에 빨간색 랩탑이 보였다. 그는 그 안에 수년 전부터 생각을 정리해둔 ‘모든’ 비밀이 담겨 있다고 했다. 요즘도 한국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하루 2~3시간씩 고민하며 내용을 기록해둔다고 한다. 일전에 모 의원에게서 “빨간 랩탑만 뺏으면 곽 전 수석은 꼼짝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바로 그 컴퓨터였다.

    곽 전 수석에게 먼저 ‘개국공신 대동단결설(說)’에 대해 묻자 그는 처음엔 ‘잘 모르겠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거듭된 질문에 결국 시인했다.

    “작은 견해 차이는 있었지만, MB를 대통령으로 만드느라 지난해 여름 땀 흘리며 고생한 사람들은 이제 모든 것 잊고 대통령을 위해 매진하는 게 맞지요. 내분설이 돌던 때만 해도 외부에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경제위기 등 사방에 적이 가득한데 4년 뒤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으려면 힘을 합해야 합니다.”

    ▼ 지난해 여름, 캠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지난해 6, 7, 8월 유례없이 치열한 한나라당 경선을 치렀지요. 그때 용산빌딩에 캠프가 있었고, 주로 중요한 정책회의는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주말에 열렸습니다. 중앙제어식 건물이라 주말에는 에어컨이 작동 안됐어요. 굉장히 더웠지요. TV토론도 8월에 다 몰려 있었지요. 야당이어서 정부 부처로부터 자료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고, 당 내에서도 서로 갈라져 있어 여러 가지로 지원이 잘 안됐습니다. 새벽 2시까지 일하고 헤어지면 아침 6시에 다시 모이는 게 반복됐습니다. 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이젠 같이 일하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힘들었습니다. 이 정책 저 정책 마구 갖고 와서는 과제를 떠안기는 겁니다. 그게 오히려 역효과를 냈습니다. 요즘은 그때 함께 고생했던 사람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MB노믹스 제대로 해야 지지율 상승’

    ▼ ‘대동단결’을 이끄는 이가 누구인가요?

    “특정인은 아닙니다. 다만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서지 않으면 굉장히 힘들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요.”

    ▼ 사랑방 모임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눕니다. 비록 떠나 있지만 대통령을 돕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도 하고, 살아가는 얘기도 나눕니다. 어쩌다가 제가 간사를 맡게 돼 연락도 하고 그럽니다.”

    ▼ 그런 단합을 통해 형성된 권력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요?

    “MB노믹스의 부활이죠. 사실 취임 뒤 바로 총선이 있는 바람에 MB노믹스를 실행할 힘이 되는 개혁이 뒤로 밀렸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로 다시 개혁이 발목 잡혔습니다. 그러면서 MB노믹스가 좌초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개혁이 제대로 단행됐더라면 지금의 경제위기도 이렇게 깊지는 않았을 겁니다.”

    ▼ 지금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낮은 것도 소위 MB노믹스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해서 그런 겁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총선, 촛불시위 이후에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만한 이슈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국민이 기대하는 것,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잘하는 것, 지난 정부는 못했지만 현 정부는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과거에 우리를 지지했던 층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부분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찾은 정책들을 강력한 리더십으로 추진하면 국민이 감동하고, 하나가 성공하면 ‘아, 이게 되는구나’ 하면서 덩달아 따라가게 될 겁니다. 작은 정부, 금융선진화, 규제완화 같은 것들이 제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청와대에 계실 때 개혁이 제대로 안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기업 노조와 임원, 관료, 일부 정치권이 전부 개혁 저항세력이었어요. 정권 안정을 내세우며 굉장한 반대 세력을 구축했죠. 공무원들은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로 이끌면 따라옵니다. 그러나 촛불시위로 반대 전선이 넓게 형성돼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어요. 지금도 결코 늦은 건 아닙니다.

    영국 대처 정부는 민영화를 국민 정신운동 차원으로까지 높여서 성공시켰습니다. 기업이 투자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천했습니다. 그래서 국민 마음에 공감대가 형성된 거지요. 개혁은 국민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개혁의 기대치가 깨지고 나면 회복하기가 무척 어려워요.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60조원 이상의 돈이 생깁니다. 그 돈으로 중소기업, 교육, 지역발전에 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처럼 개혁 뒤 전망까지 분명히 제시해주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 일부 정치권의 반발이 컸다는 뜻이 무엇이지요?

    “직능대표들이나 공기업 임원들이 부처와 국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로비를 합니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니까 자꾸 정치권에 매달립니다.”

    ▼ MB노믹스의 또 다른 큰 원칙이 작고 효율적인 정부 아닙니까?

    “그것을 이루기 위해 감세정책을 편 겁니다. 세금을 줄이면 세수가 줄고,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출을 줄입니다. 그런데 영세민을 위한 복지예산은 줄일 수가 없으니 정부 비용을 줄여야 해요. 그게 작은 정부지요. 또 하나, 금융 등 민간이 잘하는 것은 민간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죠.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용은 많이 들며, 세금을 임직원들이 나눠 먹는 공기업은 줄여야 합니다.”

    ‘지적 리더십 저하’

    ▼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요즘 선진국들은 환경을 매개로 세계경제질서를 재편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경제 4국)를 제압하는 방법도 그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문제도 이제 환경문제라기보다 경제문제가 됐습니다. 금융산업에 보면 파생상품 가운데 탄소펀드니 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이 부문에서 뒤지면 다시 선진국을 따라잡기가 힘들어집니다. 8년 전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한 교토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으면서 우리도 덩달아 교토의정서의 취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녹색성장 부문에서도 다른 나라들에 8년이나 뒤져 있었던 겁니다. 반면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가입은 안했지만 그동안 꾸준히 대안을 준비해왔습니다.”

    [인터뷰]곽승준 前 국정기획수석

    2월10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수석 비서관 내정자들을 발표하고 있다.

    ▼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 아닙니까. 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를 모토로 내걸고 출범했는데, 경제는 자꾸만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경제 리더십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위기는 그 본질이 항상 과거와 비슷합니다. 유동성이 증대돼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그 다음 리스크 컨트롤이 약화됩니다. 그래서 위기가 발생하면 다시 유동성이 급감하면서 자산가격이 붕괴하고, 경제는 침체 국면을 걷게 됩니다. 물론 지금은 세계적인 위기에다 우리나라가 실물과 금융 모두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었어요. 경제정책과 관련해 국내외 시장전문가에 대한 지적 리더십(Intellectual Leadership)이 신뢰성을 못 준 부분이 아쉽습니다. 환율정책 운용도 최근에 개선됐지만 성장과 안정 사이에서 일관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지요. 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파장과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나친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막고, 통화 재정 환율 등 단기 거시정책과, 규제완화 공기업 선진화 등 중장기 미시경제정책을 명확히 구분해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곽 전 수석의 말은 지난 4월 무디스가 ‘한국 경제의 문제는 정부가 해법을 찾기보다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과 연결된다. 금융 당국자 간 이견, 총선과 촛불집회를 거치며 정부가 신뢰를 잃은 점 등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는 뜻이다.

    ▼ 정부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미국 쇠고기 사태의 극복과정에서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다가 갑자기 낙관론을 내보내니 시장과 당국 간에 인식의 차이가 생겼지요. 그런 면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나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어요. 상황에 대한 당국자의 정교한 분석과 당국자의 절제된 발언이 중요합니다. 정부정책이 신뢰를 주지 못하면 경제주체들이 경제행위를 결정할 때 커다란 불확실성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물량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이길 수 없어요. GDP에서 국가재정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주식시장에서 정부의 물량 개입을 통한 영향력 행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요. 또, 외환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일시적이고 제한적입니다. 다만 우월한 정보력을 가지고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설명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 미국 자본시장의 위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느슨하던 금융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국의 금융 시스템은 어떻게 될 것으로 봅니까.

    “국제적으로 금융 감독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되는 일입니다. 미국은 분할돼 있던 감독기능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중심으로 강화해 파생거래나 부외 거래 등에 대해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금융 규제완화 더 나아가야’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나친 규제로 금융산업이 발달하지 못했고, 1997년 위기 이후 금융 건전성이 크게 강화됐습니다. 그래서 현 정부도 민간금융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회사 건전성 관련 규제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정책을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봐요. 그건 마치 대학생이 MT 가서 사고 쳤다고 초등학생에게 너는 대학에 절대 가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인터뷰]곽승준 前 국정기획수석

    4월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보고회에서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이 한나라당 정몽준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곽 전 수석은 이번 학기에 도시부동산금융론과 자원에너지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요즘 그가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분야도 부동산 금융 분야다. 그는 미국 밴더빌트대 박사과정에서 관련 분야 공부를 했고, 2004년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부동산금융 과정을 만들었다. 당시 파생상품과 부동산투자를 연동시키는 문제 등 이 과정의 일부 강의를 리먼브러더스의 전문가들에게 맡기기도 했다.

    그때 그는 부동산 파생상품의 규모를 파악했고, 지난해 5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왔을 때 향후 한국 경제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해 MB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MB의 신뢰를 더욱 얻어 본선 때 선대위 정책기획팀장을 맡았고 한반도 대운하, 금산분리 완화, 산업은행 민영화 등 핵심 공약을 주도했다.

    곽 전 수석은 현대계열사 사장을 지낸 부친과의 인연으로 MB와 어려서부터 안면이 있었으나 직접 MB를 돕기 위해 찾아간 것은 2001년 서울시장선거 전이었다. 그러다 2004년 동아시아연구원 정책기획실장을 맡아 MB와 함께 2년간 복지, 예산, 미국정치 등 각 분야에 대한 전문가 초청 스터디를 진행했다.

    ‘쇠고기 정국’ 당시 국정기획수석으로 있던 그는 청와대 비서진 물갈이 때 큰 잘못이 없었음에도 권력다툼에서 밀려났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는 이에 대해 “인사는 대통령이 하시는 거고, 제가 떠난 게 대통령께 도움이 됐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곽 전 수석은 다시 MB 곁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뒤에서 소리 없는 지지자로 남을 것인가. 조만간 예상되는 개각 시기에 그와 그의 옛 동지들의 움직임은 또 어떻게 될지, 이젠 국민이 관전평을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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