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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아이 같은 아저씨’ 김창완이 말하는 삶과 행복, 그리고 음악

“‘나이 든 나’가 ‘젊었던 나’를 더 좋아할 순 없어요”

  • 구가인│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omedy9@donga.com│

‘아이 같은 아저씨’ 김창완이 말하는 삶과 행복, 그리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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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이 된 청춘, 산울림

‘산울림’을 빼놓고 김창완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삼형제로 구성된 삼인조 밴드 산울림은 1977년 ‘아니 벌써’로 데뷔한 이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너의 의미’ 등 ‘파격’과 ‘서정’을 오가는 음악을 내놓으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1984년 10집을 발표할 무렵부터는 두 동생의 취업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김창완 혼자 하는 프로젝트’가 됐고, 1987년과 91년, 97년 11, 12, 13집을 발표하며 뜸하게 활동해왔다. 그리고 지난 2008년 1월 막내였던 드러머 창익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김창완은 산울림의 ‘종언’을 선언한다.

김창완밴드의 앨범에는 ‘forklift’라는 곡이 있다. “I hate the forklift, I don‘t like the machine”이라는 후렴에는 사고로 동생을 잃은 형의 슬픔이 배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너무나 아름답다. “슬픈 노래가 되지 않길 바랐다”는 김창완은 이 노래를 만들며 스스로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동생을 잃고 그가 겪은 큰 변화는 뭘까.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생겼다는 거, 그게 가장 큰 변화일 거에요. 여태 살면서도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없었어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어요. 그래서 사람 눈이 앞에 달린 게 기가 막힌 신화다, 그랬는데 내 눈이 뒤통수에 달린 삶을 살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 “산울림은 내 마음의 화석이 됐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아요.



“막내 없는 산울림은 싫었어요. (막내) 없이 한다면 그 자체가 훼손이라고 생각했어요. 산울림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제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산울림을 지켜준 사람들(팬)에게 검증받아야 할 문제고, 제 주장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런데 제가 미리 선언적으로 얘길 해서 너무 공격을 당하고 시끄러웠어요. 그럼 산울림은 없는 거냐, 산울림의 존재를 부정해도 되냐…. 그건 말이 안 되는 거고, 가능하지도 않아요. 산울림의 많은 레퍼토리가 있고 보컬리스트도 그대로 있으니까. 김창완밴드는 산울림 30년을 알릴 거고 더 발전시킬 거예요.”

▼ 산울림의 음악은 대중에게 어떤 의미였다고 보세요?

“글쎄, 당시엔 우리도 틴에이저였고 감상자들도 틴에이저였어요. 첫 만남이 여태까지 가는 거죠. 그러니까 뭐, 산울림의 노래는 청춘이다, 그렇게 풀 수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새로운 세대가 접하는 산울림에 대해선 저도 잘 몰라요. 그들이 (산울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떤 느낌을 받는지, 어떤 향기를 맡는지 모르거든요. 다만 우리와 같이 청춘을 보낸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산울림은 청춘이지요.”

쉰은 유치원생이다

▼ 쉰여섯의 김창완은 여전히 ‘아이’ 같습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일상에서 발견하는 미물을 넋 놓고 신기하게 바라보는 것도 그렇고요.

“아이들은, 제가 경험한 것 이상으로 아주 신기한 존재예요. 저는 아이들을 보면 내 과거로 보이는 게 아니라 꼭 미래로 보여요. 그러니까 아직 내가 가보지 않은 음악세계가 있잖아요. 마치 그거 같아요. 아이는 미래로 보여요.”

▼ 나이 드는 걸 별로 못 느끼시나요?

“나이 드는 거? 나이 들죠. 그런데 봄이 오면 큰 구멍이 뻥 뚫리고, (팔을 벌리며) 뿌리가 이만하고, 큰 느티나무에 파 색깔 같은 연초록 잎이 돋을 거예요. 그 느티나무가 200년이 넘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새싹이 돋으면 그 나무가 그렇게 젊어 보일 수가 없어요. 신체적 나이는 뭐, 그렇게 중요한 거 같지 않아요.”

▼ 어떤 분들은 나이가 먹을수록 좋다고 하시던데 정말일까요?

“오죽하면 그렇게 얘기하겠어요(웃음). 옷은 날개예요. 하지만 나이가 날개는 아니에요. 근데 나이가 들면 보통 옷을 입어요. 그리고 옷을 입은 것처럼 하는 데 익숙해져요.”

▼ 나이를 유쾌하게 들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객관적으로 보면, 나이 든 나보다 건강하고 나이 안 든 내가 좋겠죠. 하지만 나는, 나이 든 내가 젊었던 나를 더 좋아할 수는 없어요. 지금의 내가 최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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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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