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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아이 같은 아저씨’ 김창완이 말하는 삶과 행복, 그리고 음악

“‘나이 든 나’가 ‘젊었던 나’를 더 좋아할 순 없어요”

  • 구가인│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omedy9@donga.com│

‘아이 같은 아저씨’ 김창완이 말하는 삶과 행복, 그리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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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은 유치원생이다. 이들은 다시 정장을 하고 주말을 기다린다. 그들은 모든 것을 새로 경험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새로운 것은 없다. 당신이 처음 입은 양복이 체크무늬였다면 체크무늬 양복을, 처음 입은 한복이 감잎 물들인 색이면 그 빛의 한복을 다시 입으리라. 그들은 인생을 새로 쓰고 싶어한다. 하지만 종이는 바랬고 잉크의 색은 묽다. ‘김창완 산문집 ‘이제야 보이네’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든 사랑하라 중’

▼ 쉰 즈음에 많은 분이 이 글과 비슷한 생각을 할까요?

“어르신네들 손을 만져보면 처음에는 체온이 나보다 낮다는 생각이 들고, 살집이 덜 잡힌다, 앙상하다, 만질만질하고, 보기엔 질겨 보이는데 여리다…. 이런 느낌을 갖게 돼요. 손에서 드는 느낌이 정신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렇게 사오십 즈음에는 그악스럽게 지내다가 나중엔 창호지같이 이렇게 돼서 돌아가는데 나이 들면 안 그럴 수 없을 거예요. 예술가뿐 아니라 모든 삶에 공통된 거라고 생각해요.”

▼ 1997년 13집 이후로 한동안 앨범을 안 내셨잖아요. 언젠가 ‘록 하기엔 너무 늙었다’고 말씀한 인터뷰를 봤어요.

“Too Old to Rock‘n Roll, Too Young to Die라는 팝송 제목을 인용한 말이에요. 당시엔 너무 바쁘기도 했고. 그땐 의욕이 없긴 했어요.”



▼ 최근엔 굉장히 의욕이 느껴져요.

“그렇죠. 많이. 저를 특히 의욕적으로 만든 건 우리 팀이에요. 면면이 대단하고,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게 연주를 하고 있어요. 두고 보세요. 정말 뭐, 저지를 거예요.”

김창완과의 인터뷰는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하루는 서울 목동 SBS의 라디오부스에서, 다음날은 목동 SBS와 합정동의 대구탕집, 홍대 앞의 카페,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는 길 위에서 기자는 산울림과 나이 듦에 대해 물었고, 그는 자신의 음악의 힘과 행복,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와중에 그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로 자전거 타기를 꼽을 만큼 자전거를 사랑한다는 사실과 회사원인 서른 살 아들이 얼마 전 기타를 잡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가 매일 밤 음주를 즐기며 “술처럼 쿨한 것도 없다”고 말하는 술 예찬론자라는 것 등 소소한 사실도 알게 됐지만, 이것만으로 그를 안다고 하기엔 충분치 않았다. 두 번의 인터뷰가 끝난 뒤, 김창완은 그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술 먹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면서 다시 홍대 앞의 연습실로 돌아갔다.

인터뷰로 김창완을 이해한다는 것, 그리고 몇 쪽짜리 기사에 그를 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은유와 상징이 많은, 그러면서도 철학적인 그의 이야기는 때로는 흥미로웠고 때로는 어려웠다. 다만, 그저 -김창완식 표현대로- ‘그 시간 동안 느꼈던’ 쉰여섯의 로커 김창완은 여전히 청춘이었다. 때로 장난스러웠고, 일상의 작은 것들을 진지한 호기심을 갖고 대했으며, 새로운 것에 열의를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태도, 혹은 재능은 아마도 지금의 ‘남다른 아저씨’ 김창완을 이끌어온 힘일 것이라는 짐작만이 남았다. 그래서 하나 확신하게 된 것. 그러니까 안심해도 좋다, 산울림은 화석이 됐지만 우리는 김창완에게서 더 새로운 음악을 얻게 될 것이니.

신동아 200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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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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