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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말하는 다윈, 다위니즘

“글로벌 금융위기는 인간의 본성 오해한 경제학이 만든 비극”

  • 임소형│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말하는 다윈, 다위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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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2월12일),‘종의 기원’ 출간(11월24일) 150주년인 해다. ‘다윈의 눈으로 본 세상’은 치열하면서도 아름답고, 혹독하면서도 눈부시다.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서는 우리 삶의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는 명제가 ‘지식 혁명’을 이끌고 있다. 다윈은 죽지 않고‘지금, 여기서’살아 숨쉰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말하는 다윈, 다위니즘
명함에 동물을 그려 넣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게다. 그것도 까치와 개미, 침팬지, 3가지씩이나.

“명함을 엄청나게 찍었습니다. 동물 그림이 특이해서인지 한 장 꺼내놓으면 너도나도 달라고 해서 금방 동이 나요. 까치와 개미는 우리 연구실에서 벌써 십수 년째 연구해온 동물입니다. 그중 궁극적인 연구 목표는 침팬지 같은 영장류죠. 영장류 연구가 오랜 꿈이었는데, 최근 막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연구와 자문, 집필 등 여러 가지 일 때문인지 조금은 지쳐 보였다. 하지만 한편으론 약간 들떠 있는 듯했다. 꿈이 이뤄지고 있는 덕분이다.

“영장류 연구라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잖습니까. 동물과 친해지는 데만도 몇 개월은 기본입니다. 야생에서 살며 침팬지를 연구한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 박사도 처음 6개월 동안은 침팬지의 그림자도 못 봤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우리 연구팀은 영장류 연구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돼 벌써 세 가족의 데이터를 모으고 있어요. 이렇게 초고속으로 진행된 영장류 연구는 아마 없을 겁니다. 운이 좋았죠.”

사람과 가장 유사한 동물인 영장류 연구는 진화생물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교수의 제자인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가 최근 국내 영장류 연구의 물꼬를 튼 것이다.

2009년은 진화론을 제안한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태어난 지 꼭 200년이 되는 해. 다윈의 저서 ‘종의 기원’이 나온 지는 올해로 150년이 됐다. 이런 시점에 최 교수의 영장류 연구 소식을 듣게 돼 반갑다.

그가 ‘운이 좋았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영장류 연구는 벌써부터 선진국이 거의 선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영장류를 연구할 만한 지역엔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학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깊은 오지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국내 최초 영장류 생태연구

▼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영장류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정남쪽으로 내려가면 구농할리문이라는 국립공원이 있어요. 인도네시아의 식물학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죠. 우리 학생들이 이곳에 놀러갔다가 자바 긴팔원숭이를 발견했죠. 뜻밖에도 이 원숭이를 아무도 연구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기회다 싶어서 인도네시아 식물학자들에게 이 원숭이를 우리가 연구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는 거예요. 파이 한 조각을 덥석 쥔 셈이죠. 국립공원에 있는 원숭이다 보니 사람에게 거부감이 없어서 연구하기도 수월합니다. 올해부터 논문을 쓸 예정입니다.”

▼ 자바 긴팔원숭이는 어떤 동물입니까.

“영장류에는 침팬지와 고릴라, 오랑우탄, 긴팔원숭이, 이렇게 4가지 동물이 있습니다. 긴팔원숭이는 그중 작은 편이라 소형 유인원으로 불리죠. 다른 3가지는 대형 유인원이고요. 대형 유인원 연구는 외국 학자들이 많이 했습니다. 우리가 이제 뛰어들어봐야 만년 후발주자밖에 안 되겠죠. 그런데 긴팔원숭이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덜돼 있습니다.

침팬지와 오랑우탄은 종(種)이 하나뿐이고, 고릴라도 한두 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긴팔원숭이는 여러 종이 있죠. 비교 연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중 인도네시아 자바에 있는 자바 긴팔원숭이는 특히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 자바 긴팔원숭이는 다른 종의 긴팔원숭이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이 있어요. 논문을 쓰면 학계에서 큰 관심을 끌 것 같습니다.”

▼ 자바 긴팔원숭이가 가진 특징으로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원래 긴팔원숭이는 암수가 듀엣으로 노래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1년 정도 관찰해본 결과 자바 긴팔원숭이는 듀엣을 하지 않습니다. 긴팔원숭이라고 해서 모든 종이 다 듀엣을 하는 게 아니라는 논의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또 긴팔원숭이는 금실 좋은 일부일처제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같이 연구하는 한 미국인 교수가 예전에 수마트라섬에서 긴팔원숭이를 연구하다가 엄격한 일부일처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어떤 가족엔 암컷이 2,3마리 있고, 또 다른 가족엔 수컷이 2, 3마리 있다는 거죠. 결국 일부일처제인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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