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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가족오락관’ 26년 MC ‘대한민국 오락부장’ 허참

“26년간 외쳐온‘몇 대 몇’은 여기까지입니다”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가족오락관’ 26년 MC ‘대한민국 오락부장’ 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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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참씨가 진행해온 ‘가족오락관’이 26년 만에 막을 내렸다. 그간 함께 진행한 여자 MC가 21명, PD가 31명, 주부방청객이 11만명에 달한 대장정이었다. ‘대한민국 오락부장’인 그를 만났다.
‘가족오락관’ 26년 MC ‘대한민국 오락부장’ 허참
26년간 외쳐온 ‘몇 대 몇’은 여기까지입니다.”2009년 4월18일 종영된 KBS 1TV의 ‘가족오락관’에서 진행자인 허참(61)씨가 방송을 끝낼 때 한 말이다. 26년 동안 매주 안방을 찾아간 대기록을 세운 이 프로그램이 첫 전파를 탄 것은 1984년 4월30일. 마지막 방송은 1237회였다. 마지막 방송 장면에서 다른 출연진은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허씨는 이날 카메라 앞에서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왜 울지 않았을까. 한국 방송사에서 드문 26년 방송이라는 ‘장수상품’을 탄생시킨 비결은 뭘까.

5월12일 그를 만났다. 약속시각에 맞춰 선글라스를 낀 그가 나타났다. 겉모습이 너무 ‘젊은 오빠’여서 기자는 처음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결국 휴대전화를 통해 ‘접선’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마지막 방송에서 왜 울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사실 마지막 녹화 때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우니깐 나도 울고 싶었어. 그러나 참아야 했어. 그것 하나 가지고 울고 하는 차원을 떠나 내가 다른 방송을 하고 있거든. 케이블 TV인 엠넷도 하고, SBS 라디오도 하는데 참을 것은 참아야지. 내가 뭐 방송인으로 은퇴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녹화를 마치고 나서 방청객 아줌마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분들이 내가 SBS나 엠넷에서 하는 줄을 몰라. 시골에서 왔거든. ‘언제 보지요, 아저씨! 오빠!’라고 하는 거야. 그때 눈물이 ‘벅’ 나는 거야. 그래서 대기실에 가서 눈물을 닦았지.”

기자는 인터뷰를 앞두고 ‘가족오락관’ 마지막 회를 인터넷에서 다시 봤다. 특집방송에서 그는 ‘가족오락관은 ○○?’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내’라고 대답했다.

“아내라는 것은 결국은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존재야. ‘가족오락관’과는 26년 동안 연을 맺은 부부처럼 살아왔어. 좋을 때는 같이 좋고, 시청률이 떨어질 때에는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1984년 벚꽃이 활짝 피던 시절에 시작했어. 한 주가 한 해가 되고, 1년이 5년, 10년, 15년, 20년, 25년이 되고 30년이 되려고 하는데 26년이 돼서 끝났어. 마지막 녹화를 하던 날도 벚꽃이 활짝 피었어. 이제 장정의 길을 멈췄지. 26년 동안 ‘몇 대 몇’을 외쳐왔어. 최종 점수를 이야기하는 거였는데 이제 되새겨보니깐, 심오한 뜻이 있어.”

▼ 어떤 뜻이 있나요.

“‘가족오락관’으로 좁혀서 보면 시청자에게 삶의 활력소를 얼마나 만들어줬느냐를 매년 평가할 수도 있고, 이제 종영했으니깐 ‘가족오락관의 26년’을 평가할 수도 있겠지. 적어도 중장년층에겐 10점 만점에 최소 8점은 차지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봐. 인생 살면서도 나는 어떻게 비쳤는지,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선 몇 대 몇이었는지, 직장에서 그리고 최종적으로 내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해보려고 해. 지금은 아니고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내 인생 점수를 내봐야지.”

▼ 가족오락관이 폐지된다고 했을 때 ‘아내’는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가족들에겐 어떻게 알렸나요.

“1년 전부터 움직임은 있었어. 우리는 방송을 하다보면 딱 알지. 그런데 2개월 전 PD를 바꾸고, 프로그램 포맷을 전면수정하자고 하길래 ‘다시 살아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개편안 확정을 10일 앞두고 갑자기 종영이 결정된 거야. 그래서 마누라에게 준비하라고 이야기했지. 그런데 처음엔 못 알아듣는 거야. 그래서 ‘지금까지 가족오락관 수입으로 살아왔는데 준비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지. 그랬더니 ‘수고했다. 당신 그 정도면 많이 했다’고 했어. 결혼한 딸 둘도 전화해서 ‘아빠, 어떻게 하지요’라고 걱정하는 거야. 내가 마음이 안 좋을 줄 알고. 그래서 내가 ‘수고했다고 해줘’라고 했더니, 이놈들이 ‘수고했어요. 아빠’라고 했어. 군대에서 곧 제대하는 아들이랑 사위랑 모두 집에 불러서 밥을 먹었어. 다른 때 같으면 외식하는데, 옆에서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밥 먹을 것도 아니고. 그래서 집에서 밥 먹고 헤어졌지. 그걸로 끝이야.”

▼ 지금까지 언론에 부인을 한번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요.

“고 이주일씨 아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미국으로 유학 갔다가 한국에 돌아와서는 차사고로 죽었잖아. 연예인 자녀들은 학교에서 왕따당해. 나는 애들 학교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어. 마누라도 얼굴 공개해봐야 시장에서 물건 가격도 못 깎고, 목욕탕도 마음대로 못 가잖아. 아마 임성훈 마누라도 못 봤을 걸. 임성훈이 나 따라 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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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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