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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승주 전 외무장관의 북핵 대응전략

“北, 이미 핵무장 스케줄 완성… 韓, 비핵화냐 평화냐 목표 정해야”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한승주 전 외무장관의 북핵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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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북한, 내부문제·대미압박보다 핵 확보 자체가 목적
  • ● ‘유엔 대응 핑계로 핵실험 강행’복안 사전설정한 듯
  • ● 북미 양자협상 열려도 시간 끌기 전략 계속될 것
  • ● 상충하는 대북정책 목표, 우선순위 있어야 로드맵 나온다
  • ● 문제는 전략 비전 고민하려는 노력과 사람
  • ● PSI 논란, 전략적 판단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다
  • ●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무력충돌 가능성 희박하다고 봐야
  • ●‘한국의 북핵 둔감’ 우려하는 미국
한승주 전 외무장관의 북핵 대응전략

● 1940년 서울 출생
●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박사(정치학)
●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외무부 장관(1993.2~1994.12)
● 아태안보협력이사회(CSCAP) 공동의장, 고려대 총장서리
● 주미대사(2003.4~2005.2)
● 現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강(强) 대 강. 4월5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신호탄으로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어 가는 북한 핵 문제는 그 끝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과 한국의 대량살상무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선언,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우라늄농축 선언. 서로가 서로의 수를 충분히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어지는 긴장의 에스컬레이션은 지난 십수년간 한반도 최대 이슈였던 북핵 문제가 그 정점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돌이켜 보면 테러지원국 해제와 영변 냉각탑 폭파로 낙관적 전망이 쏟아져 나오던 게 2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2009년 초여름, 평양은 과연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 한국과 미국은 과연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까.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또 누군가는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을 만나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촉발된 1차 위기 때 외무장관으로 일하며 한국의 핵 외교를 진두지휘했고, 2002년 10월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의혹으로 불거진 2차 핵 위기 후에는 주미대사로서 정책조율 창구 구실을 했던 한 전 장관은, 북한의 행보와 한국·미국의 대응방향에 대해 최근 들어 어느 때보다도 분명한 어조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6월10일 서울 광화문의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 북한의 강경행보가 이어지는 배경이 무엇이냐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후계체제 구축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 등 북한 내부 상황 때문이라는 평가와 새로 들어선 미국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는 형국입니다.

“미국 쪽에서도 최근 상황이 북한의 권력 승계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공식적으로도, 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승계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미국에 북한의 존재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거죠. 분명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북한이 이미 핵과 미사일 기술 자체를 무기로서 완성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죠. 무엇을 위한 수단으로 핵실험을 강행했다기보다는, 이미 핵 확보를 위한 고유의 스케줄 설정을 끝낸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의 행보는 그 스케줄을 하나하나 밟아나가는 작업이라는 거죠.

2007년 2월 이른바 2·13합의 이후 2년 동안 북한은 핵 시설을 동결하고 불능화 논의를 계속해왔습니다. 휴식 혹은 후퇴라고 할 수 있는 국면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단계에서 다시 핵 물질을 추가로 생산하고 핵 시설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핵과 미사일을 함께 현실화하겠다는 결정이죠. 그게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게 지난해 12월 검증 의정서 거부였고, 이후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으로 이어졌습니다.

로켓을 발사하면 유엔이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하리라는 것은 평양도 충분히 예견했다고 봅니다. 그걸 핑계 삼아 핵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복안이 있었을 겁니다. 2006년 1차 핵실험이 실패 혹은 부분적으로만 성공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이겠죠. 북한 정도의 나라에서 핵실험을 하려면 최소 반년에서 1년가량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등장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죠. 이미 자신들의 스케줄을 갖고 있고, 목표는 핵과 미사일 기술의 완성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겁니다.”

‘통 큰 협상’ 열린다 해도

▼ 최근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이를 통해 결국은 미국과의 ‘통 큰 협상(Grand Bargain)’을 노리고 있다고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이렇게 보시는 근거는 무엇인지, 또 만약 이러한 협상이 진행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북한은 미국을 직접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핵을 탄두화하고 미사일을 미국 본토로 날려 보낼 수 있게 됨으로써 미국에 대해 핵 억지력을 갖겠다는 거죠. 이와 더불어 핵무기 체계의 완성은 북한의 협상력을 크게 강화해줍니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데도 도움이 되고, 협상을 하더라도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군축 협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통 큰 협상’이라는 말은 사실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직전에 북한이 미국에 흘렸던 안입니다. 방북 인사들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던 거죠. 이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기존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뭔가 극적인 돌파구가 열릴 듯한 기대를 줌으로써 빅딜(big deal)로 유인해보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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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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