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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스위스-아시아상공회의소(SACC) 부회장 우얼스 루스텐베르거

“한국에선 북한 핵실험보다 노조 파업이 더 무섭다”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스위스-아시아상공회의소(SACC) 부회장 우얼스 루스텐베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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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협력하자’며 찾아오는 한국 관료들, 그 뒤로 본 적 없다
  • ● 정치적 이해관계 없는 EU, 한국 경제에 큰 도움 될 것
  • ● 한국, 미국 경제에 좌지우지되는 단계 이미 지났다
  • ● 한국은 휴대전화로 TV 보는 유일한 나라, 도전정신을 배우고 싶다
스위스-아시아상공회의소(SACC) 부회장 우얼스 루스텐베르거
우얼스 루스텐베르거(50) 스위스-아시아상공회의소(SACC) 부회장은 1990년 초반부터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변호사로도 활동해온 그는 1996년부터 스위스-한국상공회의소에서 활동했고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스위스-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데 이어 2007년부터는 스위스-아시아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아시아 전역을 상대로 스위스 기업 진출을 돕고 자문하는 일을 맡고 있는 그는 1994년 자신이 직접 설립한 경영컨설팅-법률자문사인 Lustenberger Glaus&Partner의 대표를 맡고 있다. 17년 전 결혼한 한국인 부인과의 사이에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아내가 만들어주는 낙지볶음과 냉면을 좋아한다는 그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1년에 두세 차례 한국을 방문한다는 루스텐베르거 부회장은 스위스 기업들에 대한 경영자문과 함께 스위스 정부를 대신해 국가 간 진행되는 경제협력사업에도 깊이 간여해왔다. 최근 그는 한국에서 진행 중인 한국-스위스 경제협력 관련 정부-기업인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9월에는 스위스 외교통상부 장관과 함께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6월23일, 기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나 한국 경제의 미래,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한국, 한국과 스위스의 경제협력 가능성 등을 놓고 두 시간가량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 한국에는 자주 오시나요.

“1년에 두세 차례 방문합니다. 한국 사람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으니 저도 절반은 한국 사람인 셈입니다. 중요한 회의도 있었고 처남의 결혼식도 있었습니다. 한국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한국을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어떤가요.

“열정이 있는 나라입니다. 뭔가를 이루고 배우려는 자세가 강하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하지만 약점도 많은 나라입니다. 옛날식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사회를 주도하고 있죠. 여당과 야당, 전라도와 경상도, 이런 것들 말입니다.”

▼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로 한국 경제가 좋지 않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경제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어쩌면 더 안 좋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할 것 같습니다. 긴 U자형 성장 패턴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회복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1990년대 후반 IMF 경제위기를 겪은 후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게 큰 이유이지요. 미국 경제로 인해 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일은 최소한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보다는 중국이나 유럽과의 관계가 더 밀접해졌기 때문입니다.”

▼ 위기에 대처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어떻습니까.

“글쎄요. 좀 문제가 많죠.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많은 것이 바뀌는 것처럼 홍보를 합니다. 하지만 실무처리 단계에 가면 바뀌는 게 없습니다. 정치적인 변화는 격변 수준이지만 경제정책으로는 달라진 걸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할 수 있지요. 한국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니까 그나마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지 정치적인 도움으로 경제가 발전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은 정치적으로는 사뭇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경제정책을 다루는 단위로 가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소금을 좀 더 넣었다면, 이번 정부에서는 매운맛을 조금 더했을 정도라고 할까요. 이번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모습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지금 한국 정부에 가장 절실한 일은 뭐라고 봅니까.

“대통령이 누구냐, 그의 경제철학이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지금은 한국 정부가 경제에 적극 개입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또 개입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풀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정부의 정책이 한 분야에 치중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골고루 혜택이 가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하이테크 분야에만 치중한다면 경제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지요. 또 대기업에 치중된 정책이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중소기업과 기초산업을 위해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 언론보도를 보면 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을 자주 만나시던데요.

“사실 경제협력 제의를 여러 번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사진도 찍고 갔습니다. 그러나 실제 진행된 사업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2년 전쯤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찾아와 스위스-아시아상공회의소와 경제협력을 약속한 일이 있는데 그 후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민 중인 사업이 있다거나 정부와 진행 중인 사업이 있다는 얘기도 한 기억이 있는데 그 후로 만나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위스 정부와 기업들은 한국과의 협력을 언제든 환영하며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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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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