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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좌파논리로 우파정책에 반기 든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윤증현 식으로 영리병원 허용하면 정권에 혼란 온다”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좌파논리로 우파정책에 반기 든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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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 건강보험은 미국이 본받으려는 제도”
  • ● 1등 도맡은 엘리트
  • ● “통일부 장관? 기회 닿으면…”
  • ● “남북 경쟁은 끝났다. 지금은 소통할 때”
좌파논리로 우파정책에 반기 든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좌’에서 ‘우’로 이념, 정책을 바꾼 사람은 많다. 그런데 ‘우’에서 ‘좌’로 움직인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독특하다.

“시대가 바뀌었어요.”

그는 딱 잘라 말했다. 뭐가 바뀌었다는 걸까.

“1970년대 북한은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많았습니다. 1975년까지 그랬을 거예요. 기계공업은 한국이 근처에도 따라가지 못했죠. 조총련 공작원이 일본 유학생을 간첩으로 포섭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한국의 국민총소득이 북한보다 40배가량 많습니다. 북한은 더 이상 게임이 안 되는 구조예요. 남북이 소통하면 남쪽은 영향 받지 않지만 북쪽은 무너집니다. 서구의 좌파는 빨갱이, 친북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좌파의 의견도 좋은 건 흡수하고 필요한 건 받아들여야 해요.”

“윤증현 식으로 하면 큰일 난다”

기획재정부는 서비스산업 선진화의 일환으로 영리병원을 허용하고자 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동아’ 5월호 인터뷰에서 “영리병원 허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을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장으로서 그는 기획재정부의 의견에 어깃장을 놓았다. “윤증현 식으로 하면 큰일 난다”면서. 이회창 후보를 내세워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두 번이나 패한 건 서민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해서란다.

▼ 영리병원 허용에 어깃장을 놓은 건 좌파적이지 않은가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맡지 않았어도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국회에서 일할 때도 전면적 영리법인화는 문제가 많다고 여겼습니다.”

그는 지난해 총선 때 공천 받지 못했다.

▼ 낙천했을 때 섭섭했죠.

“처음엔 충격이 상당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고 서열도 강재섭 대표, 이재오 최고위원 다음이었습니다. 정치인으로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은 안 했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4년간 일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들여다봤지만 여기로 올 거라곤 생각 못 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자랑할 벼슬은 아니라고 말했다면서요?

“예. 맞습니다.”

▼ 국민의 일상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지 않은가요?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람을 느껴요.”

1등 도맡은 엘리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엘리트다. 1등을 도맡아 했다. “지난해 총선 낙천은 삶에서 두 번째 좌절”이라고 그는 말했다. 1945년 경남 거창군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수재였다. 경남고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진학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과 군법무관 생활을 거쳐 1970년부터 검사로 일했다.

하지만 검사, 법조인으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검사(8년), 변호사(5개월) 생활이 짧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경력이 사람들에게 각인됐기 때문이다. 그는 1983년 안기부 대공수사국 법률담당관으로 파견된 뒤 대공수사국 수사2단장, 기획판단국장, 1차장(1994)을 역임했다.

“안기부가 처리한 간첩사건이 고문했다, 뭐했다면서 대법원에서 무죄가 나오니까 전두환 대통령이 가장 똑똑한 검사를 골라서 안기부에 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안기부, 검찰, 법무부가 1등에서 10등까지 10명의 검사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제가 세 곳 모두에서 1등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안기부로 갔습니다.”

그의 정보기관 경력은 공안검사들의 경력 관리 차원을 넘는다. 국정원에 파견 돼 그처럼 오랫동안 근무한 검사는 없다.

“원래는 1년가량 있다가 검찰에 돌아가는 스케줄이었는데 제가 성격이…. 안기부에선 6급이 최하위직인데, 그 친구들하고 허구한 날 밤을 샜습니다. 장충동에서 족발 사 먹고, 충무김밥 사 먹고 그랬죠. 그 직원들이 지금도 ‘저런 인간은 처음 봤다’고 말합니다.”

국회의원 시절 그는 철저한 준비로 유명했다. 안기부에서도 그랬던 모양이다.

“장세동 안기부장 때 수사2단장을 맡았습니다. 안보수사라고 해서 장관, 언론인도 관리하던 곳이죠. 안기부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었습니다. 장세동 부장이 수사2단장을 물색하는데 그때 제 나이가 서른여섯인가, 서른일곱인가 그랬습니다. 당시 안기부 계장 나이가 평균 50세였습니다. 안기부장이 여론을 살펴보는데, 직원들이 ‘만날 밤새워 일한다’ ‘저런 놈 처음 본다’면서 저를 추천했습니다. 그 덕분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됐다가 지휘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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