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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소설 번역하는 전 NHK 수석디렉터 후지모토 도시카즈

  • 글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사진 / 조영철 기자

‘선덕여왕’소설 번역하는 전 NHK 수석디렉터 후지모토 도시카즈

‘선덕여왕’소설 번역하는 전 NHK 수석디렉터 후지모토 도시카즈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하나요? 저는 한국 드라마가 재미있어 서울에 왔는데, 여기서는 일본 드라마가 더 재미있다고 하는 분도 많더군요. 각자의 문화적 특성이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마련이고, 그 때문에 그 특성을 주고받으며 발전할 수 있는 거겠지요.”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한 지 35년, 한국 드라마를 즐긴 지도 10년이 넘었다는 일본인 후지모토 도시카즈(61)씨의 막힘없는 서울 표준말이다. 1973년 NHK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36년을 일하고 2008년 수석디렉터로 퇴직한 그는, 현재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초빙교수로 서울에 머물며 드라마에서 보던 거리를 누비고 있다.

순수 일본인인 그가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4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태’로 일본 지식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동아일보 정기구독 운동 때문이었다고. 당시 함께 공부를 시작한 동료들은 금세 포기했지만 자신은 NHK 국제방송에서 한국어 프로그램을 맡게 된 덕분에 꾸준히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방송국에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이가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2004년 NHK가 ‘겨울연가’를 방영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도 관여할 수 있었고요. 그게 누구도 예상 못했던 한류열풍의 시초가 됐으니 저로서는 흐뭇한 기억이죠.”

이후 한국 드라마 관련 서적을 일본어로 번역, 출간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그는 지난해 10월9일 한글날에 대통령문화포장을 받기도 했다. 요즘 그가 몰두하고 있는 일은 드라마 ‘선덕여왕’의 작가들이 출간한 ‘소설 선덕여왕’의 번역작업.

“아무래도 옛날 말이 많다보니 번역이 너무 어렵습니다. 의미만 통하면 되는 자막번역과는 다르니까요. 인터넷이며 역사서며 생활상을 담은 그림들을 계속 뒤져가며 작업하는데, 정 알 수 없는 단어가 나오면 작가들에게 묻기도 하지요.”

가장 좋아하는 연기자로 나문희씨를 꼽는 도시카즈씨는 가족 안에서의 따뜻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이 묻어나는 것이 한국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만취해 돌아온 아버지에게 꿀물을 타내는 ‘마음’이야말로 한류 콘텐츠의 자산이라는 것. 그러한 한국인 고유의 정서가 세계 곳곳으로 더 많이 퍼져나가기를 바란다며 그는 따뜻하게 웃어 보였다.

신동아 2010년 2월 호

글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사진 / 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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