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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바리톤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고지식한 테너, 청순한 소프라노, 사고뭉치 바리톤, 위험한 여인 메조소프라노

  • 구미화│신동아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바리톤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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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크다. 경험해본 것과 경험해보지 않은 것의 차이는 더 크다. 사랑이 그렇고 오페라가 그렇다. 막장 드라마는 재미있지만 유치하고, 오페라는 고상하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오페라를 모르거나 경험해보지 않고 하는 얘기다. 막장 드라마만큼 흥미진진하면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수준 높은 성악가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오페라다.
바리톤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오페라’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오페라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은 많다. 그렇다고 오페라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리골레토’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의 결혼’ ‘나비부인’ ‘토스카’ ‘투란도트’…. 모두 들어봤음직한 오페라 제목이다. 우리나라의 공연문화가 크게 성장하면서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등장하는 초대형 오페라 여러 편이 국내에서 관객들을 만났고, 조수미 홍혜경 신영옥 등은 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오페라는 여전히 ‘알면서도 모르는’ 장르다. 드라마와 영화, 광고 배경음악 등으로 오페라의 아름다운 선율을 수없이 접하지만 정작 그게 오페라 아리아인지 알지 못한다. 오페라를 직접 즐겨본 적 없이 막연히 고상한 문화생활 정도로 간주해버리기 때문이다.

‘바리톤 김동규’ 하면 클래식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쉽게 얼굴을 떠올린다. 콧수염과 털털한 웃음이 인상적인 그는 10여 년 전부터 KBS ‘열린음악회’ 같은 대중적인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왔다. 덕분에 길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모든 성악가의 꿈의 무대인 라 스칼라 극장에 선 최초의 한국 성악가’라는 수식어가 일반인에게 감흥을 주기 어렵다고 해도, 그는 노래 잘하는 성악가로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다. 몇 해 전부터는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 중이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그 자신은 ‘오페라 가수 김동규’로 불리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대중과 친숙한 오페라 가수 김동규가 최근 오페라에 관한 책 ‘이 장면을 아시나요’를 냈다. 4년째 진행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방송 CBS FM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통해 청취자에게 소개했던 오페라 작품들을 엮은 것이다. 오페라 관련 서적이 시중에 여러 권 나와 있지만, 관객이 아닌 오페라 가수가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정혜진 작가와 함께 썼는데, 그의 오페라 지식과 무대 경험이 잘 녹아 있다. 대부분 제목과 주요 아리아가 귀에 익은 작품들이라 읽다보면 흰 도화지에 군데군데 찍혀 있던 점들이 선으로 이어지면서 마침내 그럴듯한 그림이 완성되는 기분이 든다. 작품명은 오페라.

“오페라가 사실 전혀 어렵지 않거든요. 전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스토리, 그게 사랑일수도 있고 복수일 수도 있는데, 그것이 다만 클래식음악과 어우러져 표현된다는 특징 때문에 많은 분이 기초지식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하고 겁부터 먹는 것 같아요. 한국에 와서 놀란 건, ‘내가 무슨 오페라를…’ 하면서 지금껏 오페라를 한 번도 안 본 분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에요. ‘토스카’의 아름다운 선율을 생각해보세요. 세 시간 공연에서 한 곡도 걸러낼 게 없을 만큼 정말 좋은데, 이렇게 좋은 경험을 놓치고 살면 너무 아쉽잖아요.”

아리아의 앞뒤 맥락

바리톤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오페라 가수로서 차별화된 라디오방송을 하고 싶었던 그에게 마침 ‘아름다운 당신에게’ 김효진 프로듀서가 ‘이 장면을 아시나요’라는 코너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클래식 음악방송을 즐겨 듣는 청취자들이 들어봤을 법한 오페라 아리아를 골라, 그 아리아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쉽게 설명해주자는 취지였다.

“정말 좋은 접근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절대 하이라이트를 소개하는 게 아니에요. 잘 알려진 아리아의 앞뒤 맥락을 얘기해주는 거죠. 많은 분이 ‘별은 빛나건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푸치니의 ‘토스카’), ‘그대의 찬 손’(푸치니의 ‘라 보엠’) 같은 아리아는 들어봤어요. 아름다운 그 아리아가 어떤 상황에서 불리는지 조금만 알면 오페라에 푹 빠지죠. 노래는 수십 번 들어봤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르고 있던 분들이 제 설명을 듣고 ‘아!’ 하신다는데, 그 ‘아!’의 의미가 크지요. 평생 오페라를 본 적 없는 사람이 저로 인해 오페라를 관람한다면 최고의 보람이죠. 오페라 가수로서 오페라 시장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니까요.”

김동규는 연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1989년 이탈리아 베르디국립음악원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졸업하던 해인 1991년에 베르디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 성악가로는 처음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 무대에 섰으며,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세비야의 이발사’ ‘오텔로’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토스카’ ‘라 보엠’ 등 유명 오페라에 주역으로 출연했다. 작곡가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오페라를 자주 접했던 그는 고등학교 때 이미 삶의 목표를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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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신동아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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