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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준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아야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나온다

  • 이기진│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doyoce@donga.com│

박준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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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4대 장비 중 하나인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

이 같은 박 원장의 조직개편에 대해 기자가 평소 알고 지내던 부장급 연구원인 물성과학연구부의 김해진(46) 박사에게 불만이 없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부장에서 일반 연구원으로 ‘전락’해 너무도 기쁘고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미래 동력으로 각광받는 나노(10억분의 1 단위) 분야에서 핵심적 존재인 그는 “부장업무로 빼앗겼던 하루 4~5시간을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미래 청정에너지와 친환경을 추구하는 ‘수소 경제’ 연구에 밤새워 몰두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 타 출연연도 조직개편을 하면 좋은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 다른 출연연도 더 발전하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부 문제가 해결되고 외부 지원이 잇따른다면 우수한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만약 이러한 조건이 갖춰졌음에도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연구자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고, 당연히 출연연은 비판을 받아야만 합니다. 운동선수가 여건이 부족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 이해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운동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 외부 지원이라면 정부의 예산 확대를 말하는 것인가요.

“물론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지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연구영역이 갈수록 분화되고 한정된 예산을 나누다보니 수백억원 규모의 대형 연구 프로젝트는 갈수록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선진국에 대한 ‘추격형 연구개발’에서 선진국과 대등하거나 앞서나가는 ‘선도형 연구개발’이 절실하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대형 연구 프로젝트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외부 지원이란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지원에 추가적으로 민간 차원의 기부를 말합니다. 지난해까지 민간 기부를 보면 대학에 집중돼 2008년 전국 사립대학의 기부금 총액이 4850억원에 달합니다. 또 KAIST는 지난해까지 2년간 약 910억원의 민간 기부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대학에 집중된 기부자 대부분은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국가 경쟁력 향상에 일조하는 것을 가장 큰 기부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대학에 대한 기부가 아니라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기부인 셈이지요. 현재까지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곳이 출연연이었다는 점을 누구나 인정하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민간 기부는 출연연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출연연도 정부예산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대학처럼 적극적으로 민간 기부 유치에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저 개인도 이제는 기업체도 찾아 다니고 신문기고 등을 통해 여론을 확산시켜나갈 계획입니다.”

▼ 연구개발 예산이 부족해 민간 기부를 기대한다는 의미인가요.

“단순히 적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앞으로의 연구개발 방향 등을 고려했을 때 적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국내 연구개발(R·D) 예산은 13조6000억원으로 작은 규모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추격형 연구개발에서 선도형 연구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이 예산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 원장은 “기초연의 벤치마킹 대상 해외 선진연구기관 중 하나인 일본의 대표적 연구소 RIKEN(일본이화학연구소)의 1년 예산은 1조3000억원”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R·D 예산의 10%”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의 사기 대책 절실

▼ 출연연에 대한 거버넌스 개편 논의와 관련한 출연연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거버넌스 개편 논의 이전 지난 40여 년간 출연연에 약 35조원의 연구개발자금을 투자했는데, 출연연이 해놓은 일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비판받아야 할 일이 있다면 비판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35조원이라는 돈이 40년 동안 26개 출연연에 나눠 지원됐다고 생각해보세요. 각 출연연 단위로는 그리 큰 액수가 아닙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 출연연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감원 등으로 이미 연구자들의 사기가 상당부분 떨어졌습니다. 더욱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들이 연구자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는 정부 입장을 대변하다 보니 기관장에 대한 연구자들의 신뢰도 떨어질 대로 떨어졌습니다. 연구자로서의 사기도 떨어지고 기관장에 대한 신뢰도 낮아진 상황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연연이 더 좋은 업적을 낼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 환경, 예산 확보, 처우 개선, 정년 회복, 개선된 연금 혜택 등도 거버넌스 문제와 함께 고려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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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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