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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북한 주민 돕다 전 재산 날린 김정태<안동대마방직 회장>의 눈물

“북한은 무릎 꿇고 사죄하고, 정부는 바보 짓 그만하라”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북한 주민 돕다 전 재산 날린 김정태<안동대마방직 회장>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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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년에 모든 걸 북한에 쏟아 부었다.
  • 그리고 그것을 다 잃었다.
  • 눈가에 수시로 눈물이 맺혔으나 그는 울지 않았다.
#원산, 1998년 7월

북한 주민 돕다 전 재산 날린 김정태의 눈물
기근이 도시를 덮쳤다. 소년은 부모를 잃었다.

부모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소년에게 음식을 양보했다. “양식을 구해오겠다”면서 집을 나간 부모가 스무 날 넘게 돌아오지 않았다. 소년이 부모를 찾아 나섰다. 부모는 굶어 죽은 뒤 시체 안치소에 잠들어 있었다. 부모 잃은 꽃제비(시장 바닥을 헤매는 집 없는 아이)가 거리에 넘쳤다.

열일곱 살 소년은 “두만강을 건너면 이밥을 먹는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북쪽으로 걸었다. 머릿속엔 쌀밥을 먹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한뎃잠을 자면서 나무열매, 칡뿌리로 주린 배를 채웠다. 운 좋게 배추뿌리를 뽑아먹은 날도 있었다. 밤낮으로 보름을 걸어 두만강을 건넜다. 소년이 발 디딘 곳은 동간도 월청진.

초가집을 발견했으나 집주인을 부를 용기는 없었다. 외양간에 누워 잠을 청했다. 이튿날 주인이 소년을 깨웠다. 밥을 먹여주고, 옷을 내줬다. 주인은 “강변에 나가보라”고 말했다. 하릴없이 강변을 걸었다. 50대 남자가 손짓으로 불렀다. 남자는 조선말을 했다. 남자에게 말했다.

“조선에서 왔어요.”

#서울, 2010년 6월

얼굴이 수척하다. 줄담배를 태운다. 속병이 나서 매주 세 번씩 병원에 간다.

▼ 회사가 어렵죠.

“….”

한숨을 내쉰다.

“파산했습니다. 내놓고 말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천안함 사건이 회생의 싹마저 뽑아버렸습니다.”

▼ 한국 공장은요.

“날아갔어요. 안동, 성남 거 다.”

▼ 경제 활동은 가능하죠.

“끝났죠. 개인통장, 신용카드도.”

“재산도, 공장도 다 날아갔다”면서 예순일곱 노인이 한숨을 토한다. 눈물이 눈가에 맺힌다. 담배 쥔 손이 떨린다.

▼ 중국 산둥(山東)성 공장은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 시설도 다 평양으로 옮겼어요.”

▼ 북한에 투자한 돈이 얼마죠.

“1500만달러(180억원). 남북 관계가 이 꼴 나는 바람에 가슴만 타 들어갑니다. 방직기술로 북한 동포를 돕고 싶었는데, 다 끝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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