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호

한나라당 유일의 대전·충남 국회의원 김호연

“국회에서 제2의 인생 … 과학비즈니스벨트 천안 유치에 모든 것 건다”

  • 한상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

    입력2010-08-31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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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때 올 사람(박근혜)은 안 오고, 오지 않아도 될 사람은…
    • 나경원 의원 특히 고맙다. 인기 대단했다.
    • 어릴 적 큰아버지(김종철 전 의원) 보며 정치 꿈 키웠다
    • 백범 손녀사위, 하버드대 이어 베이징대에도 김구포럼 만든다
    한나라당 유일의 대전·충남 국회의원 김호연
    7·28 재·보궐선거는 한나라당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8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한나라당은 5곳에서 이겼다. 6·2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 패배로 스타일을 구겼다. 정세균 대표 등 당지도부가 사퇴하는 내홍을 겪었다.

    여러 언론은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로 이재오(서울 은평을), 윤진식(충북 충주) 등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의 국회 입성 가능성을 꼽았다. “다른 지역에서 다 져도 이들만 이기면 한나라당이 완승”이라는 보도도 나올 정도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가장 고생한 한나라당 후보, 가장 극적인 승리를 거둔 사람은 뭐니뭐니 해도 천안을 지역에 출마해 당선된 김호연(55) 의원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 처음 출전해 낙선한 후 재수 끝에 당선의 기쁨을 누린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우선 그는 한나라당 유일의 대전·충남권 국회의원이다. 세종시 논란 등으로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이 점수를 잃었던 것을 생각하면, 김 의원은 한나라당에 옥동자가 아닐 수 없다. 김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당선과 함께 한나라당의 충청권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당내에서 “재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 초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그는 연 매출 6000억원이 넘는 식품기업 빙그레의 회장을 지낸, 성공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친형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라는 점도 관심거리다. 김 의원은 현재 김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는 8월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김구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김 의원은 서울에 머물 때는 주로 김구재단에서 일을 본다.



    정책싸움에서 이겼다

    ▼ 더운 날씨에 선거를 치르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몸무게가 많이 빠졌습니다. 대략 3~4kg은 빠진 것 같습니다. 아직 목소리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즐겁게 선거를 치른 것 같습니다. 물론 결과가 좋아서겠죠.”(웃음)

    ▼ 이번이 두 번째 선거였죠.

    “2008년 처음 선거에 나섰는데, 그때는 정말 하나도 몰랐어요. 정치가 뭔지, 선거가 뭔지, 부족한 게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2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을 해온 덕분에 익숙한 기분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은 편했습니다. 그리고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 세종시 논란, 6·2 지방선거 패배 등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이 안 좋은 상황에서 치른 선거였습니다.

    “처음에는 한나라당 후보라고 하면 명함도 안 받는 분위기였어요. 돌아가는 분위기도 안 좋았고요. 그래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그리고 선거 기간에 한나라당에서 와주셔야 될 분은 안 오고, 안 와도 되는 분들은…(웃음).”

    ▼ 와야 할 사람은 누구고 오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군가요?

    “그냥 그렇다는 얘깁니다.”(웃음)

    ▼ 그래도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가 큰 도움이 됐을 텐데요.

    “나경원 의원에게 특히 고마워요. 여러 번 찾아주셨어요. 대중적인 인기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 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천안 유치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죠.

    “거기서 당락이 갈렸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천안 유치라는 구체적인 입장과 정책을 내놓고 이슈 선점에도 성공했습니다. 반면 찬성도 반대도 할 수 없는 입장이었던 민주당은 주춤했습니다. 세종시와 관련된 문제다보니 민주당 입장에서는 어떤 주장도 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난감했겠죠. 민주당은 이번 선거기간 내내 4대강, 세종시, 정권심판론 같은 걸 들고 나왔어요. 사실 우리 지역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이슈들인데 말이죠. 결국 정책싸움에서 제가 이겼다고 봅니다.”

    과학벨트 문제는 이미 일단락된 세종시 논란의 한 귀퉁이에 있던 문제다. 원래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당시 충청권을 겨냥해 내놓은 공약으로, 3조5000억원을 투자해 순수과학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만들면서 정부부처 대신 이 과학벨트를 세종시에 건설하기로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수정안이 폐기되면서 과학벨트는 갈 곳을 잃었다. “수정안이 폐기됐으니 과학벨트 세종시 유치도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정부 측의 주장에 맞서 민주당 등 야당은 “원래 세종시 원안에 과학벨트가 있었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말 국토연구원의 용역조사에서 천안은 과학벨트 후보지 적합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세종시도 원안대로, 과학벨트도 원안대로”란 슬로건을 이번 선거의 모토로 내걸었다. 그리고 민심을 잡는 데 성공했다. 국토연구원 적합도 조사에서 세종시는 6위에 그쳤다.

    천안 1위, 세종시 6위

    ▼ 과학벨트를 전면에 내세운 선거전략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사실 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마땅히 내세울 게 없었습니다. 민심이 너무 안 좋아서요.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죠.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일을 공약으로 내세워선 안 된다는 참모들의 조언도 있었고요. 하지만 위험부담이 큰 만큼 효과도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천안이 전국 도시 중 적합도 1위를 기록했는데, 그럼 이걸 우리가 못 쓰고 감추면 그건 천안에 대해 죄를 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밀어붙이고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성공시키자고 생각했습니다.”

    ▼ 실패하면 2년 뒤 있을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는데요.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니 어쨌든 지켜져야 하는 것이고, 세종시 문제로 그 동안 엄청난 국력을 소모했는데 이제 그것도 끝이 났으니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해서 승부를 내야 한다고 본거죠.”

    ▼ 과학벨트와 관련해서 전·현직 청와대 정무수석이 다른 입장을 내놔 혼란이 있었죠. 특히 정진석 신임 정무수석이 “과학벨트는 예정대로 세종시에 유치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힌 게 논란이 됐는데요.

    “정진석 수석도 개인 생각이었다고 이미 밝혔잖아요. (정 수석의 얘기는) 정부 입장이 아닙니다. 정 수석의 발언을 청와대와 연결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솔직히 처음 그 발언을 접했을 때는 당황했습니다.”

    정진석 정무수석은 지난 7월1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세종시의 과학벨트 유치와 관련해 “최종 결론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정 수석의 발언은 전임자인 박형준 전 수석, 안병만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박 전 수석은 세종시 수정안 폐기 직후 “세종시에 행정부처가 가니까 과학벨트는 들어가기 어렵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 야당에선 여전히 과학벨트의 세종시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세종시 논란은 이미 선거 전에 결론이 났어요. 그리고 솔직히 세종시에는 (과학벨트를) 넣고 싶어도 못 넣어요.”

    ▼ 하여튼 과학벨트 유치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과학벨트는 충청권을 위한 선거공약이었어요. 세종시뿐만 아니라 대덕과학특구에도 부지가 나오지 않습니다. 접근성과 부지 등을 생각하면 천안밖에 없어요. 이미 천안은 수도권 전철이 통과하는 곳이고 수도권의 일부입니다. 이 문제는 절대 정치적으로 풀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대통령후보가 되든 충청을 위한 선거공약으로 나왔던 과학벨트 문제는 반드시 적합도 1위로 나온 천안에 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싸워야죠.”

    김 의원이 과학벨트 유치 공약으로 이슈를 선점해 당선됐지만, 사실 이를 성사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세종시 수정안 폐기로 한껏 화가 나 있는 정부가 충청권에 순순히 과학벨트를 줄지도 미지수다. 정치상황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등 야당은 세종시 원안 확정 직후부터 “이미 원안에 +a(과학벨트)가 있었다”며 과학벨트의 세종시 유치를 주장해 왔다. 여당 내 분위기도 그리 녹록지 않다. 김 의원이 여당의 대전·충남 유일의 국회의원이라는 것은 뒤집어놓고 보면 대전·충남에서 그와 함께 싸울 지원군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가 된다. ‘희소성’과 ‘고립’은 결국 같은 말이다. 3조50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에 수많은 한나라당 의원을 가진 경상도 지역 도시(울산, 대구, 부산 등)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도 김 의원에게는 ‘숨 막히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박 대표만 왔다면…

    ▼ 이미 끝난 논란이지만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 입장이셨나요.

    “이미 원안이 결정된 이상 더 얘기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뭐라고 말할 입장도 아니고요. 둘 다 장단점이 있죠.”

    김 의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논란이 끝났다고는 하지만, 세종시 문제는 여전히 충청권 의원, 특히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원안과 수정안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 하는 문제는 그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바로미터가 되는 게 한나라당 정치의 현주소다.

    ▼ 그래도 입장이 있을 텐데요.

    “소모적인 논란이었어요. 그렇게 오래 논란이 지속됐는데, 솔직히 우리가 얻은 게 뭐예요. 하나도 없잖아요. 사실 전 기업인 출신이라 그런지 모든 일을 생각할 때 먼저 효율성을 봅니다. 사실 이 문제는 국회에서 먼저 얘기가 되고 정부가 나중에 나섰어야 하는 문제였죠. 저는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수도를 분리한다는 것 자체를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정부에서 세종시 건설이 결정된 이후) 한나라당 당론이 한 번도 변하지 않았잖아요. 재론의 여지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 말하자면, 처음부터 원안으로 갔어야 한다?

    “그렇게 말하기보다는, 전 애당초 반대했어요. 수도를 나누는 것에 대해서요. 가려면 국회, 청와대도 다 가든지. 그랬으면 처음부터 아무 소리 안 나왔겠죠.”

    한나라당 유일의 대전·충남 국회의원 김호연

    7·28 재·보궐선거 당시 유세에 나선 김호연 의원(왼쪽 두 번째)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 ‘친박’(친 박근혜)이란 소리를 많이 듣고 계시는데….

    “아마도 학연 때문이겠죠.(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은 모두 서강대 출신이다.) 그런데 요즘 한나라당은 계파를 깨자는 분위기잖아요. 그리고 전 아직 정치 초년병이라서, 솔직히 친박으로 많이들 보시죠. 충청권의 정서도 친박 쪽이고요. 저도 이번 선거 하면서 박 전 대표의 힘에 많이 기댔죠. 박 전 대표가 나오는 동영상도 틀어놓고….”

    ▼ 박 전 대표가 선거 때 천안에 왔었나요?

    “아뇨. 왔으면 정말 쉽게 선거를 치렀겠죠. 그분이 워낙 원칙주의자니까. 요청은 했는데 ‘갈 여건이 안 된다’고만 하셨어요. 어쩔 수 없죠.”

    악플에 시달려

    ▼ 박 대표와는 잘 아시죠?

    “제가 서강대 동문회장이라 학교행사에서는 종종 뵙죠. 마침 올해가 서강대 개교 50주년이고 해서. (천안에) 오셨으면 선거가 정말 쉬웠겠죠.”(웃음)

    ▼ 당선 직후 한 인터뷰에서 중소기업 지원책의 하나로 상속세 인하를 얘기하셨다가 구설에 올랐는데….

    “돌발질문에 대해 답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해프닝입니다. 사실 제가 중소기업 문제의 전문가도 아니고요. 일본의 경우에는 상속세가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를 하다가 나온 얘깁니다. 여러 가지 방안 중의 하나일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으로 뽑히고 나니까 오해를 낳았죠. ‘역시 재벌다운 발상이다’는 식의 악플도 많이 달리고요. 의도가 좀 다르게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왔더니 집사람이 ‘왜 괜한 일을 벌여서 욕을 먹느냐. 앞으로는 인터뷰하지 마라’고 하더라고요. 좀 시달렸죠.”

    문제가 된 발언은 8월3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방안 및 중소기업 지원책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상속세 인하 문제를 꺼낸 게 화근이었다. 이 발언이 알려진 뒤 인터넷에는 “역시 재벌다운 발상이다”는 등 그의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정치인과 파일럿은 안 돼?

    김 의원은 성공한 기업인이었다. 빙그레라는 식품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990년대 초반 그가 경영을 맡았을 당시 이 회사는 자본잠식상태였다. 굳이 따진다면 부채비율이 4000%를 넘었다. 김 의원은 돈이 안 되는 사업부문을 과감히 매각하거나 없애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던 본사를 경기도 남양주로 옮기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에 나섰다. 그런 과정에서도 노사분규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사원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만들어줬다. 충분히 해 보고 결정한 일이라서 그런지 갈등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불과 2~3년 전까지 자신이 정치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어릴 적 큰아버님(김종철 전 국회의원, 전 한국국민당 총재)이 선거에 나서 유세하는 모습을 보면서 막연히 “멋있다. 나도 기회가 되면 국회의원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정치인이 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솔직히 저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기회가 안 올 것으로 생각했어요. 기업을 경영하면서 한 번도 딴 생각을 한 적이 없고요. 그러다 2007년 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는 걸 보면서 ‘지금 못하면 다시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죠.”

    ▼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는데요.

    “가족회의를 했는데 집사람의 반대가 심했어요. 사실 집사람은 저와 결혼할 때 제게 두 가지는 절대 안 된다며 약속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정치인’과 ‘파일럿’은 안 된다고요. 장인어른이 파일럿 출신이신데 처가 식구들이 항상 조마조마하며 사셨다고 해요. 또 처할아버님이신 백범 김구 선생님이 평생 민족을 위해 정치를 하시다가 암살을 당하신 뒤로 장모님께서 집사람에게 (배우자로) 정치인은 안 된다고 하셨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김 의원의 부인 김미(54)씨는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다. 백범 선생의 둘째아들이며 공군참모총장과 교통부장관 등을 지낸 김신 장군의 막내딸. 김 의원이 백범 선생 기념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자식들이 제 편이 되어준 덕분에 정치를 할 수 있었습니다. 2007년 12월31일 가족회의에서 가족들의 허락을 받았어요. 그리고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반대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저보다 집사람이 더 고생을 했습니다. 저보다 더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어요. 그런데 아직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네요.”

    ▼ 어떤 정치를 하고 싶으세요?

    “고향 발전을 위해 봉사할 각오로 왔습니다. 그래서 2008년 낙선한 후에도 지역을 안 떠났고, 오히려 김구재단을 그쪽으로 옮기고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서서히 지역사람들도 저를 익숙하게 여기는 것 같더라고요. 정치와 국회를 제2의 삶으로 택했으니 끝까지 지켜야죠. 고향에서 인정받은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 고향을 강조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죽을 때가 된 것 아닌가요?”(웃음)

    미국 대학에 김구도서관 설립

    ▼ 현재 김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계신데요. 김구재단은 이제 정치인 김호연을 규정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된 느낌입니다. 김구 선생은 김 의원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라 더 애정과 관심이 있는 건 맞죠. 하지만 그것보다 제게는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백범 선생이 현대인에게 존경받는 인물 1위라고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백범 선생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제 잊혀가는 인물이 되고 있죠. 그런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하버드대학 같은 곳에 김구포럼을 만들어 그분의 생애와 정신을 연구하는 일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미국 브라운대학에 미국 최초로 김구도서관을 설립했다. 백범 선생 서거 60주년에 맞춘 것이다. 브라운대 워ㅅ슨 국제정치학 연구소 3층에 자리한 도서관에는 김구재단이 기증한 2000여 권의 한국관련 서적과 상해 임시정부 관련자료 등이 보관돼 있다. 도서관 내에는 김구 선생의 흉상도 세웠다.

    김 의원은 “올해 안에 중국 베이징대학에도 김구포럼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가장 영향력 있는 두 나라에서 김구를 모티브로 인맥도 쌓아나가고 연구도 진행할 것이다. 김구 선생의 정신을 알리는 일을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외에도 2007년 6월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장학재단(이사장 정진태)에 장학기금 1억원을 전달하는 등 독립운동가를 기념하는 각종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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