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호

‘쉼없는 혁신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인터넷서점·전자책·우주선 한발 앞서 미래를 만들다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입력2010-12-21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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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외교 전문 공개로 파장을 일으킨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로 인해 덩달아 화제를 모은 기업이 있다. 위키리크스와 계약을 중단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위키리크스에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상의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위키리크스에 서비스를 중단한 아마존의 선택은 “인프라 제공자의 역할을 해야 할 인터넷 기업이 고객에게 자의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1994년 ‘세계 최초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여전히 뜨거운 이슈를 만들고 있다. 아마존은 단순히 온라인 서점에 그치지 않는다. 전자제품, 장난감, 옷,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온라인 월마트’로 불린다.

    그뿐인가. 전자책 ‘킨들’은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와 쌍벽을 이루는 모바일 리더로 각광받는 중이다. 킨들은 2009년 아마존이 보유한 수백만 개의 제품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흑백 화면에 간단한 기능만 갖춘 ‘킨들’은 ‘독서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장 비슷하게 재현하는 디지털 기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지난 9월 불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기업 중 하나로 아마존을 꼽았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순익과 매출이 각각 53%, 31%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2009년 미국 온·오프 소매업계의 매출은 평균 2.7% 줄었다.



    롤모델이 된 양아버지

    이렇듯 아마존의 끊임없는 혁신 뒤에는 CEO(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의 미래를 읽는 눈과 과감한 도전이 있었다.

    제프 베조스는 1964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 재키 기스 요겐슨이 뉴멕시코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17세 때였다. 그녀는 18개월 후 테드 요겐슨과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싱글맘’이 됐다.

    그에게 ‘베조스’라는 성을 물려준 사람은 양아버지 미겔 베조스다. 미겔 베조스는 1962년 쿠바에서 탈출한 이민자였다. 미겔은 쿠바 난민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앨버커키대를 다니고 밤에는 뉴멕시코 은행에서 근무하며 생계를 꾸렸다. 제프의 어머니도 이 은행을 다니던 중 미겔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은 제프가 네 살이 되던 1968년 결혼식을 올렸다.

    미겔은 제프를 입양했다. 이후 제프는 친아버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미겔은 제프의 롤모델이었고, 훗날 제프가 사업가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미겔은 특유의 성실함과 명석한 두뇌로 훗날 엑손의 경영진에 올랐다.

    “미겔은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부지런한 사람입니다.”

    제프는 어린 시절부터 강한 자아와 총기를 드러냈다. 세 살 때 이미 아기 침대 대신 어른 침대를 써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어머니가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몇 시간 뒤 자신이 드라이버를 들고 스스로 아기 침대를 분리해 일반 침대로 바꾸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방 출입문에 임시 사이렌을 달아 어린 동생들이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게 만든 적도 있다.

    ‘쉼없는 혁신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1999년 ‘타임’은 제프 베조스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는 특출한 재능으로 주목받는 아이였다. 리버 오크 초등학교의 영재 프로그램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1977년 작가 줄리 레이는 ‘밝은 마음으로 돌아가라(Turing on Bright Minds)’는 책에 제프의 놀라운 재능을 분석한 글을 쓰기도 했다.

    과학과 모험은 어린 제프의 상상력을 무한 증폭시켰다. 어머니 재키는 ‘스스로 만드는’ 전자키트를 사다주며 아들을 격려했다.

    우주를 꿈꾸던 아이

    조숙한 제프의 또 다른 영웅은 외할아버지 프레스톤 기스였다. 제프는 열여섯 살 때까지 매년 여름을 미국 텍사스에 있는 외할아버지의 농장에서 보냈다. 프레스톤 기스는 미국 핵에너지위원회를 이끈 고위공직자였다. 과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프레스톤은 외손자 제프를 발명의 세계로 이끌었다.

    고등학교 때는 공상과학 소설을 탐독했다. 우주인이 등장하는 ‘스타트랙’ 시리즈도 즐겨 봤다. 제프는 마이애미 팔메토 고교를 1등으로 졸업했다. 졸업생 대표로 축사를 한 그는 당시 지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주에 호텔과 놀이공원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제프는 어린 시절 꿈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자회사인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으니 말이다. 미국 워싱턴 켄트주에 자리 잡고 있는 ‘블루 오리진’은 현재 미국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3000만달러가 넘는 지원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든 초기 우주선 고다드(Goddard)는 2006년 간단한 발사 테스트도 거쳤다.

    제프는 유일하게 프린스턴대에만 응시했다. “거기 아인슈타인이 있다”는 이유였다. 그는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호킹을 따라 이론물리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생애 최초의 좌절을 경험한다. 뛰어난 물리학과 학생들 틈에서 자신은 잘해야 중간 수준의 물리학자가 되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후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1986년 제프는 프린스턴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벨 연구소, 인텔 등 최고 유망 기업들이 그에게 입사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가 택한 곳은 벤처기업 피텔(Fitel). 제프가 첫 직장을 선택한 기준은 ‘안정’이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이었다.

    미국 맨해튼에 위치한 피텔은 글로벌 주식 거래 네트워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기술담당 이사를 맡은 제프는 23세의 나이로 제트기를 타고 세계를 누볐다. 영국, 일본, 호주 등지의 계정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1988년 제프는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 뱅커스 트러스트로 자리를 옮겼다. IT(정보기술)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26세에 그는 역대 최연소 부사장에 올랐다. 하지만 일상적인 업무에 곧 싫증을 느꼈다.

    그런 제프를 사로잡은 이가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 회사 D.E.쇼앤컴퍼니를 이끌던 데이비드 쇼였다. 제프는 1990년 D.E.쇼앤컴퍼니의 부사장으로 입사한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박사인 데이비드는 제프에게 지적 감화를 주었다. 훗날 제프는 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데이비드 쇼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다. 그는 좌뇌와 우뇌가 완벽하게 개발된,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제프는 이곳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팀을 이끌었다. 이곳에서 중요한 인연도 만났다. 자신의 밑에서 근무하던 여성 연구원 매킨지 터틀이다. 터틀은 1992년 프린스턴대를 졸업했다. 두 사람은 1993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가 아내에게 끌린 이유는 무엇일까. 제프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적이지 못한 이들과 함께 보내기에 인생은 지나치게 짧다. 배우자도 창의력이 풍부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온라인 서점의 탄생

    제프가 D.E.쇼앤컴퍼니와 결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온라인 서점’에 대한 견해차였다. 당시 쇼는 제프에게 온라인 신규 사업 개척 프로젝트를 맡겼다. 웹의 가능성에 매혹된 제프는 전자상거래의 잠재력을 분석했다. 책은 전자상거래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란 결론을 얻었다. 지난 10년간 출판계의 데이터베이스 정리 작업이 끝난 데다 보관과 운반이 쉽고 비용도 싸게 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쇼는 그의 제안을 현실성 없다며 거절했다.

    “온라인으로 책을 팔겠다는 생각은 대단하지만, 이미 7자리 숫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할 일은 아니네.”

    1994년 제프는 연봉 100만달러짜리 직장을 미련 없이 떠났다. 아내 매킨지와 미국을 동서로 횡단하는 여행을 떠나며, 자동차 안에서 사업계획서를 썼다.

    ‘오프라인 서점 중 가장 큰 서점보다 열 배 이상 큰 규모의 초대형 온라인 서점을 만든다.’

    최종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떠난 여행. 부부는 시애틀에 정착하기로 합의했다. 아마존의 전신인 ‘카다브라’가 탄생한 것은 1994년 7월. 제프는 시애틀에 집을 한 채 구해 ‘카다브라’의 사무실로 삼았다.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함께할 최고의 인재를 구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경영학에서 퍼스트 무버(최초 진입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신규 시장을 창출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기 때문이다. 후발주자가 모방하기 쉬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을 경우 더욱 그렇다. 이를 염두에 둔 것일까. 1995년 2월 회사 설립 등록을 한 제프는 그 이름을 아마존닷컴이라고 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강인 아마존강은 아마존 다음으로 큰 강보다 10배나 크다. 제프는 차등 경쟁자보다 10배 이상 큰 회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창업 자금 모금은 제프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난생 처음 창업하겠다고 100만달러를 구하는 20대 중반의 젊은이에게 벤처투자자들이 지갑을 열 리 만무했다. “동네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책은 주문하면 된다.” “성공하더라도 미국 의회 도서관보다 더 큰 물류 창고를 지어야 한다.” 1995년만 해도 인터넷의 상업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고객은 항상 옳다”

    하지만 서류 한 장 보지 않고 10만달러를 투자한 사람도 있었다. ‘창업 아이디어를 보지도 않고 창업자의 뛰어난 자질을 높이 산’ 부모님이었다. 그는 실패 가능성을 대비해 가족에게 “10만달러를 모두 날릴지 모른다”고 미리 경고했다.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의 자질은 지금의 제프를 있게 한 원동력 중 하나다. 높은 연봉의 안정된 직장을 떠나 성공이 불확실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강심장’은 많지 않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끊임없는 시도에 대해 제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쉼없는 혁신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2003년 미국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에 참석한 제프 베조스와 그의 아내 매킨지. 제프 베조스는 아내의 창의성에 반했다고 말했다.

    “미래의 어느 순간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기회를 살려야 한다.”

    숫자를 기반으로 치밀하게 분석하는 업무 스타일은 위험감수 성향의 반대급부였다. 제프가 투자자들을 설득한 비결은 바로 객관적인 자료였다. 그는 존 쿼터먼의 인터넷 사용 연구 조사 자료를 인용하며 “매년 200~300%씩 인터넷 사용인구가 성장하고 있다면, 비록 오늘은 보이지 않더라도 내일은 코앞에 닥쳐온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아마존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다. 1997년 5월 아마존은 1주당 18달러로 상장했다. 1년도 안 돼 주식은 한 주에 100달러에 거래됐다. 제프는 출판업계 평정에 만족하지 않았다. 1997년 6월 CD와 DVD를 파는 음악 사이트를 시작했다.

    1999년 제프는 모든 자금을 투자해 전자상거래에서 1위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판매 영역을 장난감과 게임, 소프트웨어, 스포츠용품, 보석과 가죽제품 등으로 늘려나갔다. 이베이(eBay)에 대항해 옥션 사업까지 시작했다.

    그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제프 베조스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타임’은 커버스토리에서 그를 일컬어 “사람들의 삶의 양식은 물론 미래로 가는 길을 닦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렇듯 아마존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가격경쟁력은 아마존이 후발주자를 따돌릴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였다. 1999년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서점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이 온라인 서점을 개통하며 역공에 나섰다. 여기에 맞선 아마존의 전략은 ‘베스트셀러 50% 할인 판매’였다.

    뒤늦게 온라인서점을 연 반스앤노블과 보더스닷컴이 아마존의 할인 전략을 따라 했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고객 웹페이지 구축에 꾸준히 투자하고 온라인 서점에 맞는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한 아마존이었다. 결국 경쟁자인 보더스닷컴도 항복을 선언했다. 2001년 아마존과 브랜드를 공유하고 물류 시스템을 빌려 쓰는 협력관계로 돌아선 것이다.

    “고객은 항상 옳다”는 제프의 말은 아마존을 관통하는 철학이다. 아마존의 이용자라면, 자신의 구매 이력에 따라 관심 있을 만한 책이나 CD, DVD를 알려주는 ‘추천’ 메뉴에 감동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국내 인터넷서점 대다수가 고객의 취향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신상품을 추천 메뉴에 올리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고객 중심 사고’와도 맞닿아 있다.

    제프는 80세 넘은 할머니 고객이 “포장을 뜯기 어렵다”며 e메일을 보내자 곧바로 포장재 디자인을 바꾼 실천가였다. 아마존은 불평 많은 시끄러운 고객도 참을성 있게 응대하는 직원을 선호했다.

    제프는 우수하고 똑똑한 인재를 고용하는 일의 중요성을 D.E.쇼앤컴퍼니에 근무하던 시절 배웠다. 그는 가장 우수하고,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인재를 원했다. 2003년 그가 ‘블루 오리진’을 설립하며 웹사이트에 남긴 구인광고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우리의 고용 과정은 단언컨대 극단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어떤 지위에 해당하는 사람이든 각자가 속한 영역에서 기술적으로 천부적인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유통기업 → 플랫폼기업

    승승장구하던 아마존에도 위기는 있었다. 2000년 인터넷 사업의 거품이 꺼지면서 주당 100달러에 이르던 주가가 6달러로 추락했다. 한때 100억달러에 육박하던 그의 재산도 2002년에는 15억달러로 줄었다. 베조스는 “단기간의 주가 변동에는 관심 없다. 고객에게 집중하자”고 직원들 독려했다. ‘종합 인터넷 쇼핑몰’ 구축을 위한 사업 다각화도 꾸준히 진행했다.

    2003년 아마존은 창업 이후 최초로 350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인터넷기업 거품 붕괴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알짜 기업으로 부상했다.

    아마존은 단지 ‘유통 기업’에 머물지 않았다. 데이터베이스(DB)부터 검색까지 웹과 관련된 기술력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하며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했다. 무모해 보이는 그의 시도에 대해 2006년 ‘비즈니스위크’는 “측정가능한 숫자를 좋아하던 합리적인 베조스는 어디 가고 기술과 콘텐츠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베조스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당시 투자했던 클라우드 컴퓨팅과 웹스토어 서비스 부문에서 큰 수익을 내는 중이다. 웹스토어 서비스란 기업이나 개인에게 웹사이트 구축부터 결제,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필요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발 앞서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것은 제프의 특기다. 전자책은 아마존의 주요 수입원인 종이책의 판매를 잠식하는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의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제프는 전자책 시장의 성장을 예측하고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는 2007년 킨들을 처음 선보이며 “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디지털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킨들의 가장 큰 경쟁자는 애플의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PC다. 화려한 컬러에 인터넷,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태블릿PC는 흑백 텍스트를 제공하는 전자책보다 훨씬 진화한 듯 보인다. 전자책이 결국 태블릿PC로 수렴되는 것은 아닐까. 제프 베조스는 이러한 시각에 대해 반박한다.

    “아마존은 태블릿PC를 만드는 데 관심이 없다. 현재 100개 회사가 만들고 있다. 우린 독서에 특화된 기기를 만들고 싶다. 그게 우리가 갈 길이다.”

    자포스를 인수한 이유

    아마존은 2009년 12억달러에 신발 전문 유통기업 ‘자포스’를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아마존이 각 분야의 쇼핑몰을 인수해왔는데, 이전 최고 인수 금액이 3억달러 수준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상당수 마케팅 전문가가 이 인수를 ‘강자가 약자를 먹어치우는’ 보통의 인수·합병 관점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아마존이 ‘최고의 서비스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경쟁자 중 하나인 ‘자포스’를 아군으로 만들었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를 통해 제프의 전략적 수완이 다시 한 번 빛났다.

    ‘쉼없는 혁신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보면, ‘꿈의 크기는 성공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남이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해 전력투구해왔기 때문이다. 미래의 기회를 위해 현재의 안정을 기꺼이 희생하는 제프 베조스의 혜안(慧眼)은 아마존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이유다.

    ‘기업의 천재들’(말·글 빛냄) ‘세상을 변화시킨 리더들의 힘’(럭스미디어)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북로그컴퍼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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