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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나는 뉴스가 아닌 사람을 카메라에 담는다”

해적 소굴에 배낭 하나 메고 들어간 여자, 김영미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나는 뉴스가 아닌 사람을 카메라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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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최고 분쟁지역 전문 tv저널리스트가 아들과 주고받은 분쟁의 진실.
  • 그녀는 “아들이 살아갈 세상은 싸움이 없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뉴스가 아닌 사람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여자, 가냘프다. 천생 여자다. 분쟁지역 전문 tv저널리스트 김영미(41). 10년간 전쟁, 테러를 현장에서 취재했다. 무모하다 말려도, 위험하다 걱정해도, 뚜벅뚜벅 걸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싱글맘’의 가냘픈 몸으로.

그녀의 집으로 가는 길에 스타벅스 1호점에 들러 커피콩을 샀다. 시카고로 취재를 다녀와 먹을 게 별로 없다면서 그녀가 냉장고를 뒤진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소말리아 해적 소굴에 들어간 여자가 만들어준 햄버거가 일품이다. 이곳은 미국 시애틀이다.

그녀의 아들이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가 유대인 위령탑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프린터로 출력해왔다. 아들을 잘 키운 것 같다. 씩씩하고, 밝다. 엄마와 아들이 ‘세계’를 주제로 대화한다. “보기 좋다”고 하자, “노력한다”며 웃는다.

“10년 동안 아들과 함께 지낸 게 1년에 3개월밖에 되지 않아요. 아들에게 늘 미안했어요.”

엄마가 아들에게 들려준 분쟁의 진실은, 아프다.

“진실이야 어쨌든, 청년의 장례식 날, 너무나 슬프게 우는 그의 동생을 보고 나는 마음이 아팠다. ‘형, 어디 있어? 형 가지 마’ 하며 거의 자지러질 듯 울부짖으며 죽은 형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단다. 나중에 들으니 슬피 울던 열다섯 살 소년은 탈레반 병사가 되어 아프가니스탄 남부로 떠났다는구나. 형의 복수를 위해 미군을 죽이려 탈레반이 되었다는 거야. 그 이야기를 듣고 장례식 때보다 더욱 마음이 아팠다. 전쟁에서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지. 한번은 해적 마을에서 열 살 꼬마에게 물었다. ‘이 다음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그러자 아이는 거리낌 없이 ‘저는 커서 아빠처럼 해적이 되어 많은 배를 납치할 거예요’라고 대답하더구나.”

뉴스 속 현장

국제뉴스가 일상을 파고든다. 소말리아 해적이 납치한 선원을 걱정하고, 해군의 선원 구출 작전 성공에 환호한다. 한국인이 테러에 희생되는가 하면, 국군이 세계 각국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한다.

그녀는 바로 그 ‘뉴스 속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녀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작품 목록을 보면 ‘아! 그 프로그램’ 할 것이다. 그녀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보면서 안쓰러워한 사람이 많다.

한국에서 방영한 그녀의 주요 작품은 다음과 같다.

■ SBS 특집 다큐멘터리 ‘동티모르 푸른 천사’(2000)

■ KBS 일요스페셜 ‘부르카를 벗은 여인들’(2002)

■ SBS 특집 다큐멘터리‘일촉즉발, 이라크를 가다’(2003)

■ MBC 긴급 르포 ‘파병, 100일간의 기록, 자이툰 부대’(2004)

■ MBC 다큐멘터리 ‘이라크 파병, 그 머나먼 길’(2004)

■ SBS 스페셜 ‘이슬람의 딸들’(2005)

■ MBC PD수첩 ‘조국은 왜 우리를 내버려 두는가?’(2006)

■ MBC 스페셜 ‘불타는 레바논’(2007)

■ SBS 스페셜 ‘탈레반, 그들이 꿈꾸는 나라’(2008)

■ KBS 수요기획 ‘미군들의 이라크’(2008)

■ EBS 다큐프라임 ‘히말라야 커피로드’(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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