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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스위스 IMD에서 배운다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대기업 중소기업 틈 메워야”

국가경쟁력 평가 책임자 스위스 IMD 가렐리 교수

  • 스위스 로잔=정현상 기자│doppelg@donga.com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대기업 중소기업 틈 메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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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높이려면 대기업 중소기업 틈 메워야”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세계경쟁력센터가 있는 스위스 IMD 전경.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에도 그는 간과하기 쉽지만 중요한 ‘개인 소비’에 관한 교훈을 던져준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처럼 기존에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가 대체재를 찾는 경제를 ‘내가 원할 때 산다’ 경제(‘I want it’ economy)로, 또 처음 제품을 구입하는 이가 많은 신흥 경제는 ‘내가 필요해서 산다’ 경제(‘I need it’ economy)로 묘사했다. ‘내가 원할 때 산다’ 경제에서 경기 침체를 맞이하면 소비자는 대개 경기 회복기를 기다리지만, ‘내가 필요해서 산다’ 경제에선 경기에 상관없이 구매력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바로 신흥경제국이 상대적으로 경기 침체에 면역을 보이는 이유라는 것이다.

경쟁력 3요소, 생산성 · 선택 · 자원

6월27일 아침 IMD의 한 회의실에서 가렐리 교수와 마주 앉았다. 우선 그가 생각하는 국가경쟁력의 정의부터 물었다.

“국가경쟁력을 따지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 척도는 생산성입니다. 이것은 남보다 얼마나 더 일을 잘 수행하느냐를 따집니다. 그러나 단순히 남보다 더 잘하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예컨대 남보다 타이핑을 잘한다고 한다면 지금은 의미가 없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척도는 선택입니다. 남보다 잘한다면 과연 무엇을 잘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선택한 것에 의해 그 국가의 독특한 요소가 만들어집니다. 셋째 척도는 자원입니다. 일단 선택을 한 뒤에 인적 물적 자원들을 어떻게 한데 모으느냐가 중요합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자원들이 필요한지를 따질 때 이 선택의 척도를 적용합니다. 한국은 첫째 제조업 생산성이 좋습니다. 그러나 중국, 베트남과 비교하면 인건비 등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뒤집니다. 그래서 선택해야 합니다. 삼성이 하는 것을 다른 기업이 따라 하기는 힘듭니다. 하이테크 제조업을 키우겠다고 한다면 어떤 자원이 필요할까 생각해야 합니다. 이처럼 생산성, 선택, 자원 등 세 가지 수준을 따지는 것이 곧 국가경쟁력입니다.”

▼ 경쟁력 있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요?



“한 사회에서 사람들의 삶의 태도(mindset)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은 여러 종류의 위계질서 구조를 가진 사회입니다. 사람들이나 기업은 성공에 매우 경도돼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이 국가경쟁력 형성에도 기여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문화는 여전히 다른 나라에 닫힌 것으로 비칩니다. 영어 사용자가 많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는 점점 더 영어를 잘하고 있지만 늙은 세대는 영어를 잘하지 못합니다. 또 많은 사람이 세계화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합니다. 세계화를 기회보다는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열심히 일하는 사회입니다. 연간 근로시간이 2300시간입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연간 1560시간 일합니다. 그러나 프랑스 사람들은 삶의 목적을 성공에 두고 않지 않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나의 목표는 일과 삶의 균형이다, 일하기를 원하지만 너무 많이 일하고 싶지 않다, 가족과도 함께 하고, 휴가도 보내면서 삶을 즐기고 싶다’고.”

▼ 일과 삶의 균형은 개인에 의해 좌우되나요? 이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일과 삶의 균형

“세계경쟁력센터에서 살펴본바로는 이런 삶의 태도는 시간에 따라 진화합니다. 네 단계가 있어요. 첫째, 열심히 일하기(hard working).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속해 있는 단계입니다. 둘째, 부(wealth). 열심히 일하는 건 좋다, 돈을 벌 수 있다면. 싱가포르가 이 단계입니다. 그러나 생활비가 무척 높습니다. 셋째, 사회적 참여(social participation) 강화. 일본이 이 단계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벌고, 그것으로 사회적 결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것입니다. 넷째, 자아실현(self-achievement). 미국과 유럽이 이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내가 일하는 회사보다, 내가 사는 나라보다 나 자신이 더 소중하다는 삶의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내가 우선입니다(I come first).

모든 나라가 이 네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변화 단계를 관리해야 합니다. 중국도 앞으로 부의 추구에서 사회 참여 단계로의 변화를 관리해야 할 겁니다. 중국 사람들도 ‘예, 더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돈을 벌겠어요. 그런데 이제는 정부에 조언도 좀 해야겠어요’라고 말할 겁니다. 일본의 예를 들어볼까요. 25년 전 일본에서 이곳 IMD에 온 MBA 학생들은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는 것을 바랐어요. 그런데 지금 일본에서 온 MBA 학생들은 미국 학생이나 다름없는 삶의 태도를 갖고 있어요. 직장에 들어가서 금요일이 되면 ‘여러분, 굿바이, 나 쉬러 갑니다’ 하고 일보다 자신의 삶을 우선에 둘 사람들이에요. 가치체계가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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