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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시각장애인 골퍼 김진원

  • 글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사진 / 김형우 기자

노래하는 시각장애인 골퍼 김진원

노래하는 시각장애인 골퍼 김진원
10월12일 오후 서울 중구 회현체육센터 실외 골프연습장. 티 박스에서 드라이버 스윙을 하는 김진원(52)씨는 스윙 후에 클럽 헤드를 공에 가져다대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소리와 손의 감각으로 공과의 거리를 재조정하기 위해서다.

안마사인 김씨는 시각장애인 골퍼다. 그가 골프를 시작한 건 4년 전 일본 시각장애인 골퍼들이 한국에 친선 경기를 하자고 제안해 온 게 계기가 됐다.

시각장애인 골프는 서포터(캐디 겸 안내인)가 공의 위치와 방향, 거리를 알려줘야 해 2인 1조로 진행한다. 일반 골프 규칙과 달리 경기 중 클럽 헤드에 공을 살짝 대고 위치를 가늠하고, 벙커에서 클럽 헤드가 지면에 닿아도 무방하다. 현재 국내 시각장애인 골퍼는 40~50명. 김씨는 2009년 처음 열린 ‘건양의대 김안과병원배 시각장애인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이듬해 준우승을 한 최고 수준의 실력파로 꼽힌다. 10월10일에는 친선 대회에서 111타를 기록해 다음 달 열리는 3회 대회 전망을 밝게 했다.

그의 또 다른 취미는 노래다. 국내 유일 시각장애인 합창단인 ‘라파엘 코러스’의 총무를 맡고 있다. 라파엘 코러스 합창단은 지난달 열린 ‘KBS 전국민 합창 대축제’에 출전해 동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합창 장면이 10월9일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방영돼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시각장애인의 길’을 개척하고 있지만, 그에게도 자살을 시도할 만큼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사춘기인 18세 때 실명(失明)했다. 친구가 다른 학교 친구에게 맞고 돌아오자 응징을 하러 간 게 화근이었다. 싸움 중 야구방망이로 목 부위를 맞은 것.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장남인 저를 공부시키겠다고 고향(경기 안성)에서 서울로 올라오신 부모님께 큰 불효를 했죠. 수년간 방황하다가 22세 때 맹학교에 들어가 재활교육을 받았어요.”

그는 자신의 경험을 되새기며, 후천적 장애를 겪은 사람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재활교육에 동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불가능하지만, 운전을 꼭 해보고 싶어요. 자원봉사자분들도 쉬게 해주고, 아름다운 산천을 눈에 담고 싶거든요.”

신동아 2011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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