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이상득 의원이 자랑하는 볼리비아 리튬 지금처럼 해선 한국이 못 가져온다”

정기태 켐볼(KEMBOL) 사장의 MB정부 자원외교 비판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이상득 의원이 자랑하는 볼리비아 리튬 지금처럼 해선 한국이 못 가져온다”

2/3
비즈니스 할 사람이 없다

▼ 우리 정부가 노력을 많이 했죠.

“노력은 많이 했죠. 그런데 성과가 없잖아요. 리튬 사업과 관련된 첫 MOU(2009년 4월) 초안을 제가 잡았는데, 그때만 해도 우리가 다 가져올 수 있는 사업이었어요. 분위기가 그랬어요. 그런데 한 2년이 지나고 보니 그동안 진행된 게 하나도 없더란 말입니다. MOU만 여러 번 맺었지 진행된 게 없어요.”

▼ 정부에선 매번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나마 성과라고 할 만한 게 있다면,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2014년까지 2억50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을 지원한다고 약속한 겁니다. 하도 사업 진행이 안 되니까, 돈을 줄 테니 우유니 호수의 리튬 사업권을 달라고 볼리비아에 베팅을 한 거죠. 그런데 보세요. 그 후로 1년이 더 지났는데 계약된 건 하나도 없습니다.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10번 가까이 볼리비아를 다녀갔고, 특사(이상득 의원)도 5번을 왔는데, 우리나라처럼 볼리비아에 공을 들인 나라가 없는데 왜 사업은 안 되느냐는 겁니다.”



▼ 왜 일이 안 됐다고 보세요?

“예를 들어, 저는 꼬로꼬로 동광산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 돈만 42만달러 이상을 썼습니다. 볼리비아 관계자들과 친해지려고 선물도 하고 술도 먹고 그랬죠. 그야말로 비즈니스를 한 겁니다. 우유니 리튬 사업도 처음엔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노력이 없어요. 그저 밖으로 보이는 데만 관심이 있죠. 그래서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당장 이 사업을 전담할 사람이 현지에는 한 명도 없는 실정입니다.”

▼ 현지에 실무 담당자가 있을 텐데요.

“없습니다. 지금 볼리비아에는 수출입은행 사람만 하나 나와 있어요. 대통령이 약속한 2억5000만달러를 집행하는 게 그 사람 일입니다. 리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나와 있는 사람은 없어요. 우리나라가 꼬로꼬로 동광산 사업권을 딸 때는 지금처럼 요란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사업권을 땄습니다. 특사도 없었고 대사관도 없었고 KOICA(한국국제협력단) 지원자금도 없었어요. 광물자원공사에서 파견된, 저희 꼬로꼬로 동광산 사업 법인장이 있기는 한데, 그 사람이 리튬 사업도 담당을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은 특사가 하는 게 아니잖아요. 비즈니스 감각을 가진 실무자가 일을 해놓으면 특사는 와서 밥 먹고 사진 찍는 거잖아요.”

정 사장은 답보 상태에 빠진 이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광물자원공사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했지만 아무런 답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이상득 의원에게, 지난 8월에는 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 앞으로 편지와 내용증명을 보내 ‘국익을 위해, 처음 이 일을 시작했던 사람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정 사장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사업권을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사장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광물자원공사 측은 “현지 법인장이 처음에는 리튬 사업을 자신의 업무로 생각하지 않아 일부 혼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에 정리됐고 지금은 업무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정 사장이 자기 지분만큼의 투자금액을 납부하는 문제로 공사 측과 갈등을 빚자 나쁜 감정을 갖고 얘기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 볼리비아를 상대로 영업을 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군요.

“그나마 광물자원공사에서 나와 있는 사람도 기술자입니다. 이미 우유니 호수의 리튬은 매장량, 품위 같은 자료가 다 나와 있어요. 지금은 비즈니스를 해서 사업권을 가져오는 단계입니다. 기술자는 필요가 없어요. 리튬이 사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삼성이 가지고 있는 칠레 아타카마 광산만 가지고도 5~10년은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후입니다. 국익을 위해서 우유니 사업은 꼭 해야 합니다. 리튬 사업은 50~100년을 보고 하는 사업입니다. 2년 전부터 한국 정부가 조금만 발 빠르게 움직였으면, 이 사업은 벌써 우리나라가 가져왔을 겁니다. 사업권 전체를요.”

참고로, 리튬은 휴대전화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 쓰이는 배터리의 주원료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핵심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 경쟁자인 일본이나 중국은 어떤 전략을 쓰고 있나요?

“일본은 아예 국왕이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을 일본으로 불러들였죠. 그러고는 우리나라보다 많은 3억달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정확하게는 대략 3억5000만달러예요. 우리나라보다 1억달러 이상을 더 베팅한 겁니다. 우유니 리튬 사업을 달라고 말이죠. 중국은 더 문젭니다. 중국은 내년 한 해에만 3억달러 넘게 볼리비아에 지원한다고 제안해놓은 상태입니다.”

2/3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목록 닫기

“이상득 의원이 자랑하는 볼리비아 리튬 지금처럼 해선 한국이 못 가져온다”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