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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창간 80주년 기념 릴레이 강연 | ‘한국 지성에게 미래를 묻다’ ⑦

중국의 부상浮上과 한반도 미래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국의 부상浮上과 한반도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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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날 중국은 미국의 지위를 넘보는 패권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력은 세계 두 번째이고 군사력과 과학기술 분야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과의 교역량도 날로 늘고 있다. 일본, 미국과의 교역량의 두 배를 넘는다. 한국은 대중(對中)교역 흑자로 대일(對日)·대미(對美) 적자를 메우고 있다. 북한의 경제적·군사적 중국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 지형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정인 교수의 강연회는 11월24일 오후 7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편집자>
중국의 부상浮上과 한반도 미래
반갑습니다. 제가 오늘 드릴 말씀은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입니다. 소설가 복거일 선생이나 박세일 선생은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국을 핀란드처럼 만든다는 거죠.(*이에 대해선 뒤에서 부연설명) 그런데 정말 중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한 번 검토해보지요.

중국의 개혁이 시작된 건 1977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권을 잡은 후 1979년 40개 원칙이라는 걸 설정하면서입니다. 이후 3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빈곤과 저개발, 혼란에서 벗어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국가가 됐고, 현재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정도로 중국의 변화는 엄청나죠. 사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아, 이제 중국이 깨지는구나’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걸 극복해냈어요. 2009년 건국 60주년 행사를 제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직접 봤는데 중국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하겠더라고요.

패권적 부상

지금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견제하려는 건 중국이 미국 말을 고분고분 잘 들으면서 기존 질서를 유지해주는 세력이 아니라 미국에 도전하는 국가로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수정주의 국가죠. 미국이 만들어놓은 기존 세계 질서를 바꾸어 새 질서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 큰 문제겠죠. 세계 질서가 바뀌는 거니까. 지금의 세계 질서는 대체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이 만들어놓은 겁니다. 가트(GATT), 즉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을 통해 자유무역 질서가 자리 잡았고 지금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움직입니다. 미국은 또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통화체제를 만들어 달러를 기축 화폐로 삼아 세계 경제를 안정시켰습니다.

미국이 만들어놓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중국이 바꿀 것인가. 이게 초미의 관심사이거든요. 미국이 걱정하는 건 중국의 단순한 부상이 아니라 패권적 부상입니다. 패권이라는 건 한 국가에 힘이 쏠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패권적 지도국가가 되려면 우선 힘을 갖고 있어야 해요. 힘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국력이라는 하드 파워입니다. 군사력, 경제력, 인구 규모, 영토 크기 등 눈에 나타나는 힘이죠. 둘째는 소프트 파워, 연성권력입니다. 문화의 힘이 얼마나 되는지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존경을 받는지 등이죠. 셋째는 스마트 파워입니다. 정부가 얼마나 정책을 똑똑하게 펴느냐. 국가의 힘이란 이 세 가지를 합친 거죠. 패권적 지도국가의 첫째 조건은 바로 이 국력입니다.

그런데 힘만 있다고 패권적 지도국가가 되는 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의도입니다. 그 국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죠. 또 정치적 의지도 봐야 합니다. 정권을 잡은 정치 지도자가 힘을 투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능력과 의도와 정치적 의지를 가졌다고 해도 다른 국가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국제사회에서 수용해줘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그만큼 정통성이 있어야 하죠. 그 국가가 힘을 쓰지 않아도 다른 국가들이 알아주고 떠받쳐주고 그 국가가 원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이 네 가지 조건을 갖춰야 패권적 지도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날 중국이 그런 능력이 있는가. 우선 국력을 볼까요.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해서 중국을 살렸습니다. 자본주의가 중국을 살린 거죠. 그런데 중국 사람들이 요즘 다른 얘기를 합니다. 1989년엔 중국이 사회주의를 살렸다고 주장해요. 소련을 포함해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가 다 망했는데 중국 홀로 사회주의 노선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았잖아요. 또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나 세계 자본주의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 누가 유일하게 굳건했습니까. 중국 경제만 살아남았거든요. 그래서 중국인들 말이, 중국이 자본주의를 살렸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회주의도 살리고 자본주의도 살렸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겁니다.

그걸 보여주는 게 경제력이에요. 중국 경제력이 지난해 드디어 일본을 제치고 세계 두 번째로 커졌습니다. 국민총생산(GDP) 규모가 5조4000억달러 되거든요. 전엔 미국의 10분의 1도 안 됐어요. 지금 미국의 GDP가 14조달러 될 거예요. 3분의 1 수준까지 따라잡은 거죠. 2017년 되면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설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늦어도 2020년까지는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앞설 거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수출입니다. 2009년 이전까지는 독일이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였습니다. 2009년부터 중국이 독일을 앞질렀습니다. 한 나라의 부(富)를 측정할 때는 경제규모도 중요하고 수출도 중요하지만 외화보유고를 봐야 합니다. 우리가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은 것도 외화보유가 간들간들했기 때문이죠.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화보유고를 자랑하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3조달러가 넘습니다. 그중 1조4000억달러는 미국에 잠겨 있습니다. 미국 국채와 공채를 산 거죠. 그뿐 아닙니다. 공적개발원조(ODA)는 아니지만 제3세계 국가들에 금융론과 차관을 가장 많이 주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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