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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알리의 전쟁 ⑥

가난한 사람들 돕기 위해 이념의 틀을 넘어서다

  • 안병찬│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언론인권센터 명예이사장 ann-bc@daum.net

가난한 사람들 돕기 위해 이념의 틀을 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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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 선정 100인’ /

1999년 6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세기 마지막 해의 ‘타임 100’을 발표했다. 금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물 100인을 선정한 것이다. 무하마드 알리는 ‘영웅과 우상’ 부문에 뽑혔다. ‘영웅과 우상’의 선정 기준은 지난 100년간 용기·이타심·충일함·초인간적 능력·높은 품위를 발휘해 동경의 대상이 됨으로써 확실하게 자리를 굳힌 인물이다. 알리를 평가하는 글은 알리를 잘 알고 ‘정글의 혈전’을 근접 취재한 참여 작가 조지 플림턴이 맡았다.

‘복싱하는 저널리즘’을 실천한 작가라고 불리는 플림턴은 알리의 역정과 특성을 해설했는데 글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비처럼 날고, 벌처럼 쏘고, 펀치를 먹이고, 승패를 예언하면서 알리는 자신의 스포츠를 개조해 세상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운동가가 되었다.

그는 무슬림으로 개종해 노예의 이름을 버리고 무하마드 알리라는 새 이름을 받고나서 이렇게 선언했다.



“나는 당신들이 바라는 챔피언이 되지 않을걸.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자유가 있어.”

기자들이 알리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유를 물으면 마누라를 넷 거느리고 싶어서 그랬다고 대답한다. 한 마누라는 구두를 닦아주고, 또 한 마누라는 포도를 먹여주고, 또 다른 마누라는 근육에 오일을 문질러 발라주고, 마지막 마누라는 복숭아에 이름을 붙여준다고 농담을 한다.…

언젠가 알리가 텔레비전 쇼에 나갔을 때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이냐 하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알리답지 않게 잠시 침묵하더니, 복싱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복싱은 그가 원하고 바라던 일이다. 그는 다른 일은 생각할 수 없었다.

‘복싱을 한다고 꼭 펀치로 한방 먹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말이오. 사람들은 이런 이치를 모른다니깐!’

복싱 지망생들은 주먹 역사상 최고라고 할 위대한 드라마를 연출한 세 차례의 알리-프레이저 대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알리가 거친 스포츠에 미와 품위를 심은 점을 기억할 것이다. 사람들은 알리가 놀랍고 풍부한 기술과 품격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운동선수가 된 것을 찬탄할 것이다. 참으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타임 100’에 이름이 오른 인물을 보면 지도자와 혁명가, 예술가와 예능인, 사업 추진가와 거인 기업가, 과학자와 사상가, 영웅과 우상의 다섯 분야에서 각 20명씩이다.

무하마드 알리를 비롯해서 아메리칸 지아이(미군), 다이애나 왕비, 안네 프랑크, 빌리 그레이엄, 체 게바라,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 헬렌 켈러, 케네디 가문, 브루스 리, 찰스 린드버그, 하베이 밀크, 마릴린 먼로, 테레사 수녀, 에멜린 팽크허스트, 로자 팍스, 펠레, 재키 로빈슨, 안드레이 사하로프, 빌 윌슨 순으로 이름이 올랐다.

/스포츠 대상 3관왕 /

무하마드 알리는 권투경기에 기여한 공로로 많은 상을 받았다. 특히 그는 미국과 영국의 3대 스포츠 상에서 동시에 ‘세기의 스포츠맨’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첫째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선정한 ‘세기의 스포츠맨’ 상이다. 둘째는 영국 BBC방송이 선정한 ‘세기의 스포츠 인물’ 상이다. 셋째는 월드 스포츠 어워드(세계스포츠상)가 선정한 ‘세기의 스포츠맨’ 상이다. 이렇게 알리는 스포츠 대상의 3관왕이 되었다. 이 밖에도 알리는 미국 최대 남성월간지 ‘젠틀멘스 쿼털리(GQ)’가 선정한 ‘세기의 운동가’에 이름을 올렸다.

플림턴 - ‘복싱하는 저널리스트’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잡지가 킨샤사에 특파한 조지 플림턴. 그는 알리가 캐시어스 클레이라는 이름을 가졌을 때부터 추적해온 전문작가다. 플림턴이 속해 있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사가 1954년에 발간한 스포츠 전문지로서 미국 남성의 18%를 독자로 확보하고 있다.

플림턴은 1977년에 ‘섀도 박스: 링 속의 아마추어’(Shadow Box: An Amateur in the Ring)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전 세계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아치 무어와 스파링(실전과 같은 연습경기)을 한 체험기를 쓰고, 무하마드 알리가 조지 포먼·소니 리스턴·제리 쿼리·조 프레이저와 벌인 대전을 조명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 출신으로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과 동창생인 플림턴은 아마추어 선수로서 미식축구·야구·복싱·골프를 직접 몸으로 뛰면서 글을 썼다. 이처럼 참여와 실천을 통해서 스포츠 저널리즘에 종사한 독특한 작가로 영화에도 참여해 17편이나 출연했다.

1959년 32세의 플림턴은 라이트헤비급 선수권자인 46세의 아치 무어에게 스파링(실전연습)으로 한판 붙자고 도전장을 낸다. 어떤 평론가는 지성적으로는 헤비급이고 전투력으로는 초경량급인 천둥벌거숭이 플림턴이 늙은 몽구스(육식의 포유류 동물)에게 덤비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10년간 선수권을 보유하고 있던 아치 무어의 전적은 171전에 123케이오(KO)승이었고, 플림턴은 아무런 전적이 없었다. 물론 1회전에서 플림턴은 코피가 터졌고 무어는 플림턴을 데리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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