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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 연기로 ‘하이 킥’ 날린 신세경

“이도는 가장 든든한 남자지만 이성으로는 글쎄요”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스물두 살, 연기로 ‘하이 킥’ 날린 신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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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뿌리 깊은 나무’는 평생 만날까 말까 한 복권 같은 작품
  • ● 말에 매력 있는 남자가 좋아
  • ● 인생의 종착역은 엄마, 아이는 넷은 있어야…
  • ● “저 같은 딸 낳기 싫어요”
스물두 살, 연기로 ‘하이 킥’ 날린 신세경
지난해 12월 22일 종영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는 중장년층 남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이정명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텔링과 한석규, 장혁, 윤제문, 조진웅 등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는 드라마에서 자주 다뤘던 조선조 4대 임금 세종을 다시금 주목하게 했다. 역사적 사실에 작가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세종의 업적보다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은 매회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기자들의 위상까지 끌어올렸다.

여주인공 소이 역의 배우 신세경(22)은 ‘청순글래머’ 이미지를 벗고 강직한 궁녀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이는 어릴 적 한동네에서 자란 겸사복 강채윤(장혁 분)과 러브라인을 그리며 세종 이도(한석규 분)의 한글 창제를 돕다 한글 반포를 앞두고 비장한 최후를 맞는다. 드라마가 끝난 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녀는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소이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상적인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촬영 내내 참 행복했어요. 매회 반응이 뜨거웠고 특히 남자 분들이 재밌어 하셨어요. 아빠도 제가 나와서 의무적으로 본 게 아니라 진짜 팬이 되어 즐기셨죠.”

▼ 처음 대본을 보고 대박을 예감했나요.

“느낌이 좋았지만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어요. 영화든 드라마든 흥행 성적이나 시청률을 기대하고 출연을 결정하진 않거든요. 매번 내가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대본이 워낙 완벽하고 감독님도 출연진도 쟁쟁해서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 작품 고르는 기준이 뭔가요.

“대본과 캐릭터를 가장 먼저 보고 상대역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운이 좋아서 늘 좋은 선배들과 함께해왔어요. 이번에도 한석규 선배님, 장혁 선배님 같은 연기 달인들을 만났고….”

맑은 눈망울을 굴리며 진지하게 답하는 그녀를 보니 괜스레 장난기가 발동한다. “좋은 선배들이 세경 씨와 함께 연기하고 싶어한 건 아니냐”고 묻자 그녀가 손사래를 치며 정색을 한다. “아니에요. 제가 운이 너무 좋았어요. 모든 케이스가 항상….” 순간 고지식하리만큼 세종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던 극중 소이의 모습이 겹친다.

모진 한파 견디려고 속옷 열 장 넘게 껴입어

▼ 소이의 어떤 면에 끌린 건가요.

“굉장히 총명하고 능동적인 모습이요. 상대편에게 잡히면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잖아요. 그만큼 사명감이 투철하고 행동도 거침이 없죠. 흔치 않은 여자 캐릭터여서 다른 작품과 차별성이 있겠다는 기대를 했어요. 한 번 본 것을 외워버리는 소이의 천재성도 작품에는 중요한 요소였지만 여장부 같은 성격이 큰 메리트라고 생각했어요.”

▼ 소이와 비슷한 성격인가요.

“비슷한 구석도 있겠지만 전 굉장히 밝은 성격이에요. 사람들을 되게 좋아해서 촬영 현장에 가면 에너지를 많이 얻어요. 작품이나 역할이 인기를 얻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현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알아가는 것도 제 삶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 연기 달인들을 상대하기가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한 수 배울 수 있는 더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이번뿐 아니라 새 작품에 들어갈 땐 부담을 느끼곤 해요. 새로운 캐릭터,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있어요. 아직 연기 폭이 넓지도 않고 제가 얼마나 잘 해낼지 모르니까요.”

▼ 한석규 씨와 장혁 씨가 잘해주던가요.

“그럼요. 두 분 다 성품이 온화하고 신사여서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주축이 항상 평온하니까 현장도 그런 느낌으로 돌아가더라고요. 대본도 항상 미리미리 나오고.”

▼ 두 남자가 연기한 이도와 강채윤 중 어느 쪽이 더 끌리나요.

“캐릭터로 보면 당연히 채윤 오라버니죠. 정말 따뜻하고 다정하고 저 하나밖에 모르잖아요. 이도는 소이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되는 사람이지만 이성으로는 보긴 힘들지 않을까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달라고 하자 그녀는 촬영 때마다 혹한의 추위로 고생했던 일을 떠올렸다. 촬영이 주로 벌판이나 산속에서 진행돼 배우들은 모진 한파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다. 복장이 한복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한복은 속옷을 껴입어도 표가 나지 않아서 하의를 여덟아홉 장씩, 상의를 대여섯 장씩 껴입었어요. 요즘은 얇고 보온 잘되는 기능성 내의가 많잖아요. 그 상태로 저고리를 입으면 어깨가 결리고 겨드랑이 쪽이 찡기는데 추우니까 어쩔 수 없더군요. 나중엔 어떤 콤비네이션으로 입어야 가장 따뜻한지 알 수 있는 경지까지 갔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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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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