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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조사 후 곧 경질될 거라던 박영준 아무 조치 없어 의아”

‘CNK 사건’ 처음 폭로한 정태근 의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청와대 조사 후 곧 경질될 거라던 박영준 아무 조치 없어 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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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가 오르자 대주주들 대량 매도…리서치 시작
  • ● CNK 조사하던 금감원 국장은 김은석 대사 후배로 교체
  • ● “외교부가 한나라당 의원에게 국회 감사 저지 로비했다”
  • ● 조직적 축소 은폐 시도…“굉장히 큰 힘이 작용”
  • ● ‘사사건건 나댄다?’ 쇄신에 실패했기 때문 아니겠나
“청와대 조사 후 곧 경질될 거라던 박영준 아무 조치 없어 의아”
쇄신(刷新)이란 말, 그 뜻은 참 좋다. 묵은 것이나 폐단을 없애고 새롭게 함이다. 여야 가릴 거 없이 선거가 다가오자 쇄신 목소리가 커졌다. 쇄신의 명분은 거역하기 어렵지만,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선 양날의 칼과 같다. 뼈를 가루로 만들고 몸을 부수는(粉骨碎身), 쇄신(碎身) 없는 쇄신은 그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고통을 수반하지 않으면 언젠가 또 다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다 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정태근(48) 의원은 18대 국회 내내 쇄신을 외쳤다. 언론은 항상 그에게 ‘쇄신파’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너무 나댄다’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이명박(MB) 정부 출범에 큰 역할을 한 만큼, 혁명이나 쿠데타를 시도할 명분과 세력도 없는 그에게 어쩌면 쇄신은 고육지책일 수도 있겠다. 쇄신파 정태근은 지난해 말 단식이라는 마지막 쇄신 투쟁을 벌이고 분골쇄신했다. 쓸쓸히 당을 떠났으니 말이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이 과장된 것을 알고도 두 차례 보도자료를 내 주가를 올린, 이른바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이하 CNK) 주가조작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도 정 의원이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MB 정부의 실세를 겨냥한 이러한 정치활동도 쇄신이다.

“CNK 사건 때문에 지역구 선거활동을 제대로 못했다”며 허탈해하는 그와 2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마주 앉았다.

▼ CNK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처음 했는데….

“그동안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지경위 초기 에너지협력외교 관련 활동도 많이 했고, 광물자원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러던 중 2010년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외교부가 공시되지 않은 내용(매장량)을 포함해 장중에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데 2010년 12월 말부터 주요 주주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리서치하게 됐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전자공시 앞서 정부가 투자정보 발표

그의 말처럼 2010년 12월 17일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도자료 내용을 설명했고, 회사 측은 그날 오후 3시경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개발권 획득 사실을 공시했다. 투자자들에게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공시에 앞서 정부 부처가 관련 내용을 장중에 발표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1월 26일 감사원 감사 결과부터 살펴보자. 감사원에 따르면 김 대사는 2010년 12월 CNK가 최소 4억2000만 캐럿에 달하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보도자료의 작성·배포를 주도했다. 1차 보도자료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CNK가 카메룬 동남부 요카도마 지역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을 추진해 2010년 12월 16일 개발권을 획득했다. 추정 매장량은 최소 약 4.2억 캐럿(1995~97년 UNDP 조사 및 2007년 충남대 탐사팀 탐사 결과)으로 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1.7억 캐럿이다. 민간이 선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민관 자원개발협력의 성공모델을 만들었다.”

보도자료에서 추정 매장량은 유엔개발계획(UNDP) 조사와 충남대 탐사 결과를 근거로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이는 CNK 자체 탐사 결과이며, 발파조사 결과 평균 품위는 당초 추정 매장량의 1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김 대사는 알고 있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그러나 2011년 6월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추정 매장량을 섣불리 공표해 회사 주식을 매수한 개인이 피해를 보았다”고 보도하자, 외교부는 6월 28일 2차 보도자료를 냈다.

“카메룬 정부도 탐사과정에서 ‘엄격한’ 대조검토(Cross-Check)를 했다. CNK는 개발협약 체결 협상 시 매장량이 명시된 탐사종합보고서를 카메룬 정부에 제출했고, 카메룬 정부가 개발권을 부여한 것은 이 보고서를 공식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1차 보도자료 배포 전일(2010년 12월 16일) 주당 3465원이던 CNK 주가는 2011년 1월 10일 1만6100원으로 4배 이상 급등했고, 2차 보도자료 배포 전날(2011년 6월 27일) 주당 7400원이던 주가는 8월 19일 1만8500원으로 2.5배 상승했다. 오덕균 CNK 대표는 주식을 팔아 51억 원의 이익을 봤다. 이 과정에서 김 대사의 동생과 측근, 광물자원공사 팀장 등도 상당한 이득을 얻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박 차장은 곧 경질될 것”

이에 앞서 오 대표는 여러 차례 총리실을 방문해 박영준 당시 총리실 국무차장과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등을 상대로 탐사개발 사업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민간기업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고, 조 실장은 2009년 1월 퇴임 직후 CNK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박 전 차장은 2010년 5월 에너지협력외교 아프리카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카메룬 총리를 만나 다이아몬드 개발권 심사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미 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었다. 이어지는 정 의원의 말이다.

“CNK의 카메룬 사업은 자원개발의 정상적 코스도 아니었고, 매장량도 확인된 것이 전혀 없었다. CNK 주가 급등이 총리실의 자원외교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다.”

▼ 총리실 자원외교? 박영준 전 차장을 염두에 둔 말인가.

“그렇다. 감사원 감사에도 나오지 않았나. 박 전 차장은 2010년 2월 오 대표를 만나 사업추진현황을 보고받고, 에너지협력외교 단장 자격으로 카메룬 총리를 만나 다이아몬드 개발권 심사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예정에 없던 (다이아몬드 개발권 부여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인) ‘마이닝 컨벤션’에 참석해 축사도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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