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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채무에 신용불량, 이혼까지… “성공에 대비하지 못해 실패했다”

500만 명 가입한 ‘아이러브스쿨’ 창업자 김영삼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20억 채무에 신용불량, 이혼까지… “성공에 대비하지 못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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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채무에 신용불량, 이혼까지… “성공에 대비하지 못해 실패했다”

아이러브스쿨 사이트.

▼ 왜 국세청에서 통지서가 날아오기 전까지 국세청과 의논하지 않고 기다렸나요?

“사실 정 씨가 도망친 이후에도 ‘어쩌면 돈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 씨와 쓴 계약서에 ‘계약이 파기될 경우 주식을 돌려받는다’는 조항이 있어요. 주식을 돌려받으면 세금을 안 내도 되니까.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으니 그냥 기다린 거죠.”

▼ 2001년 주식거래 직후 국세청에 자진신고를 했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당시만 해도 세금 9억 원을 낼 여력이 있었을 텐데요?

“네, 당시 세금을 내려면 낼 수 있었어요. 제가 사고 나서 집값이 폭락했지만 모든 재산을 긁어모으면 9억 원을 만들 수 있었죠. 근데 그럼 우리 가족은 당장 갈 곳이 없잖아요. 아비로서 그건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죠.”

2004년 국세청의 통보를 받고 그는 다시 변호사를 찾았다. 그때 변호사들은 “왜 세금을 안 냈느냐, 지금이라도 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미 24억 원의 세금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가 처음 생각한 방법은 위장이혼이었다.



“집, 차, 주식, 상가 등 당시 재산 모두 잃을 순 없잖아요. 일단 아내와 서류상 이혼을 하고 제 재산 모두를 아내에게 위자료로 줬어요. 원래 집은 아내 명의였고요. 근데 제가 어수룩했던 게 세금 부과 이후 위자료를 준 것에 대해 국세청에서 저를 사해행위로 고소했어요.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목적으로 위자료를 줬다’면서요. 결국 아내에게 넘긴 상가, 주식 등이 다 국세청에 압류됐는데 그게 총 4억5000만원 정도 됩니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뉴질랜드로 보냈다. “1년 반만 있다 와라. 꼭 성공해서 빚 다 갚아놓겠다”고 단언했다. 2005년 ‘아이티아’라는 벤처회사를 세웠다. 아파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공동구매 사이트였다. 그의 돈 3억 원과 투자 목적으로 끌어 모은 돈 2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그는 “그래도 아이러브스쿨 창업자로 이름을 날렸는데, 내가 사업을 재개한다면 사람들이 쳐다는 봐줄 줄 알았다”고 말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끝내 추가 투자는 받지 못했다.

“4년 만에 시장에 나오니까 투자가 안 되는 거예요. ‘누가 요즘 인터넷 투자합니까’하고 오히려 반문하더군요. 결국 사업은 실패하고 아이들과 아내는 돌아왔어요. 8개월 남짓 가족과 함께 살다 결국 집을 나왔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내와 자식들, 다 같이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서류상 이혼한 상태니 별도의 절차도 없었습니다. 아이들과는 2년째 연락을 안 하고 있어요.”

더는 살 이유가 없었다. 모든 걸 포기하려던 그에게, 한 여자가 손을 내밀었다. 그보다 네 살 연하의, 아이티아 동업자였다.

“그 사람, 처음에는 사업을 포기 안 했어요. 투자를 못 받는데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니 나 혼자라도 해보겠다’며 뛰어다니더라고요. 나중엔 저를 포기 안 하더군요. 제가 인간답게 살 때까지 제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요. 자기도 사업 실패로 모든 걸 잃었으면서 ‘희망을 잃지 말라’고 끊임없이 저를 살렸어요. 만약 그때 그녀가 없었다면 전 정말 지금 이 세상에 없었을 겁니다.”

2007년 두 사람은 살림을 합쳤다. 김 씨가 신용불량자이기 때문에 혼인신고도 할 수 없었다. “이미 두 아이의 아비로서 역할을 못했다”는 죄책감에 아이도 낳지 않기로 했다. 이후 번역, 광고 중개업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2008년 중국에서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지만 또다시 실패. 2011년 한국에 돌아온 김 씨가 평형기관 이상으로 쓰러졌을 때 아내는 김 씨 곁을 늘 지켰다.

요즘 김 씨는 아내와 휴대전화 한 대를 나눠 쓴다. 아내와 24시간 붙어 있기 때문에 전화를 따로 가질 필요가 없다. 김 씨는 인터뷰 바로 전 주에 아내와 3박4일 강원도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회는 비싸서 고민 끝에 3만 원짜리 문어 한 마리 사 먹고, 호텔도 아닌 민박집에서 묵었다. 아내 이야기를 하는 김 씨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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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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