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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오바마는 오른쪽, 롬니는 왼쪽으로 중도 잡아야 이긴다

채혜숙 재미한국정치연구학회 회장

  • 성기영│남가주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 sung.kiyoung@gmail.com

오바마는 오른쪽, 롬니는 왼쪽으로 중도 잡아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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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누가 대통령 되든 한미관계 변화 없다
  • ●북핵 해결하려면 남북관계 개선해야
오바마는 오른쪽, 롬니는 왼쪽으로 중도 잡아야 이긴다
해마다 4월 초쯤 미국에서 5000명 넘는 전 세계 학자가 모이는 국제정치 분야 최대 규모 학술행사가 열린다. 미국국제학회(ISA)가 주관하는 연례회의. 올해로 53회째를 맞은 이 학술회의는 국제정치 분야의 석학부터 신진 학자까지 한데 모여 국제정치의 다양한 이론과 방법론 그리고 최근 정책 현안을 광범위하게 토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의에서 다루는 주제만 대충 훑어봐도 2012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갈등, 테러와 폭력, 기아와 불평등, 인터넷과 SNS 등 국제정치 주요 키워드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따라서 포럼은 다채로운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일종의 경연장이라고 하겠다.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올해 학술회의도 주제가 풍성하고 다양한 시각이 공존했다. 핵심 이슈는 예년에 비해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북한의 정권 이양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맞대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해마다 이 학술회의에서 한반도 관련 논의를 주도하는 허브 역할을 한 단체가 재미한국정치연구학회(Association of Korean Political Studies)다. 1973년 창립된 이 학회는 올해 ISA 학술회의에서도 주최 측으로부터 한국 관련 패널을 3개 배정받아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주관했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70학번

2010년부터 재미한국정치연구학회를 이끌고 있는 채혜숙 회장(볼드윈 월레스 대학 정치학 교수)은 1977년 미국에 처음 발을 디뎠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70학번이다. 1990년대 초 미국 남가주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년 가까이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채 회장을 올해 ISA 학술회의가 열린 샌디에이고에서 만나 미국 대선과 최근 한반도 문제 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 재미한국정치연구학회는 어떤 단체입니까.

“1970년대 초,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이곳 대학에서 강의하던 20여 명의 한국계 정치학자가 학술 협력과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든 모임에서 출발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쯤 한국 정치를 연구하는 미국 학자들이 회원 가입을 요청해오면서 외국 학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현재는 240여 명 회원 중 4분의 1가량이 미국 중국 일본 등 비(非)한국계 학자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 최근 역점을 둔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ISA 학술회의 같은 대규모 학회 때 패널을 조직해 한국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것 이외에도 한국학의 미래를 위해 대학원생이 쓴 논문 중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 있는 학자나 대학원생에게도 문호는 개방되어 있습니다. 2007년부터는 미국 내 한국학 교수들과 함께 커리큘럼, 강의계획서를 공유하면서 한국 관련 강의의 질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 미국 정치학계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관련 연구는 어떤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까.

“최근 10년간 기록을 살펴보면 매년 최다 30편까지 논문이 발표됐는데 그중 절반가량이 한국 국내정치 및 정치 경제 관련 논문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다룬 논문이 약 30%를 차지하고 나머지 20%가량은 북한을 다룬 논문입니다.”

▼ 미국 공화당 경선이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경선은 어떤 특징이 있었나요.

“과거와 달리 4월 초까지 공화당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채 장기 레이스가 펼쳐졌습니다. 4년 전 존 매케인 후보는 2월에 이미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바 있습니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등 몇 개 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 지명 방식을 승자가 독식하지 않고 비례로 대표하는(proportional representative) 것으로 바꿨기 때문인데요. 승자독식은 한 주에서 어떤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라도 이기면 그 주의 대의원 지지표를 모두 확보한 것으로 간주하는 반면 새로운 제도는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 수를 한 명 한 명 세어나가면서 1144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때까지 예선전을 계속하는 방식입니다. 자연스레 예선 승부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죠.”

▼ 공화당 예선이 길어진 게 본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트 롬니 후보는 진보적 색채가 비교적 강한 매사추세츠 주지사 출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보수라기보다는 온건 중도 노선으로 봅니다. 따라서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이 ‘진정 보수를 대표할 만한 후보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게 사실이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예선 내내 롬니 후보는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자 자신은 대단히 보수적 (severely conservative)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낙태나 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본선에서 다시 중도표를 잡으려면 그동안 내놓은 보수 일변도의 정책 노선을 거꾸로 완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어요.”

▼ 미국 대통령선거 체계와도 관련한 문제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미국 대통령후보는 보통 예선에서는 자신이 속한 당의 이념과 자신의 이념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본선에 들어가면 자신이 중도 성향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본선이 시작되면 40%에 육박하는 중도 세력을 잡기 위해 보수적 노선을 어느 정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 본선에서는 어떤 대결 양상이 펼쳐질까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겁니다. 열쇠를 쥔 것은 중도파가 될 것이기에 오바마와 롬니 모두 중도를 자처할 거예요. 오바마는 집권 초 2년간 전 국민 건강보험 등 진보적 정책을 밀어붙였지만 3년째부터는 중도로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옮겼습니다. 집권 전반기에는 자신이 소속한 당의 이념에 부합하는 정책을 주로 펴고 후반기에는 다음 선거에 이기고자 중도로 선회하는 것이 미국 정당 정치의 기본적 패턴입니다. 오죽하면 공화당 예선에 나온 릭 센토럼 후보가 롬니를 공격하면서 오바마와 롬니는 비슷한 성향인데 오바마가 계속하면 될 걸 뭘 힘들게 새로 뽑느냐고 비아냥대기까지 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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