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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제, 행정편의에 빠진 공무원은 나가라”

‘행복지수 1위’ 진익철 서초구청장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관료제, 행정편의에 빠진 공무원은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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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벽에 민원 전화, 가가호호 방문…주민 불만에 즉각 반응
  • ● 업자 유착된 비리 공무원 경찰에 고발해 일벌백계
  • ● ‘물 좋은’ 서초구청에서 61명 “힘들다” 전출 희망
  • ● “수준 높이지 않으면 주민 욕구 못 따라가”
“관료제, 행정편의에 빠진 공무원은 나가라”
인터뷰 중반께 기자는 참 이상한 인터뷰라고 생각했다. 인터뷰이나 기자나 인터뷰 주제와는 동떨어진 대화를 한참 했다. “주제로 돌아가죠”라고 말하고도 싶었지만, 그 열의에 입을 꾹 다물었다. 넉 잔의 물을 마시고 책상을 쳐가며 열변을 토하는데 들어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기자는 들어주는 직업’이라는 선배의 말이 새삼스럽다.

그런데 인터뷰 후반으로 갈수록 대화는 당초 계획한 인터뷰 주제로 향하고 있었다. 퍼즐 조각을 맞추면 그림이 완성되듯, 각각의 ‘얘기 조각’은 큰 그림을 만들어 갔다.

6월 11일 서울 양재동 서초구청장실에서 만난 진익철(61) 구청장은 티셔츠에 마사이 워킹슈즈 차림이었다. “관내를 한 바퀴 돌고 막 왔다”며 씩 웃는 그의 미소가 경쾌했다.

▼ 행복지수 1위 구청장은 패션부터 다르군요.

“뛰어다녀야죠.”

▼ 뛰어다닌다고 다 되나요?

“그럼요. 됩니다.”

Door to Door Visit

▼ 예?

“구청장이 ‘도어 투 도어 비지트(Door to Door Visit·DDV·가가호호 방문)’하면 주민들의 어려운 점을 알게 됩니다. 저만 하는 게 아니라 관내 18명 동장도 각각 방문하죠. 그러면 구민들의 불만을 곧 알 수 있죠. 불만 속에 구정(區政)의 길이 있으니까요.”

서울시는 5월 16일 시민 4만5605명을 대상으로 한 ‘2011 서울 서베이 도시정책지표’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가 행복지수 1위(10점 만점에 7.24점)였다. 2005년 조사에서 7위였던 서초구가 행복지수 1위가 된 비결, 그리고 최근 우면산 산사태 현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 앞에서 “서울시 간부가 시장 눈을 가리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린 사연이 이번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였다. ‘행복지수’로 인터뷰를 시작하려던 의도와 달리 얘기는 ‘DDV’로 흘렀다.

“지난해 7월 우면산 산사태로 주로 지하층에 사는 어려운 분들이 많은 피해를 보았어요. 그분들을 만나며 어떤 불만이 있는지 알게 됐고, 본격적으로 DDV를 시작했어요.”

진 구청장과 동장들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모두 8200여 가구를 방문했다고 한다. 복지와 청소, 주차 문제 등 다양한 불만이 쏟아졌고, 동장들은 이에 대한 처리 결과를 매주 월요일 구청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주민들은 골목도로 빗물받이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불만입니다. 내시경 로봇을 넣어 보니 모래와 생활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더라고요. 사당천 복개도로에도 흙이 1m 이상 쌓여 있었어요. 흙이 물 흐름을 막고 있으니 냄새가 난 거죠. 고압살수차를 이용해 깨끗이 쓸어냈어요. 현장에 가보면 이러한 불만들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 구청장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가 있는 것도 그 때문인가요?

“선거운동 할 때부터 휴대전화 번호가 담긴 명함을 뿌렸어요. 전화를 받고 현장에 달려가면 잘못된 구정으로 피해를 보는 주민이 허다합니다. 구청의 잘못도 커요.”

▼ 민원 전화가 많이 오나요?

“예. 새벽에도 와요.”

▼ 보여주시죠.

“….”

그는 주섬주섬 바지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발신인이 입력되지 않은 민원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꽤 많았다. 새벽 2시에도 문자가 오갈 정도였다.

그는 2010년 취임하자마자 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구청장실 옆 국장실을 옮기고 그 자리에 신문고(申聞鼓)인 ‘직소민원실’을 만들었다. 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매일 20여 건의 민원이 들어온다. 보통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면 담당자부터 구청장까지 6단계를 거치지만 이 과정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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