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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周遊天下 ⑤

“인격 갖춰야 보호령保護靈이 도와줘”

영안(靈眼)으로 前生보는 수산도사 방랑기

  • 조용헌| 동양학자·칼럼니스트 goat1356@hanmail.net

“인격 갖춰야 보호령保護靈이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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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에 또 일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올해 11월 20일에서 11월 30일 사이에 국지전 비슷하게 뻥 터지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올해 액운은 끝난 것 아닙니까? 또 있단 말입니까?”
  • “좌선하던 중에 그런 장면이 눈에 보였습니다.”
  • 필자와 수산도사가 2010년 9월 초순 나눈 대화다.
  • 공부한 사람은 작은 일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나 국가 대사는 예측이 어렵다.
  • 고공에서 내려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수산도사는 경남 양산시 영축산 자락의 암자에서 10년간 면벽 좌선을 했다.
  • 현재는 만행(萬行) 중이다.
  • 선지식을 만나려 세상을 떠돌고 있다.
“인격 갖춰야 보호령保護靈이 도와줘”

수산도사.

도사(道士)는 어떤 사람인가?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도사는 정형화한 커리큘럼으로 양성할 수 없다. 옛날에는 도사를 양성하는 도관(道觀)이라는 제도권 아카데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도관은커녕 도사의 길로 이끌어줄 사부(師傅)를 만나기도 어렵다. 아무나 사부를 만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도사는 있다. 끊어질 듯하면서도 도맥이 흐르는 것이 참으로 미묘하고 신기하다. 도사는 우선 도력(道力)이 있어야 한다. 도력을 보여줘야 일반인이 도사를 알아볼 수 있다.

필자는 6년 전 몸이 좋지 않았다. 필자는 사주를 봐도 2006년은 좋지 않은 해였기에 오래전부터 2006년을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렸다. 2006년은 간지로 병술(丙戌)년이다. 필자는 여름에 태어났으므로 사주가 조열(燥熱)하다. 그래서 물이나 금이 필요하다. 반대로 불이 들어오면 설상가상(雪上加霜) 형국이 되므로 아주 좋지 않은 운을 맞이한다. 병술년은 훨훨 불이 타는 해였으므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6년이 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과연 어떤 위험이 기다리고 있단 말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안 좋을 것인지는 몰랐다. 자동차 사고가 있을지 모르므로 차를 극도로 조심하자고 다짐했다. 해외여행도 자제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도 차 조심을 한 적이 있다.

김재규가 1970년대 중반 도계 박재완 선생을 만나 운세를 본 적이 있다. 도계 선생은 “1979년은 특히 조심해야 할 해다. 풍표낙엽(楓?落葉)에 차복전파(車覆全破)가 되는 해이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이 점괘를 받은 김재규는 1979년이 되자 자신의 운전기사를 닦달했다. 운전기사가 속도를 내면 “야! 조심해. 천천히 가란 말이야!”라고 주의를 줬다. 도계 선생은 실상 10·26 사건을 예언한 것이다. 한발 더 들어가 차복전파(車覆全破)를 해석하면 ‘차(車)지철은 확인 사살로 화장실에 엎어져서 죽었고, 자신은 전(全)두환에게 파손당한 것’이다.

대만 女도사의 예언

필자는 병술년에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 심장에 갑자기 부담이 온 것이다. 일간지, 월간지 등의 원고를 쓰느라고 한 번에 3대의 노트북을 열어놓고 일했다. 과로가 누적되니 심장에 이상이 왔다. 심장도 오행으로 따지면 불(火)이다. 병술년의 불이 들어오니 몸의 오장 가운데 불에 해당하는 장기에 무리가 온 것이다. 액운의 실체는 자동차가 아니라 심장이라는 것을 그해 4월이 돼서야 알았다. 뭐가 오려는가 하고 10년 전부터 걱정했지만 심장에 무리가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인생이 이런 것이다. 필자는 탄식했다. 자기 몸에 이상이 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동안 헛공부했구나! 그렇지만 병원에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나 혼자 고치자 여겼다. 못 고치면 그것도 운명 아니겠는가.

2000년 중앙아시아의 톈산(天山)을 여행할 때 일이다. 키가 해발 4000m 넘는 설산이 도열한 톈산산맥에 이시쿨이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다. 이시쿨은 해발 1500m가 넘은 곳에 위치해 있다. 우리 민족이 아주 옛날에 이 호수와 인연을 맺었다고 해서 신시(神市)가 어디에 있었는지도 살펴볼 겸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로 향했다. 비슈케크도 해발 900m에 터를 잡았기에 8월인데도 날씨가 선선했다. 비슈케크의 노상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옆자리에 50대 아주머니가 한 사람 앉았는데 백인 남자 7, 8명이 이 아주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게 아닌가. 추종자들 같았다. 아! 뭔가 기운이 있는 아주머니로구나! 교주급이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 그 아주머니에게 말을 붙여보니 대만의 도사였다. 대만에서 도교 수행을 하다 인도의 라즈니쉬 아쉬람에서 1년가량 머무른 후 인도 전역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서양인 남자 제자를 두게 된 것이었다. 여자는 영발(靈發)이 대단했다. 여도사는 생전 처음 보는 필자를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여도사가 필자에게 말했다.

“당신은 유명한 책을 쓸 팔자다(당시 ‘신동아’에 나중에 베스트셀러가 된 ‘명문가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수년 뒤 ‘아나하타 차크라(中丹田)’가 막힐 것이다. 고통이 온다. 이 막힌 중단전을 푸는 것이 당신의 과제가 될 것이다. 중단전이 뚫리면 새로운 경지가 열린다. 내가 그때 닥칠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기 위해 의식을 집행해주고 싶다.”

“방에 저승사자가 있다”

“나는 지금 톈산에 올라가야 하므로 시간이 없다. 사흘 후에 시간이 난다. 그런데 당신은 톈산에서 내려왔으니 다른 도시로 떠나야 할 것 아니냐. 3일 후 이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줄 수 있느냐?”

“기다리겠다.”

필자는 사흘 후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여도사는 필자에게 중단전을 풀어주는 의식을 집행해주었다. 향을 피우고 주문을 외우면서 신의 가호를 빌었다. 생전 처음 보는 외국의 낯선 여행자를 위해 사흘이나 기다려준 여도사를 나는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2006년 가슴이 아플 때 불현듯 비슈케크에서 만난 여도사의 예언이 생각났다. ‘아 그때 말한 중단전이 막힌다는 말이 바로 이 뜻이구나!’ 기병(氣病)이었다.

그즈음 국내 도사를 한 명 만났다. 그가 수산(水山)도사다. 외모가 평범했다. ‘나는 도사다’라고 나타내는 그 어떤 징표도 없는 평범한 얼굴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서너 살 아래다. 상대방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도사는 구체적인 한 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때 필자는 아파트 7층에 살고 있었는데, 수산도사가 필자의 아파트 서재에 들어오자마자 긴장하는 표정을 짓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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