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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DJ는 권노갑 시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시도했다”

박근혜 지지 전격 선언한 한화갑

  • 이정훈 기자│hoon@donga.com

“DJ는 권노갑 시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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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라도 사람들, ‘투표하는 기계’아닌 사고하는 유권자 돼야
  • ● 박정희 며느리는 호남 사람…박근혜는 동서화합 해야
  • ● 이희호 여사가 문재인 지지하게 장난친 사람 누구냐?
“DJ는 권노갑 시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시도했다”

한화갑
● 1939년 전남 신안 출생(실제는 1938년생)
● 목포고,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 한국항공대, 중국 요녕대 명예박사
● 14, 15, 16 17대 국회의원
● 새천년민주당 대표, 민주당 대표
● 저서 :‘양심을 걸고, 운명을 걸고’

18대 대통령선거 투표일 직전 ‘리틀 DJ’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TV 대담프로에 출연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 하는 것을 보고 많은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그는 언론매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전라도’라는 단어를 써가며 지역감정을 거론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을 만든 원흉으로 거론돼왔는데, 그가 지역감정을 들먹이며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하니 시청자들은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틀 DJ’가 동교동계에서 배척당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0년 그가 만든 평화민주당은 민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아 그해 6월 지방선거 때 호남에서도 한 명의 당선자를 못 내고 소멸됐다. 지난해 4월의 19대 총선에서 그는 고향인 전남 신안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집중 견제로 낙선했다. ‘흘러간 물’인 그는 세월을 돌려놓으려 지역감정이라는 키워드를 들고 배신을 한 것인가.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8대 대선에서 호남 유권자들은 문재인 후보에게 92.0%(광주), 89.3%(전남), 86.3%(전북)의 표를 몰아주었다. 물론 대구(80.1%)·경북(80.8%)도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단결력은 역시 호남이 강했다. 호남 차별을 토대로 한 지역감정은 몇몇 정치인이 노력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풀려면 호남 정치인이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리틀 DJ’는 ‘DJ의 복심(腹心)’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놀랍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동서화합을 한 정치인’소리를 듣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권노갑 고문도 참여했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진보와 손잡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격렬히 비판했다. 한국 정치계에‘미스터 쓴소리’가 되려 작심한 듯 보였다. 그를 만나 지역감정 문제와 DJ의 복심, 냉혹한 정치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당수에 몸 던진 심청이 심정

“나는 절대 문재인 지지 못해요. 박근혜는 유신의 딸이니 지원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지난 여름엔 안철수를 지지하고 다녔소, 안철수가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했거든. 정치개혁을 해야 전라도에서도 새 세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본 거요. 안철수는(지지율) 여론조사 1위였고 그의 처가가 여수이니 더욱 좋았지. 그런데 사퇴해버려 큰 고민에 빠졌소. 그럴 때 박 후보가 만나자는 전화를 걸어왔지.”

▼ 그래도 그렇지, 박정희는 김대중의 정적(政敵)이 아닌가요.

“박근혜에게도 공과(功過)는 다 있지만, 나는 그를 부정도 긍정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으로 보았소. 대통령의 딸로 청와대 일을 해본 데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를 누구보다도 오래 했습니다. 박 후보를 만난 후 지지할 마음이 생겨서 간접적으로 이렇게 그 대가를 요구했소.

‘대구에 가보면 대구 주위에 고속도로가 여러 개 있소. 그런데 전라도에 가보시오, 고속도로가 몇 개나 있나. 경상도엔 교통량이 많아 도로를 많이 닦았다고 하는데, 이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요. 전남에만 국토개발계획을 안 만들었소. 여수-광주, 완도-광주를 잇는 고속도로를 놓아주시오. 내 고향 신안군에는 멀리 떨어진 흑산도와 홍도를 제외한 섬 전부를 잇는 다리를 놓아주시오. 연륙교를 놓아야 할 섬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도 있소. 그리고 홍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어주시오.

전북의 새만금사업은 계획한 대로 완성시키고 광주 문화의전당과 영암의 F1 시설은 예정된 공기 내에 마무리해주시오. 2013년 순천 국제정원박람회에는 정부 지원을 해줘야 하오. 나는 긴급조치 등으로 세 번 수감됐는데, 긴급조치로 고생한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만들어 보상하시오. 그것이 아버지가 한 일을 딸이 푸는 결자해지(結者解之)요. 그렇게 하는 것이 다 박 후보의 재산이 될 것이오. 그리고 광주에 가서 한(韓)모와 이러한 것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이야기하시오. 그러면 지지하리다.’

그런데 12월 5일 광주에 간 박 후보가 ‘호남의 큰 어른이신 한화갑 대표와 이러한 것을 이야기했다’라고 하는 거야. 그러면 나도 약속을 지켜야지. 다음 날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소. 인당수에 몸 던지는 심청이 심정으로 전라도 발전과 동서화합, 국민통합을 위해 몸을 던진 것이오. 2004년엔가 박근혜 대표가 동교동을 방문했을 때 DJ도 ‘박 대통령이 환생해 온 기분이다. 고맙다’ 하며 감격하셨소. DJ도 그를 동서화합 국민통합의 적임자라 하셨소.”

“政敵의 딸을 지도자로…”

▼ 박 대표가 찾아갔을 때 김 전 대통령은 혈액 투석을 하지 않았나요. 건강이 약해져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닌가요.

“투석(透析)은 청와대를 나오면서부터 했고, 그땐 정신도 올바르셨어요. 불교방송 총무국장을 한 이태호 씨가 쓴 ‘1급 비밀, 그랜드 플랜’ 54~62쪽에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권노갑 고문과 김윤환(작고) 의원을 불러 박근혜 의원을 키워보자고 한 내용이 있어요. DJ는 ‘막상 대통령이 돼보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반공, 가난한 이를 위해 싸워왔는데도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 힘들다’며 ‘내가 모든 것을 초월해서 발상의 전환을 하겠다. 최대 정적의 딸을 지도자로 길러냈다는 말을 듣는다면 내 성의에 감격해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 되지 않겠나. 두 사람은 그 방안을 찾아보라’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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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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