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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農政 브레인이 말하는 ‘희망농촌’ ‘파워농촌’

“농특세 일몰, 쌀 관세화 대비하고 농협은 경제사업 더 매진해야”

김정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농특세 일몰, 쌀 관세화 대비하고 농협은 경제사업 더 매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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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우리 농업과 농촌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는 공약집에서 “농업인의 소득과 복지가 함께 가는 농업정책을 펼쳐 농촌과 농업을 되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농업인의 땀이 헛되지 않는 ‘행복한 농촌’ ‘희망농촌’ ‘파워농촌’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신동아’는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이런 농정 공약이 농업인과 농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농정 입안자와 연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연재를 마련했다.
“농특세 일몰, 쌀 관세화 대비하고 농협은 경제사업 더 매진해야”
농업 관련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이하 농경연)은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당선인의 농정 공약을 검토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의견을 내는 작업을 해왔다.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인 김정호 박사(60)는 지난해 12월말 부터 올해 1월 초순까지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농업정책 분야 공약을 검토해 인수위에 전달하는 작업을 맡았다.

김 박사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6년부터 26년간 우리 농업 정책을 연구해온 베테랑 연구원이다. 그동안 농경연에서 농업구조연구센터장, 농업관측센터장, 농림기술관리센터 소장, 부원장을 역임했다. 실제 우리 농정에 많은 영향을 끼친 수십 건의 주요 연구 실적을 냈으며, 2002년 대통령자문 농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을 필두로 지금껏 정부의 농정 관련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농업 미래비전(공저)’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제2의 새마을운동을”

설밑인 2월 4일 농경연의 김 박사를 직접 만나 박 당선인이 마련한 농정 공약의 의미와 공약이 나오게 된 배경,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알아봤다. 그는 “공약을 직접 만든 사람이 아니라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박 당선인의 농정 공약은 전체적으로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을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고 밝혔다.

“‘행복농촌, 희망농촌, 파워농촌’이란 말 속에는 박 당선인의 농정 철학과 목표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합니다. ‘농업인이 행복하고 그래서 젊은 사람이 모여들어 농업과 농촌이 지속성 있게 발전하는 것’을 말하죠. 박 당선인이 말하는 ‘농촌’은 농업이 있는 농촌 즉 ‘농업인의 삶의 공간’을 뜻합니다. 공약에서 농가소득 증대, 농촌복지 향상, 농업경쟁력 제고 등이 3대 핵심과제로 제시됐는데 이는 농정 목표의 구체적 실천과제라고 봐야 합니다.

저는 특히 ‘파워농촌’이라는 말에 호감이 갑니다. 과거의 헐벗고 못살던 농촌의 기억을 지우고, 남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라고나 할까요. 최근 동남아시아 등에서 우리 농촌의 발전 경험을 배우러 오기도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선 발전 잠재력이 가득한 농업인이 모여들어 젊은 농촌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 당선인은 대선 당시 “제2의 새마을운동을 일으키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정부의 무상지원과 자조자립 정신에 기초한 농촌재건운동이었다면 박 당선인이 말하는 제2의 새마을운동은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실질적 복지혜택을 늘려 도시와 비교해서 경쟁력을 가진 농촌을 만들자는 삶의 질 개선 운동이다. 농촌이 살기 좋아지면 젊은 사람이 모이고, 젊은 사람이 모이면 농업이 더욱 발전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보자는 것.

김 박사는 새 정부가 농정 관련 공약의 실천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공약을 조급하게 추진하기보다 그것을 근간으로 향후 5년간의 농업·농촌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게 급선무죠. 이 계획을 수립하려면 농업인과 전문가, 정부 등 범(汎)농업계의 합의가 중요합니다. 정권 교체기에 중기계획을 수립하면 농림수산식품부 예산도 60~70%는 중기 재정계획에 맞춰 집행되는 체계가 자리 잡을 겁니다. 그렇게 하면 정책의 일관성도 있고 안정적인 시책 추진이 가능하게 되겠지요.”

피해는 막고, 소득은 늘리고

박 당선인은 농정 공약 첫머리에서 “농업은 국민의 소중한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이자 안보산업”이라고 못 박았다. 새누리당은 공약집에서 “2008년 이후 기상이변으로 곡물 수확이 감소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식량자급률 제고를 통해 식량안보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 대안으로 △식량안보 모니터링 및 조기경보 시스템 도입 △우량 농지 보전, 사료작물 등의 생산 확대 △해외 식량 조달 시스템 구축, 일정 물량 상시 비축 등을 들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50% 남짓하고 전체 곡물자급률은 25% 안팎이다. 쌀 자급률은 2010년까지 95% 이상을 유지해왔으나 2008년 이후 3년 연속 대흉작이 계속되면서 현재 80%대에 머물고 있다. 1980년 냉해 이후 최저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2011년 농어업농업촌기본법상의 목표를 다시 조정해 2020년까지 식량자급률은 60%, 곡물자급률은 3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박사는 “식량안보체계 구축을 위해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목표는 세웠지만 그 실천을 위한 로드맵은 아직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정부 내에서조차 식량안보에 대한 개념이 불명확한 데다, 부족하면 수입해 먹으면 된다는 인식까지 팽배해 있고요.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인도네시아가 돈을 주고도 쌀을 사지 못했던 적이 있는데 이게 남의 일이 아닙니다. 식량안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우선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해야 하고, 여기에는 일차적으로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합니다. 국민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 식량안보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우량 농지 확보, 농지 총량관리제 도입, 나아가 농업 생산기반 정비라든지, 쌀 농가의 소득보전 방안의 확충 등이 이뤄져야 하는 거죠.”

박 당선인 농정 공약의 핵심 축은 농업인의 소득과 복지혜택을 늘려 농촌을 도시 중산층과 비교해도 삶의 질이 차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1년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59.1%에 불과하다. 따라서 농업인에게 지급되는 고정직불금을 ha당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인상하며 농어업 재해보험을 확대하고 내실화해 경영 리스크를 줄여주는 한편 비료, 농약, 사료, 에너지 등에 소요되는 농업 경영비를 절감해줌으로써 농가소득을 끌어올린다는 게 공약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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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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