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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스토리

“콘텐츠 유료화? ‘제품’보다 ‘서비스’로 접근해야”

모바일 장터 ‘카카오페이지’ 주역 이진수 포도트리 CEO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콘텐츠 유료화? ‘제품’보다 ‘서비스’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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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로 사업 방향 확 바꿔
  • ● “카카오페이지 목표는 ‘혁신적으로 쉬운 서비스’”
  • ● 학창시절 교과서, 참고서 편집에 불만…직접 만들어 써
  • ● “팀이 이기길 원하는 사람이 비즈니스에 성공”
“콘텐츠 유료화? ‘제품’보다 ‘서비스’로 접근해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투자한 벤처 1호, ‘매출 제로’인 상황에서 30억 원 투자 유치…. ‘포도트리’는 2010년 7월 창업할 때부터 화제의 벤처로 주목받았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프리챌, NHN 등 1세대 인터넷 기업의 요직을 두루 거친 이진수(40) 대표의 이력도 시선을 끌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스마트 혁명’을 한창 주도하던 당시 포도트리는 ‘가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단돈 0.99달러에 판다. 5년 내 10억 다운로드, 매출 1조 원을 올린다’는 글로벌 히트 앱 전략을 내세웠다. 곧 출시된 포도트리 앱들은 히트를 쳤다. 앱 하나로 하루에 1000만 원 이상 벌기도 했고, 앱스토어 유료앱 카테고리에서 단골로 1위에 올랐다. 게임이 아니라 도서, 영단어, 위인전 등 교육용 콘텐츠로 거둔 성적이기에 더욱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재 포도트리는 카카오의 모바일 콘텐츠 장터 ‘카카오페이지(KakaoPage)’의 파트너, 즉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로 사업 전략을 확 바꿨다. 콘텐츠 앱을 통해 ‘유료 콘텐츠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는 결국 실패한 걸까.

그런데 이렇게 바뀌었음에도 포도트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줄지 않았다. 창업 3년이 채 안 된 지금까지 137억 원을 투자받았고, 70억 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앞두고 있다. 왜 시장은 여전히 포도트리를 주목할까.

‘아이폰 동창’들의 마라톤 대화

이진수 대표는 인터뷰 약속시각을 두 시간 뒤로 미루자고 했다. 김범수 의장(그는 포도트리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을 만나면 으레 네댓 시간씩 얘기가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김 의장에게서 투자를 받게 된 일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 대표는 NHN에서 이 회사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김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 김 의장이 ‘포도트리는 사람과 아이템, 자본의 결합이란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벤처 모델’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2009년 11월 초에 김 의장과 함께 국내에 갓 들어온 아이폰을 샀어요. 그리고 두어 주 후에 둘이 만나 아이폰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그는 ‘연락처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검색을 능가하는 킬러가 될 거다’라며 ‘카카오톡을 만들 것’이라고 했어요. 저는 ‘모바일에 맞는 콘텐츠 제작과, 그것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직접 출판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죠. 그랬더니 ‘너 정말 회사 그만둘 거니?’ 하고 물으면서 ‘사업안 좀 들어보자’고 했어요.”

둘의 대화는 10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한다. 아침 10시에 만나 점심 먹고 헤어질 계획이었는데,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 대화를 이어가다 저녁까지 같이 먹고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다. 그날의 결론은 이랬다.

“김 의장이 세 가지를 말했어요. ‘첫째,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산업적 변화가 시작될 것이란 생각에 공감한다. 둘째, 하지만 충분히 알지는 못하는 것 같으니 좀 더 연구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참여하거나 아니면 투자를 하겠다’라고요. 일단 카카오로 오라고 해서 6개월간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카카오톡 론칭을 도왔어요. 깊이 있게 포도트리 창업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창업 당시 포도트리의 모토는 ‘콘텐츠 리디자인’이었다. 누구나 좋아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모바일에 맞게 앱으로 다시 만든다는 것. 이를 0.99달러에 내놓아 전 세계인이 즐겨 사용하게 함으로써 앱 비즈니스를 창조한다는 것. 몇 가지는 포도트리의 장담대로 됐다. ‘슈퍼영단어 30,000’ ‘오키네루 영단어’ ‘세계인물학습만화 who’ 시리즈, ‘오즈의 마법사’ 등이 한국, 일본, 미국 등에서 대박을 냈다. 이 대표는 “유료 앱 전체 순위에서 4번, 카테고리별 순위에서 15번 1위를 했다”고 말했다.

▼ 글로벌 히트앱 전략은 접은 건가요.

“네. 2011년 말에 개별 앱으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시장이 끝내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 왜죠?

“스마트폰 시장 환경이 정말 빨리 바뀌었거든요. 2010년만 해도 아이폰 점유율이 압도적이라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은 안중에도 없었어요. 하지만 곧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양강체제가 되더니, 지금은 북미 시장을 제외하고는 안드로이드폰이 대세가 됐죠. 이건 개발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예요. 또 킬러 앱의 라이프사이클이 너무 짧아졌어요. 처음 1위를 하면 이게 2주간 유지됐는데, 두 번째엔 1주일이더니 그다음은 사흘로 짧아지더라고요.”

▼ 돈은 벌었나요.

“남들보다 훨씬 많이 팔았는데도 BP(break-even point·손익분기점)를 못 넘겼어요. 앱스토어에서 콘텐츠 앱은 게임이나 유틸리티 앱과 경쟁할 수가 없어요. 게임회사는 게임 하나만 하면 되지만, 콘텐츠 회사는 앱이 여러 개라서 꾸준하게 업데이트하는 것도 어렵고요.”

포도트리는 2012년을 전후로 해 전략을 다시 짰다. 콘텐츠 리디자인을 앱으로 할 것이 아니라, ‘모바일 콘텐츠의 제작과 마케팅 방식을 리디자인’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앱 사업을 해보니까 좋은 콘텐츠가 없어서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더라고요. 비용 면에서 효율적으로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 방법은 애플이나 구글도 제공하지 못했죠. 콘텐츠 앱 사업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섰기에 이걸 빨리 배웠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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