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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사랑은 믿음 가지 않아요”

스크린 복귀한 ‘4차원 소녀’ 최강희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쉬운 사랑은 믿음 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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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친구와 엄마 아니었으면 연예인 꿈도 못 꿨죠”
  • ● 눈도 못 마주쳤는데…DJ 하며 소통 기술 터득
  • ● 자꾸 헹구는 게 童顔 비결…“스킨케어도 엄청 받아요”
  • ● “남자가 다가오면 잘라버려요, 무슨 결벽증인지…”
  • ● “마흔 전에 하고 싶은데…결혼이 무서워요”
  • ● “자만할 수 있는 작품 해보고 싶어”
“쉬운 사랑은 믿음 가지 않아요”
배우 최강희(36)를 처음 눈여겨본 건 1998년 방영된 KBS 드라마 ‘종이학’에서다. 고아원 동생들을 엄마처럼 보살피는 어른스러운 소녀를 연기했는데, 그 모습이 하도 자연스러워 진짜 여고생인 줄 알았다.

그런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 외모에 흠칫 놀랐다. 4월 29일 오후, 영화 ‘미나문방구’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는 티 없이 맑은 피부도, 깡마른 체구도, 선한 눈매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주연배우요,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4차원 소녀’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4차원 소녀’는 그를 따라다니는 애칭이다. 사회통념이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때 묻지 않은 순수한 감성의 결정체라는 의미다. 4차원 소녀이기에 어떤 질문을 해도 빤한 답을 내놓지는 않을 거란 기대가 그와의 만남을 설레게 했다. 첫 대면의 어색한 분위기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게 하는 ‘미나문방구’ 얘기가 나오자 금세 반전됐다.

‘미나문방구’는 아버지가 쓰러진 후 문방구를 처분하려고 주인이 된 미나(최강희 분)와 초등학교 교사인 강호(봉태규 분), 단골 초등학생들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유쾌한 코미디 영화지만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이 곳곳에 숨어 있다. 무엇보다 최강희의 연기 변신이 압권. 영화 초반부, 구청 공무원 미나는 양다리를 걸친 애인을 폭행과 육두문자로 ‘응징’하는가 하면 병석에 누운 아버지에게 가시 돋친 말을 서슴지 않는다. 시쳇말로 이런 ‘왕싸가지’가 없다. 지금껏 살가운 이미지로 일관해온 그가 이토록 독하게 망가질 줄이야. 과연 어떤 작품에서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4차원 소녀다.

문방구의 추억

“쉬운 사랑은 믿음 가지 않아요”

영화 ‘미나문방구’의 한 장면.

▼ 까칠한 다혈질 캐릭터로 나와 의외였어요.

“저한테도 독한 면이 있다니까요(웃음). 촬영할 때 아이들한테도 다정다감하게 하지 않았어요.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어도 아이들이 순수해서 연기에 몰입하지 못할까봐 일부러 한발 물러나 있었죠.”

▼ 어린 시절 문방구의 추억이 있겠죠?

“문방구가 특별히 좋았던 건 아니고 거기에 제일 갖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종합선물세트처럼 지우개와 연필, 연필깎이, 가위 같은 것들이 다 들어있는 상자요. 그걸 마음대로 가질 수 있는 문방구집 아이들이 정말 부러웠죠. 그땐 문방구에 들어가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저희 동네 문방구는 가방도 팔고 이것저것 다 팔았어요. 그런 거 보면서 돈 모아서 엄마 사줘야지 그랬어요. 싸구려지만 엄마 생일에 선물한 기억이 나요.”

▼ 관객들이 영화 보면 동심으로 돌아갈 것 같아요.

“저도 연기하면서 어린 시절 추억이 많이 떠올랐어요. 봉태규 씨나 감독님이랑 촬영 끝나고 많은 얘기를 했어요. 낮에 찍는 신밖에 없어서 시간이 많이 남았거든요. 그때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는데, 저도 미나처럼 아버지를 오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들이 원래 감정 표현에 서툴잖아요. 그래서 미나도 아버지가 가족보다 단골손님인 아이들을 더 좋아한다고 오해한 거고.”

▼ 극 중에선 ‘방구’로 불리던데 어린 시절 별명이 뭔가요.

“어릴 때 별명은 주로 이름을 따서 만든 거예요. 저한테 매력이 없었나 봐요. 특별한 별명은 없고 ‘강강이’ ‘강강수월래’ ‘강냉이’처럼 ‘강’자로 시작되는 게 많았던 것 같아요.”

▼ 말괄량이, 우등생, 새침데기 중 어떤 캐릭터였나요.

“그때도 독보적이었던 것 같아요. 좀 엉뚱했어요. 그다지 말괄량이도 아니었던 것 같고, 공부는 잘했을 리 없거니와 새침한 성격도 아니었어요. 사실 초등학교 때부터 알았어요. 원래 난 공부랑 연이 없다는 걸, 하하.”

▼ 어떤 면에서 엉뚱했다는 건가요.

“초등학생 시절 누구나 해보는 짝꿍이랑 책상에 줄긋기도 안 해봤고 6학년 내내 짝꿍이랑 잘 지냈어요. 수업시간엔 멍 때리면서 지내고, 방과 후 시간을 즐거워했던 것 같아요. 방과 후에 애들이랑 노는 것보다 혼자 쏘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고학년 때는 ‘촐랑이’라는 그룹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몰려다니기도 했는데 혼자 놀았던 게 기억에 더 많이 남아 있어요.”

▼ 혼자 뭐하고 놀았나요.

“공사판 아저씨들이 집을 지으려고 벽돌을 잔뜩 쌓아놓잖아요. 어릴 땐 그걸 가지고 제 개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만날 조금씩 쌓아올렸는데 다음 날 아저씨들이 그걸 다시 가져가서 다른 데다 쌓았어요. 자기네가 쓸 것들을 제가 옮겨다놓은 거니까요. 그러면 제가 밤에 가서 다른 데다 쌓고, 다음 날 아저씨들이 그걸 또 가져가고…. 그런 일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시멘트가 없으면 3단 이상 쌓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집 근처에서 삐라가 몇 번 눈에 띄어서 한동안 간첩 잡는다고 산을 열심히 돌아다녔죠.”

▼ 그때 삐라가 있었어요?

“저학년 때 봤어요. 제가 살던 동네가 서울 북쪽인 구파발, 불광동 그쪽이었는데 삐라를 종종 주웠어요. 그래도 신고하지는 않았어요. 직접 간첩을 잡아서 경찰에 넘겨줄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산을 많이 돌아다녔어요.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수상한 게 있으면 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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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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