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호

기부문화 확산 위한 ‘마중물’ 자임 SKC 회장 최신원

  • 글·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2013-06-21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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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문화 확산 위한 ‘마중물’ 자임  SKC 회장 최신원

    최신원 SKC 회장(오른쪽)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공동모금회 회의에서 자신의 기부 철학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다.

    “바짝 마른 가뭄 때 마을 사람들에게 물을 나눠주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어려서부터 조부모님과 선친(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베푸는 삶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눔에 대한 공감이 몸에 밴 거죠. 저는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마중물’일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그 일을 충실히 해나갈 겁니다.”

    최신원(61) SKC 회장은 5월 31일~6월 2일 사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공동모금회(UWW) 회의(파리 자선회의)에서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자신의 기부활동과 관련한 연설을 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에선 최초로 세계 고액기부자 모임인 UWW 산하 세계리더십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번 연설은 UWW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UWW는 41개국에 약 1800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연 모금수입은 약 51억 달러(2010년 기준) 규모다. 미국 내에만 1000만 명의 기부자와 200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있으며 점차 아시아 지역으로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연설을 통해 자신의 기부 활동에 대한 철학, 계기, 경험 등을 세계 각국의 자선 대표자들과 공유하고, 참석한 회원들과 함께 세계 각국의 기부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나눔 활동에 있어 세 번의 고민이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는 익명의 기부자에서 ‘아너소사이어티’의 회원이 되면서 공개적으로 나눔 활동을 전개하게 된 것, 두 번째는 기업인으로서 경기모금회라는 자선기관의 대표가 된 것, 세 번째는 세계공동모금회 산하 세계리더십위원회의 위원이 된 것입니다.”

    그는 2008년 대기업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멤버가 됐다. 2009년에는 경제주간지 ‘포브스’ 아시아판이 선정한 ‘기부 영웅’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부터 SK그룹의 연고지가 수원인 점을 고려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아너소사이어티 초대 대표로 추대됐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최고액 기부자이며,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합하면 한 해 기부액이 수십 억원에 달한다.



    “그전에는 ‘을지로 최씨’라는 이름으로 익명 기부를 해왔는데 워낙 금액이 크니까 공동모금회에서 저를 추적한 거예요. 혹시 검은돈이 아닐까 싶어서요. 어쩔 수 없이 이름이 공개됐죠. 이후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내 개인에 머물 게 아니라 기부문화를 확산하는 데 제대로 앞장서보자고 생각했죠. 나누면 행복하잖아요. 저는 ‘행복이라는 펌프’에서 물이 콸콸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이 될 겁니다.”

    대기업 대표이사와 기부단체 대표를 함께 맡고 있는 최 회장은 기업에는 좀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는 한편, 모금에 대해서는 효율성을 강조한다.

    “세계공동모금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SK그룹의 법인 기부액이 세계 기업 중 3위라고 하니까 깜짝 놀라더군요. 우리나라는 기업 기부가 8할이라면 개인 기부는 2할밖에 안 됩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생각을 바꿔야지요. 외국 기업은 우리 기업에서 기부문화를 배워야 하고요.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조해 좀 더 많은 이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나눔의 리더십을 실천해나갈 예정입니다. SK그룹의 ‘행복날개’가 사회 구성원의 행복 추구를 의미하듯 말입니다.”

    기부문화 확산 위한 ‘마중물’ 자임  SKC 회장 최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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